> 칼럼 > 오늘의칼럼
손님 없는 식당에는 이유가 있다.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20년 07월 21일 (화) 23:41:10 [조회수 : 418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점심시간이 지났기에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을 찾고 있었다. 아침도 거른 터라 출출함을 해결해 줄 곳을 찾았지만 지나치는 식당마다 마땅치 않음을 느낀다. 새로 오픈한 중국집은 사람이 너무 많아 주차할 데가 없고, 건너편 매운 낙지집은 빈속이 쓰릴 것 같고, 오른쪽에 있는 오리고기집은 혼자 가서 먹기에는 적절치 않고...  그렇게 찾다가 들어가게 된 곳은 대로 우측에 새로 지은 깨끗한 건물에 있는 메밀막국수집이다. 사실 이 집에 들어가기 전에 약간의 망설임은 있었다. 오픈한 지 거의 6개월 이상 된 곳이지만 이곳을 지나칠 때마다 손님이 없어 주차장이 늘 한산했기 때문이다. 맛이 별로인가 보다 하고 굳이 찾아가지 않았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배가 고플 뿐 아니라 더운 날씨에 시원한 물 막국수도 나쁘지 않다 생각되어 식당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늘 손님 없는 이 식당 과연 맛이 있을까? 하는 불길한 예감도 들었지만 ‘어쩌면 맛이 있을 지도 몰라, 사람들이 맛을 몰라주는 것일 수도 있지’라는 기대감을 갖고 식당에 들어갔다. 입구부터 깔끔하다. 식당도 넓고 인테리어도 세련되고 깨끗하다. 주방 안에 있는 분들이나 서빙 하는 여자분들도 동일하게 세련된 검은색 제복을 입고 있었다. 주방 안도 아주 청결했다. 이 정도면 어디 흠잡을 데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도 손님은 나 밖에 없었다.

시원한 물 막국수를 시켰다. 잠시 후 서빙 하는 종업원이 밑반찬과 컵에 담긴 고기육수를 가져다주었다. 고기육수를 한 모금 맛보았다. 그런데 뭔가 약간 허전한 맛이다. 간이 약간 덜 되어 심심한 맛이라 할까? 깊은 맛이 나지 않았다. 밑반찬도 하나씩 먹어 보았다. 역시나 그저 그런 맛이다. ‘그래 막국수만 맛있으면 상관없지...’ 하며 기다리는데 종업원이 김가루와 깨가 잔뜩 뿌려진 물 막국수를 식탁에 내려놓았다. 먼저 막국수의 국물을 마셔본다. 나의 기대감은 역시 무너져버렸다. 그냥 그저 그런 육수의 맛이다. 면을 한 젓가락 집어서 입에 넣어본다. 메밀 특유의 잘 끊어지는 식감도 아니고 그렇다고 쫄깃쫄깃한 면발도 결코 아니다. 어정쩡한 면의 식감이다.

배가 고팠음에도 불구하고, 그 깔끔하고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나온 음식이 맛있지 않았다. 대충 먹은 후에 계산을 하고 나왔다. 주차된 차에 타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이 식당에 다시 오겠는가? 나의 대답은 “NO!"였다. 결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내 소중한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다시 찾아올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친절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깔끔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음식의 맛이 없었다. 특색도 없고 색깔도 없다. 어설프게 배운 분이 급하게 창업한 집처럼 음식의 맛에 2%가 부족했다. 음식점은 무엇보다 맛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는 남자 사장님께 음식 맛에 대한 피드백을 꼭 해주고 싶었지만 “잘 먹었습니다” 인사하고 나와 버렸다. 내가 뭐라고 음식에 대한 평가를 해 주겠는가? 그 평가에 대해 기분이 나쁠 수도 있고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 좋은데 음식 맛이 2% 부족합니다” 라고 솔직한 평을 해 줄 수가 없었다. 오지랖 넓게 음식평을 해줄 만큼 그 식당에 애정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 다른 손님들도 한번 온 후에 나와 같은 생각으로 아무말 하지 않고 그 이후 다시 방문하지 않았을 것이다.

잘 되는 식당가 잘 안 되는 식당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을 수 있다. 위치와 인테리어, 서비스의 질, 가격, 분위기 등 그러나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 본질은 음식의 맛이다. 음식이 맛있으면 다른 모든 조건들이 별로 좋지 않더라도 찾아가서 먹게 된다. 줄서서 먹는 허름한 음식점들도 있지 않는가?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의 맛이다. 수많은 식당 가운데 내가 그 식당을 가야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실망하며 식당을 나오는 순간, 내 마음속에 동일하면서도 강력한 질문들이 떠올랐다. 교회의 본질은 무엇일까? 가장 교회다운 교회는 어떤 요소를 갖춘 교회일까? 수많은 교회 중에 우리 교회에 찾아와서 예배를 드려야 할 만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어쩌면 오늘날의 개신교는 손님들에게 외면당하면서도 그 이유를 모르고 있는 맛없는 식당의 처지 같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찹잡해졌다.

 

임석한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10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1개)
0 / 최대 22400바이트 (한글 11200자)
- 금지어 사용시 댓글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 [댓글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도배성, 광고성, 허위성 댓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최웅석 (220.85.169.189)
2020-07-22 01:14:45
교회 본질 = 하나님나라 학습 교육장.

아름다운교회 = 오직 예수그리스도 뿐.

이유 = 성령님께서 주관.
리플달기
0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