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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명 교인 중 50명이 사회복지사인 교회'2019년 서번트리더십컨퍼런스' 개최
인천 해인교회의 '내일을 여는 집' 사역
12개 사회복지기관 운영하며 지역에서 놀라운 사랑 실천
심자득  |  webmaster@dangda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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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11월 12일 (화) 01:31:42
최종편집 : 2019년 11월 19일 (화) 07:02:49 [조회수 :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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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계양구의 해인교회는 사단법인 내일을 여는 집에 속한 12개 사회복지기관을 통해 지역을 섬긴다. 사진은 11일 해인교회에서 개최된 서번트리더십 컨퍼런스에서 강의하는 해인교회 이준목 목사.

한국서번트리더십훈련원(대표 유성준 목사)은 11일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해인교회에서 ‘서번트 리더십과 새로운 공동체’를 주제로 <2019년 서번트 리더십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한국 서번트리더십 훈련원이 주최하고 인천해인교회가 주관하였으며 협성미래포럼과 사회적협동조합 희년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특별히 이번 컨퍼런스는 수도권서번트리더십학교 (대표 안세기 목사 성남 영화교회), 전북서번트리더십학교 (대표 조성천목사 이리중앙교회), 한민족 공동체 서번트리더십학교 (대표 이성민 교수 감신대)등 모든 서번트리더십 학교가 함께 참여하였다. 이중에 특히 한민족 공동체서번트리더십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탈북민, 고려인, 조선족 동포 사역자들이 많이 참석하여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사역 현장방문에 앞서 열린 오리엔테이션에서 유성준 목사는 “해인교회는 한국의 세이비어교회와 같은 모델로 진정한 새로운 공동체의 표본을 보여주는 교회”라고 소개하며 “해인교회가 ‘내일을 여는 공동체’를 설립해 지역사회 위에 우뚝 서서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선교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해인교회(김영선/이준모 목사)는 ‘내일을 여는 집’이라는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지역 노인과 노숙자 등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한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사역하는 교회이다. 1998년 IMF를 맞았던 국가적인 어려움속에서 실직자 가정과 노숙자들을 돌보는 ‘실직자를 이한 쉼터 및 자활모임터’로 시작했던 해인교회의 사회복지 사역은 이제 사회복지전문가와 지역주민,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지방정부와 함께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회복지 시스템을 만들어 지역을 섬기고 있다.

 

   
 

현재 약 150명 정도가 모이는 크지 않은 교회이나 성도 50여명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획득하여 12개 사회복지시설에서 각계각층으로부터 연 50억원 상당의 현금 또는 물품을 후원받아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와 같은 지역공동체 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담임목사 부부를 비롯해 각 기관마다 배치되어 있는 10여명의 이 교회 목회자도 모두 사회복지사다.

사회복지 사업은 실직자와 그 가족을 위해 [긴급구조]-[상담과 사례관리]-[교육]-[재취업과 지역발전 사업]의 4단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먹거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먹거리를(무료급식, 푸드뱅크와 마켓), 잠잘 곳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잠자리를(쉼터와 단신계층을 위한 원룸), 상담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상담을(거리상담, 가족삼당소, 쪽방삼담소), 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교육을(희망교육원, 지역아동센터), 일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일자리를(재활용센터, 도농살림, 계양시니어클럽, 희망고용지원센터) One Stop System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는 민간사회안전망을 만든 것.

하루평균 300여 주민들에게 매일 무료급식을 지원하고, 노숙인, 가정폭력피해자 생활보호 총 2,500여명을 보호해 왔고(현재 70여명 보호), 노숙인 쉼터의 일년 평균 취업률은 97%에 이르며 지역의 1,570여명의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모든 일 들은 해인교회가 주체가 되어 설립한 사단법인 <인천 내일을 여는 집>을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해인교회의 이러한 사역은 해외에서도 많이 알려져 해외의 사회복지 기관들이 방문해 스스템과 노하우를 배우고 각종 매체가 사역을 수십회 소개하는가 하면 그 공헌에 대해 정부와 각 계가 30여회에 이르는 표창을 하기도 했다.

 

   
 

이번 컨퍼런스에 약 80여명이 참석해 5개조로 나누어 해인교회에서 행하는 사역의 현장을 가까이서 살펴보며 사역의 자기화를 모색해 보았다. 이어 오후에는 예수원의 벤 토레이 신부(삼수령센터 추진본부장)가 ‘예수원과 새 공동체 운동’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해인교회의 김영선, 이준모 목사가 해인교회 사역을 중심으로 ‘세이비어교회의 한국적 적용’에 대해 강의했다. 그리고 안세기 목사(성남영화교회)의 사회로 포럼을 진행했다.

 

   
▲ 이날 마지막은 안세기 목사(성남영화교회)의 사회로 포럼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의 질문에 강사들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벤 토레이 신부는 대덕천 신부의 아들이다. 1965년 태백에서 시작된 예수원에서 당시 청소년으로 지내다 미국에 돌아갔다가 2002년 아버지가 소천했을 때 돌아와 예수원에서 지내고 있다.

