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이루어가는 하나님나라 (고전 12:12-26)

김지선 목사(중부/남동서/하나비전 부담임)

세계보건기구인 WHO의 보고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모든 국가의 국민에 15%의 해당하는 사람들이 장애를 가지고 일상생활을 하는 장애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장애인이 없는 사회가 장애인사회다’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만큼 장애인들이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말은 또한 많은 선교신학자과 디아코니아신학자들은 ‘장애인이 없는 교회가 장애인교회다’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대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과 교회들에게 깊은 생각을 던져주는 말입니다.

감리교회는 매년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 전후 주일은 ‘장애인선교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애인선교주일이라고 하면 장애인을 예수님의 사랑과 긍휼의 마음으로 그들을 이해해주고, 도와주는 주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애인인 저는 좀 더 다른 관점에서 장애인선교주일은 정의해 보고자 합니다.

하나님을 믿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구세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인 저와 여러분을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가지 해야 하는 것은 이 세상에서 하나님나라를 이루어가는 일입니다. 이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선교적 사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선교적 사명에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장애인선교주일은 다시 이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됨을 감사하고, 이 세상에서 하나님나라를 함께 이루어가는 사역이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임을 다시 금 깨닫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 땅 가운데 하나님나라를 이루어가겠다고 결단하는 주일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하나님나라의 뜻과 그 뜻을 이루는 방법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명인 하나님나라는 우리가 죽어서 가는 천국을 의미하는 것만을 아니고, 이 세상에서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주기도문의 내용처럼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가는 것이 바로 하나님나라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이 세상에서 이루어가는 하나님나라의 뜻을 무엇이고, 어떻게 이루어가는 것인가요?

먼저 하나님 나라의 뜻은 존 웨슬리의 표준설교 7번 ‘하나님나라로 가는 길에서‘에 로마서 14장 17절에 말씀을 근거해 말씀하는 죄악 된 이 세상이 줄 수 없는 정의와 평화와 기쁨입니다. 이 정의와 평화와 기쁨은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정의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죄악으로 어그러진 이 세상의 부조리를 바로 세우는 것이고, 참된 기독교의 본질인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 오직 하나님만 사랑하고, 우리의 이웃만이 아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원수까지도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평화는 하늘아버지가 내려주시는 샬롬으로써 서로에 대한 분쟁과 다툼이 많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우리 영혼의 완전한 상태로 현재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사라지는 것을 말합니다.

기쁨은 상대방의 이김과 성취감으로 가지는 이 세상이 주는 괘락이 아닌 우리 영혼이 예수님의 십자가의 공로로 우리의 죄가 용서받은 것과 영원한 생명을 약속받은 것의 대한 기쁨이고, 그 기쁨은 다른 이와 나누 때 더 커지는 것입니다.

그럼 이 정의와 평화와 기쁨이란 하나님 나라의 뜻을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땅에 있는 하나님이 지으신 생명이 있는 모든 피조물들과 화해하고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서 이 세상 가운데 하나님나라가 이루어지를 소망하는 것이 아닌가요?

우리 사회의 불편한 자아상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과 사회는 늘 갈등과 불평등이 존재하면서 화해와 함께 라는 단어가 성립되기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또한 인간은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남자와 여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등으로 나누고 있죠. 거기서 차별과 편견이란 단어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현재의 한국 사회는 치열한 경쟁사회로 내 생각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경계심을 가지고 상대방의 의견을 들지 않으며, 더 나아서는 혐오라는 표현을 일상화 되면서 상대방의 인권을 무시 하면서까지 나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사람들이 각각 자기의 소견의 옳은 대로 행한 구약 사사시대의 마지막과 똑같습니다.

장애인들에게는 더욱이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을 자신들보다 열등한 존재로 보는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의 현실입니다. 이런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불편한 자아상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인간을 창조 하실 때 자기의 형상으로 창조하셨다고 우리는 믿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 장애인들도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 같은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이 자기의 형상으로 창조하신 비장애인들과 같은 인간이고, 특별한 존재가 아닌 평범한 우리의 이웃입니다.

인간을 창조하실 때 재료인 하나님의 형상에는 하나님의 정신인 서로에 대한 사랑과 긍휼의 마음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사탄의 유혹으로 인간에게 죄가 들어오고, 사랑과 긍휼이란 하나님의 마음에 대적하는 자신과 다른 피조물들에게 갈등과 차별과 편견이란 사탄의 마음이 들어왔습니다. 갈등과 차별과 편견은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만물의 창조자이신 하나님은 당신이 지으신 것은 보고, 좋았다고 하시고 특별히 자신의 형상대로 지으신 인간을 창조하시고는 심히 좋았다고 말씀하셨는데, 인간이 자신과 다른 생각하고 있다고 혹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서로서로 갈등하고, 차별하고, 편견을 가지고 상대방을 대하면 창조자이신 하나님의 마음을 대적하는 행위이고, 아프게 하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진정한 주님의 교회 모습

그러면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를 장애인들과 어떻게 하라고 성경이 말씀하는지 알아봅시다.

