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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유형
박효숙  |  hyosook0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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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02월 28일 (금) 00:49:34 [조회수 : 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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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실에 40대 중반의 여성, A가 찾아왔습니다. 교회에서 중직을 맡고 있고,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행복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상담의 초기단계(Intake)를 마치고, 라포(Rapport)가 형성되자 허물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봉사하다가 상처받은 일, 지치고 힘들어서 이젠 모든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이야기 등등 교회일 때문에 가정 살림도 엉망이 되었고, 남편과의 불화도 이만 저만이 아니라며, 한숨을 쉬며 힘겹게 이야기했습니다.

이야기를 충분히 공감하면서 듣고나서, 자신의 심리상태를 둘러볼 수 있는 여러가지 심리검사를 해 보았습니다. 그 중 에니어그램 성격유형검사의 결과는 2번 유형(The helper: 조력자)으로, A는 2번 유형의 대표적인 타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번 유형의 특징은 다른 사람들의 필요를 잘 돌보고 남들을 잘 보살피고 대인관계를 잘합니다. 남 앞에서는 감정적인 교류를 잘하고 관계를 중요시 여깁니다. 상냥하고 너그러우며 자신을 희생할 줄 압니다. 봉사활동에 보람을 느끼고 즐깁니다.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며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노력합니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낍니다.

이렇게 2번 유형은 타인들이 자신으로 인해 곤경 또는 고통에서 벗어나거나 혹은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것들이 단순히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존재의 이유가 되기까지도 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의 기본적인 공포는 애정이 철회될 것 같은 두려움입니다. 이 때문에 자신의 필요를 숨기며,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도록 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쓰게 됩니다.

2번 유형의 가장 큰 실수는 ‘다정(多情)이 병(病)’이어서 많은 것을 대신해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혼자, 자기식으로 잘해주고 상처받는 타입입니다.

상담실에서 만난 40대 중반의 여성, A의 사례는 교회 안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장년기(40대~ 60) 성도의 대표적인 유형입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보람은 있는데, 현재 행복하지 않다면, 한번쯤 스스로를 점검하고, 개선방향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감당하면 할 수록 많아지는 교회의 여러가지 봉사들, “내가 안 하면 아무도 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물론,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봉사하는 것,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치고 힘들어서 은혜가 되지 않고, 가족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마음의 병이 생겼다면, 이제는 멈추고 자신을 돌아볼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기쁘게!

이웃을 온전히, 제대로, 오래 한결같이 사랑하기 위해서는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을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이 말씀은 ‘이웃사랑’은 ‘내 몸을 사랑하는 것처럼’ 하라는 명령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충분한 사랑이 전재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어떠한 상황에도 감사가 나오고, 행복하다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겸손은 하나님의 자녀로 당당하게 자기 몫을 하며 살아내는 것입니다.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라는 말은 이기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타인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사람의 한계입니다. 그 한계를 넘어서면 보상받기를 원하게 됩니다. 그래서 마음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사랑은 순간이 아닙니다. 영원으로 이어져야 진정한 사랑의 완성입니다.

한편, 완벽하게 잘해내지 않아도,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존재라는 사실을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때로는 ‘미움 받을 용기’를 가지고, 감정의 중심에 반듯하게 서는 훈련을 계속해야 합니다.

A의 상담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기사랑에 대한 균형 있는 기준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여러가지 기법을 통해 마음 속에 상처받고, 웅크리고 있는 어린아이(Inner child)와의 화해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보다 높은 자아(Higher-self), 즉 신앙하는 인간의 내부에서 존재하는 성령(Holy Spirit)과의 접촉을 통해 참다운 기쁨을 느끼고, 해묵은 마음의 앙금들을 녹여내도록 훈련하였습니다.

상담이 계속되면서, A의 마음에 숨쉴 공간이 생긴 것 같습니다. 자신과의 화해로 인해 남편과의 관계도 예전처럼 좋아졌다고 합니다. 매사 의존적이고, 징징거리던 삶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주도적인 삶으로의 변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신앙에서도, 삶에서도 그렇게 풍요롭게 살아갈 것을 결단하는 A의 삶을 응원합니다.

 

***위 상담사례는 칼럼을 위해 내담자의 허락 하에 각색하였습니다.
 

박효숙목사
청암크리스챤아카데미/목회상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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