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덕분에 오프라인 세상은 점점 닫히고 온라인 세상이 더 넓어지는 전대미문의 경험을 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하는 모임을 동시에 복수의 화상이 보이는 앱을 이용하여 온라인으로 해보았는데 어떤 이가 “방공호에 들어앉은 기분이다.”라고 했다. 6.25 때 방공호를 파고 낮에는 들어가 있다가 어두워지면 나와서 활동을 하고 집에 들어가서 잤다. 방공호는 인민군이나 중공군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미군의 폭격이 무서워서 판 것이었다.

지금 70대 중에는 끝머리이기는 하지만 6.25 전쟁을 경험한 이들도 있다. 전쟁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전쟁의 분위기는 느낄 수도 있었다. 젖먹이 피난민이었던 나도 희미하게 6.25 말기의 분위기를 기억하고 있다. 반면에 낙동강 남쪽(인민군이 접근하지 못했던)에 살았던 아내는 6.25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언젠가 코로나 사태는 끝나겠지만 뭔가 변화가 올 것 같다. 다른 면은 모르겠지만 종교 부분에 있어서도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타의에 의해서 얼마 동안 종교 행사를 가지 못해서 사태가 진정된 후 더 열심히 감격적으로 종교행사에 참여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반면에 몇 주 종교행사에 참여하지 않아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것을 비로소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제대로 정신이 박힌 목사라면 코로나 이후를 걱정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95년 옴진리교 사건 이후, 일본 사회에서 '종교' 그 자체를 위험시하는 집단의식이 확산되었고, 그 결과 일본인의 '탈 종교' 경향은 가속화 되었다고 한다. 기독교도 1%에서 0.4-0.5%로 감소했고, 불교와 신흥종교도 문 닫는 곳이 늘어났다고 한다.

장례 프랜차이즈 회사가 늘어나서 전통적으로 장례식을 종교기관에서 해오던 장례식도 종교의 사회적 기능도 축소되었기에 더더욱 탈종교 현상이 가속화 되었던 것이다.

일본의 이런 현상에다 한국에서는 일반인들은 신천지와 기성교회의 경계를 구분 할 수 없기 때문에 종교에 대한 거부반응이 더 높게 나타날 것이다.

지금 정부의 예배중지 권고에도 기를 쓰고 모이려고 하는 교회들이 있다고 한다. 저들은 지금 모일수록 나중에 안모이게 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지금 미국이나 호주 같이 큰 나라들이 코로나 때문에 혼비백산이 되어 있다. 통합되어 커졌던 EU가 즉각 찢어져 서로에게 문을 닫아 걸고 회원국 정부들이 각각 따로 판단을 내리고 대책을 세워 집행하고 있다. 유럽연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다.

반면에 한국처럼 작은 나라는 강력한 공동체 정신이 발동될 수 있다. 너무 크면 즉각적 반응이 어렵다. 지금이야말로 작은 한국이 노아의 방주 역할을 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