오늘 본문의 배경이 되는 고린도교회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 하나가 되지 못하고, 차별과 편견의 문제로 시끄러운 교회였습니다. 우상숭배와 이성문제 그리고 성도들 간의 파별문제로 다툼이 많았던 교회가 바로 고린도교회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런 고린도교회에 몸의 지체의 비유를 들어 교회를 항한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여 주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은 고린도교회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고백하는 세계의 모든 교회들에게 주시는 말씀이고, 특별히 장애인선교주일을 맞이한 우리들에게 주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 12절에서 주님의 교회는 많은 지체들이 있지만, 하나의 몸으로 구성된 사람의 몸처럼 교회는 한 몸으로써 우리의 주되신 예수님을 머리로 하고 성도들은 몸의 각 지체를 맡습니다. 물론 지체 안에는 비장애인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도 함께합니다. 우리의 교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때 참된 그리스도의 한 몸을 이루는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과 다른 방법으로 살아가고, 세상 속에서 예수처럼 사는 그리스도인들입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죄인인 우리들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영광스런 정체성이며, 2000년 기독교회사에서 흐리고 있는 순교의 피와 맞바꾼 우리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어떤 목사님이 정의하기를 그리스도인은 자신과 전혀 모르는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의 아픔을 마치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는 사람들이라 합니다. 세상에서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차별과 편견을 가지고 장애인들을 바라보지만, 기본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은 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장애인들은 자신과 동일한 하나님의 창조의 걸작품으로 바라보고 있고, 그래서 그런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있는 주님의 교회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 서로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없는 공동체입니다.

특별히 우리가 함께 섬기고 있는 감리교회는 다른 교단들보다 장애인 성도들의 대한 배려와 사랑을 실천하는 교단입니다. 하나님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웨슬리 영성의 핵심이고, 성화된 개인들이 모여서 사회의 어두운 곳을 정화하는 사회적 성화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초기 감리교운동이었습니다. 웨슬리의 표준설교 여러 편과 영국 감리교회 연합 신도회 총칙에 보면 감리교인은 이웃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베풀고, 사랑을 실천하는 자라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감리교회는 선교 초기에서부터 지금까지 사회신경의 제정과 장애인을 비롯한 많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사랑의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 땅위에 주님의 피 값으로 세우신 주님의 교회는 오직 하나님만을 믿는 한 믿음과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한 사랑, 그리고 하나님나라가 이 땅 가운데 이루어지기를 소원하는 한 소망을 가지고 있기에 교회는 하나의 공동체입니다. 주님의 교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장애나 비장애, 부자나 가난한 자, 남자나 여자로 나누어지는 있는 잣대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들에게 동일하게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선행하시는 은총으로 말미암아 구원의 순례를 시작하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믿음만 있으면 되고, 주님의 교회의 참여기준은 본문 13절 말씀처럼 제물이나 권력으로 대표되어지는 세상의 것들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한 성령의 이름으로 받는 세례로 시작됩니다. 주님의 교회에서 장애인성도와 비장애인성도들이 함께 모여 하는 사역은 예배하고, 예배 때마다 주님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성찬을 함께 나누고, 모든 성도들이 속회와 성경공부모임을 통해 성경을 배우며, 서로서로 삶을 나누고, 교제하면서 참된 그리스도인과 하나님나라의 일꾼이 되기 위한 성화의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회의 사역은 모든 성도들이 함께하는 것입니다. 물론 기도와 성경묵상을 통한 개인적 영성수련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주님의 교회는 모든 성도들이 함께 사역에 동참하면서 하나님나라를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주님의 교회는 앞서 말한 것처럼 하나의 교회입니다. 이것은 세계의 모든 교회가 삼위일체 하나님만을 믿고, 우리의 신앙을 동일하게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것으로 이것은 교회론의 신학적 표지 중 교회의 통일성이라고 말하는데, 한국 감리교회의 신앙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감리회신앙고백 제6조에서도 교회의 통일성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교회의 통일성을 강조하다 보면 획일화된 공동체로 빠진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본문 14-21절의 몸의 비유처럼 교회는 머리되신 주님 안에서 모두가 똑같은 지체들로 구성된 공동체가 아니라 다양한 지체들이 함께 모여 서로 공존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 몸에서 모든 지체가 중요한 듯이 교회의 다양한 성도들은 주님의 몸 된 교회의 모두가 중요한 지체들입니다. 이것이 교회의 다양성입니다. 다양한 악기들의 소리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처럼 교회의 통일성과 다양성을 인정 할 때 교회는 건강하고, 진정한 주님의 교회공동체가 됩니다.

