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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그놈’이 있는가
김학현  |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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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04월 21일 (화) 12:55:31
최종편집 : 2020년 04월 21일 (화) 12:56:13 [조회수 :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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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사람인가. 그렇다. 자신 있게까지는 아니지만 거의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다. 가진 것으로 말하면, 든 것으로 말하면, 건강한 것으로 말하면, 지위로 말하면 그렇게 말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먹을 게 없어 걱정하는 일이 없다. 고급스런 음식은 아닐지라도. 통상적인 생활을 하며 상식을 활용하는데 많이 딸리지는 않는다. 사지 움직이며 활동하는데 그리 불편한 구석이 없다. 더군다나 권력은 없지만 예수님의 권세로 살아간다. 그러니 행복하지 않은가.

실은 이런 것들 때문에 그럭저럭 행복하단 말로 들릴까 걱정된다. 실은 내 행복은 보이는데 있지 않다. 내 마음 속에 큼지막한 둥지를 만들어 똬리를 틀고 있는 ‘행복하다 생각하는 그놈’ 때문이다. 실체가 없다. 끄집어낼 수도 없다. 어디다 세우고 남들에게 보여줄 수도 없다. 그러나 분명 ‘그놈’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

‘그놈’이 나를 버리고 가지 않는 한 행복할 거다. 아주 다행스런 건 ‘그놈’이 나를 떠나 갈 리 없다는 것이다. 내가 버리지 않는 한.

시대는 정치로 출렁거린다. 총선을 치르며 우리나라는 한바탕 보수와 진보로 출렁거렸다. 특히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나라가 망할 것처럼 말하며 가짜뉴스인지 진짜뉴스인지 모를 이야기들을 이리저리 퍼 나른다. 나도 수도 없이 접하고 있다.

전염병의 창궐은 어떤가. 잠시 주춤하긴 하고 있지만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이도 보이지 않는 세계의 이야기다. 물론 성경을 인용하며 말세를 논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정치의 혼란이나 전염병의 창궐을 보면서도 ‘그놈’을 내보내지 않고 있다. 그러니 행복하다.

새삼스레 18세기 프랑스 사상가 루소를 소환한다. 그는 <에밀>에서 이리 말했다.

“이를테면 평온하다. 그는 자신의 행복을 가슴으로 껴안고 산다. 절제된 기쁨으로 자신을 관리한다. 반면 떠들썩한 즐거움이나 안달하는 욕망, 변덕스런 호기심의 뒤엔 항상 권태가 있다.”

햐! 대단한 촌철살인이다. 내가 지금 그 꼴인 게다. 자랑으로 여겨질까 조심스럽다. 시대의 움직임에 아둔한 인간으로 비칠까 조심스럽다. 해석은 다 자기 입장에서 하기에. 시대가 어떻든 상관없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시대가 어떻든 행복은 내 안에 있다는 말을 하고픈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대통령 편인, 보수 측에서 볼 때 진보 독재라고 부르는, 그들이 승리했다. 나는 그들 편도 저들 편도 아니다. 누가 이기든 난 평안하다. 좀 주춤한 듯하지만 전염병은 미국이나 일본, 싱가포르 등을 더욱 힘들게 하며 세계적 확산이라는 미증유의 세계로 우릴 인도하고 있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래도 행복하냐고 물으면 역시 행복하다고 말하고프다. 사회적 요건이나, 누가 정권을 잡거나, 병이 있거나 없거나……. 그 어떤 외적 요소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내 안의 그놈’ 때문이다. 당신에게도 ‘그놈’ 있는가. 있기를 바란다.

 

   
▲ 김학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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