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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어린 시절
조진호  |  jino-j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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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년 01월 10일 (금) 21:04:13
최종편집 : 2020년 01월 10일 (금) 21:07:36 [조회수 : 3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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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1월 6일은 주현절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번 주일을 ‘주현절 후 첫째 주일’로 지킵니다. 주현절은 말 그대로 예수님께서(主) 사람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신(顯) 사건을 기념하는 날(節)입니다. 교파에 따라 그 사건을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님을 찾아 뵌 시점으로 기억하기도 하고 세례요한에게서 세례를 받는 시점으로 기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경이 기록한 예수님의 삶에는 커다란 공백이 있습니다. 누가복음 2장만이 예수께서 열두 살이셨을 때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짧게 기록하고 있을 뿐 공생애 시작 이전의 삶은 여전히 우리에게 미지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공생애 시작 전까지에 해당하는 예수님의 삶을 한 마디로 일컬어 부를 수 있습니다.
바로 ‘나사렛 예수’입니다.

마태복음 2장에서 예수님의 탄생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구절로 끝맺어집니다.
“요셉이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가니라....나사렛이란 동네에 가서 사니 이는 선지자로 하신 말씀에 나사렛 사람이라 칭하리라 하심을 이루려 함이러라”
 
예수님은 나사렛에서 성장하셨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나사렛 사람 예수’라고 불렀습니다. 굳이 지명을 붙여서 이름을 부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나사렛이 중요한 성지聖地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성경의 예언과 관련이 있어서일까요? 베들레헴과 달리 갈릴리 나사렛은 특별히 종교적 의미를 지닌 장소가 아닙니다. 나사렛은 구약성경이나 유대교 문서에도 언급되지 않은 작고 평범한 마을입니다. 게다가  나사렛 사람들은 율법주의의 외식에 맞서 새로운 복음을 전파하는 예수님을 미쳤다며 조롱하고, 죽이려고 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나사렛 예수’라고 부른 이유는 당시에 예수라는 이름이 너무나 흔한 이름이었기 때문에 다른 예수들과 구별하기 위해서 예수님이 자랐던 지명을 원래의 이름에 덧붙인 것입니다. 기독교가 세계의 주류 종교로 커진 이후로 감히 자신의 아이에게 예수라고 이름 짓은 일은 거의 없어졌지만 예수님 당시에 ‘예수’라는 이름은 ‘여호수아’와 같은 의미로서 매우 흔한 이름이었습니다. 그래서 ‘막달라 마리아’, ‘아리마대 요셉’, ‘가룟 유다’처럼 지명을 덧붙이거나 ‘세배대의 아들 요한’처럼 아버지의 이름에 연결해서 이름을 정하는 것은 당시 유대인들에게 흔한 관습이었습니다. 예수라는 흔한 이름, 그리고 나사렛이라는 작은 동네가 합쳐져서 ‘나사렛 예수’가 된 것입니다. 너무나도 평범한 이유라서 맥이 빠질 법도 하지만 사실 그 평범함에 ‘나사렛 예수’라는 이름의 참 의미가 있습니다.

성경이 굳이 ‘나사렛 사람 예수’라고 예수님을 부른 이유는 하나님께서 너무나도 평범한 이름과 평범한 모습으로 나사렛이라는 작고 평범한 마을에 오셨고 평범한 소년으로 성장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점을 잊을 때가 많습니다. 복음서에는 예수님이 펼쳐 내신 특별한 사건과 놀라운 말씀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주님 주변에 늘 놀라움 말씀과 기적이 가득했을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평범함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혹은 ‘일상 속의 하나님’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편협한 예수 경험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평범함과 일상을 영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나사렛 예수’라는 이름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 또한 우리의 삶에서, 때로는 너무나도 평범해 보여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예수를 만나고 그와 함께 살며 그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록 내가 그렇게 특출난 사람은 아니고 나의 삶의 자리도 지극히 평범한 곳 같지만 그곳에서 예수의 길을 발견하고 예수의 뜻을 받들어 살아내야 한다는 것에 ‘나사렛 사람 예수’의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에겐 늘 평범한 일상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우리의 일상 속에서 감사함과 책임감으로 충만하게 거할 때 나사렛사람 예수님은 때때로 하나님의 아들로써 우리를 만나 주십니다. 우리는 그것을 ‘기적’이라고 말하지만 하나님의 아들, 창조주이신 주님에게는 그 역시 평범한 일상일 뿐이었습니다. 외경에는 예수께서 4살 때 보여주신 신비로운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마 나사렛 마을 목수 요셉의 집 마당에서 있었던 일일 것입니다. 영국의 시인 힐레어 벨럭(Hilaire Belloc, 1870~1953)은 그 이야기를 시로 남겼고 영국이 사랑하는 천재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1913~1976)은 이 시에 너무나도 어울리는 곡을 덧입혔습니다.
나사렛 아이 예수님! 우리의 손을 잡아 주시고 눈을 채워 주사 평범한 우리와 우리의 일상을 낙원으로 인도하소서!


새/The Birds

예수 그리스도가 네 살이었을 때
천사들은 그에게 금으로 만든 장난감을 가져다 주었다네
그 어디서도 살수도 팔수도 없는 귀한 것을

그러나 그는 그것을 가지고 놀지 않았다네
대신 진흙으로 작은 새를 만들었고
새가 되어 날아갈 때까지 축복해 주었다네

당신은 창조주 하나님!
(Tu Creasti Domine!)

아이 예수 그리스도는 지혜로우시다네
주님, 내 손을 축복해 주시고 내 눈을 채워주소서
그리고 내 영혼을 낙원으로 인도하소서.


*음악듣기 :벤자민 브리튼의 ‘새/The Birds’
https://youtu.be/RoHeY6XZG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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