우리의 몸은 유기체로서 어떤 한 부분이 아프면 몸 전체가 아픕니다. 아프면 아픈 곳에 더 소중히 여기고, 신경을 쓰고, 돌봐서 건강을 되찾습니다. 그것처럼 주님의 몸 된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문 22-24절 말씀과 같이 교회는 장애인 성도들의 세상에서의 편견과 차별로 인해 받은 상처와 아픔을 주님의 긍휼의 마음으로 돌보아 주고, 치유해주고, 하나님의 귀중한 영혼으로 존중하며 대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장애인 성도들이 주님의 교회 안에서 건강한 자아상이 회복되어 비장애인 성도들과 동일한 사명을 가진 지체임을 확인시켜야 합니다.

또한 한 몸 된 교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돌보는 공동체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오해 할 수 있는 것은 교회에서 장애인 성도들이 비장애인 성도들의 봉사와 도움만을 받는 사람들로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성도들도 비장애인 성도들에게 봉사와 도움을 주고, 비장애인 성도들의 부족함을 채워 줄 수 있습니다. 장애인들도 교회의 리더십이 될 수 있고, 속장이나 선교회 임원으로, 교회학교 교사로 섬기면서 비장애인 성도들의 신앙지도와 양육을 통해 영적 지도와 돌봄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면서 장애인 성도들도 재능기부를 통해서 교회를 세우고 그리스도의 몸에 지체임을 확인하는 기회가 됩니다. 교회가 장애인 성도들의 리더십을 인정해주고, 비장애인 성도들의 부족함을 서로 돌보아 줄때 진정한 주님의 몸 된 교회가 됩니다. 그리하여 본문 25절의 말씀처럼 몸 가운데 분쟁이 없고 서로 같이 돌보는 공동체를 이루는 것입니다.

진정한 주님의 교회의 마지막은 본문 26절의 말씀처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는 교회입니다. 기대라는 찬양의 가사처럼 주 안에 우리 하나 모습을 달아도 예수님 한 분만 바라는 교회, 사랑과 선행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따스함으로 서로를 보듬어가는 교회, 서로를 부족함을 이해하며 채워가는 교회, 형제자매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교회, 장애인 비장애인 성도들의 모습에 주님의 형상을 봄으로써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 그리하여 부족하지만 우리의 모습을 통해 함께 하나님나라를 이루어가며, 주님이 하실 일을 기대하고,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 돌리는 교회가 정말로 주님이 원하시는 한 몸 된 교회가 아닌가요? 우리의 교회가 그럴 교회되기를 소원합니다.

하나님나라, 아직과 이미

설교의 앞부분에서 말한 하나님나라를 신학적으로 설명하는 개념 중에서 아직과 이미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하나님나라는 완전히 아직 이 땅에 도래되지 않았고, 주님이 영광 중에 이 땅위의 재림하실 때 완전히 완성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애 목회사역과 부활승천하심과 영원한 다스림을 믿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의 사역으로 인해 이 땅에 이미 시작 되었다고 보는 신학적 개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나라는 아직 이 세상에 완전히 도래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맡은 삶의 자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조용히 따르며, 하나님사랑과 이웃사랑을 최고의 법으로 알아 뜻과 힘과 정성을 다하여 실천하고, 하나님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게 하는 것을 사명으로 깨달아 소망하는 이 땅의 작은 예수들인 우리 장애 비장애 그리스도인들의 작은 몸부림을 통해서 죄악 되고, 서로에게 갈등과 차별과 편견이 있는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와 기쁨의 하나님나라의 뜻이 넘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하나님나라를 이미 시작되어 있고,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그 하나님나라의 모습은 시편 85편 10-11절에서 시편기자가 ‘인애와 진리가 같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 맞추었으며, 진리는 땅에서 솟아나고, 의는 하늘에서 굽어보도다‘ 라고 노래한 것처럼 그런 모습이 아닌가요? 그런 하나님나라는 차별과 편견이 없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는 우리의 교회에서부터 시작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교회가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서로 한 몸이 된 교회가 되고, 우리 장애인 비장애인 성도들이 하나가 되어서 이 세상에서 하나님나라를 함께 이루어가는 참된 하나님나라의 일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면 우리 교회의 머리 되신 주님께서 기뻐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