그는 특별한 소명을 통일 후 북한 복음전파에 두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통일되면 북에 들어가서 복음을 전하길 원하겠지만 준비 안되어 있으면 실패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 이유로 남북의 언어 차이 등의 문화적 이유도 짚기도 했으나 그보다 남한교회의 부패와 분열의 모습을 가지고 북한에 들어간다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벤 토레이 신부는 예수원의 설립 목적은 ‘우리가 같이 생활할 수 있을까’ 하는 코이노니아의 문제였다고 했다.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예수를 보낸 것처럼 우리도 이웃을 사랑하고자 하는 것인데 그는 그게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해인교회가 이를 실현하고 있다며 코이노니아의 좋은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이준모 목사(해인교회)는 해인교회의 사역을 소개하기에 앞서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교회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사회복지 방침에 대해 알아야 하고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의 지원 절차가 복잡하다고 해서 외면하지 말고 관심을 가지고 교회의 사역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 심지어 세계경제와 국내 경제의 문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 심지어 사회, 정치문제까지 목회자가 몰라선 성도들의 문제와 필요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세계에 유례없이 초초고령화 되어 가는 한국의 인구변화는 노인문제를 유발할 수밖에 없고, 교회는 이들을 외면할 수 없다며 해인교회는 이들을 위한 무료급식, 자활쉼터, 상담, 공동작업, 재취업 등의 사역을 공격적으로 실시하고 있음을 소개했다.

구체적으로는 생계형으로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이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고 취약하다는 고민에서 출발하여 시작하게 된 실버자원협동조합, 노인이 되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노인들을 위한 계양시니어클럽(떡이랑 찬이랑, 은빛미용실, 어머니밥상, 아파트택배사업, 한우리공동사업단, 산림지킴이, 학교환경 공공시설 지킴이, 사서도우미, 노노행복누리, 노노행복누림, 지하철안내도우미, 지역아동센터돌봄지원 등) 등등이다.

이준목 목사는 이렇듯 “해인교회의 다양한 사업을 어떻게 우리교회에 적용시킬 것인가”에 대해 방법을 알려줬다.

이 목사는 먼저 교인들 리스트만 가지고 있지 말고 교회 주변의 장애인, 독거노인, 와상중인 이, 다문화 가정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리스트를 먼저 작성하고 ‘○○교회 사회복지위원회’를 만들라고 했다. 이 위원회에서 이들을 위한 기도를 먼저하다보면 이들을 도울 의지가 생기고 헌금이 모이며 외부 지원도 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단 이 위원회를 교회산하 기관으로 두지 말고 독립된 법인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래야 자치단체와의 연결점이 생기고(심지어 성경공부 모임일지라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합법적인 활동이 가능하며 외부로부터 받은 지원에 대해 세금공제를 위한 영수증 발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시군구청에 이들을 지원하고자 하는 예산과 인력이 있으므로 교회가 적극 활용해야 할 것도 강조했다. 사회적기업으로 인건비와 사업개발비를 지원 받을 수 있다. 해인교회는 떡집 ‘떡이랑 찬이랑’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2억원이 넘는 돈을 지원 받아 현재 연 4억원 정도의 매출을 이뤄 이 떡집에서 일하는 노인들의 수입으로 삼는다고 했다.

이 목사는 “지난 20년 동안 해인교회와 내일을 여는 집은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를 끌어안고 해결하는데 매진해 왔다”고 돌아보면서도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교인들이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일이 과하면 번아웃(burn out)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 놓으며 “성령의 위로와 능력의 체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컨퍼런스에 앞서 오리엔테이션중인 유성준 교수(서럽트리더십훈련원 원장)
   
▲ 해인교회의 사역자들을 소개하는 이준모 목사
   
 
   
▲ 계양푸드마켓 현장 방문중인 리더십스쿨 학생들. 우측은 푸드뱅크 팀장인 김건수 목사. 그 옆은 센터장 박미혜 권사
   
▲ 푸드마켓 한켠에 후원기관들이 소개되어 있다.
   
▲ 푸드마켓 이용대상자는 계양구에 거주하는 긴급지원대상자 및 취약계층으로 각 동사무소나 구청에서 추천받아 푸드마켓 카드를 발급받은 이들로 제한된다. 이들은 월 1회 5개 품목 이내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사진은 이용자들의 장바구니다.
   
 
   
 
   
 
   
 

 

   
▲ 재활용센터
   
▲ 재활용센터
   
▲ 재활용센터
   
▲ 사회적 기업 도농살림
   
 
   
 
   
▲ 노인일자리를 위한 어머니 밥상. 30여명의 노인들이 운영하며 수익은 전액 이들에게 배분된다.
   
 
   
 
   
▲ 이날 방문자들의 점심 메뉴.
   
 
   
▲ 어르신 일자리를 창출하는 똑가게 떡이랑찬이랑 에서는 10명의 어르신이 연 3억5천만원 내외의 수익을 올린다. 실무자 2명 노숙인 5명, 노인 10명이 일할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 떡가게 내부
   
 
   
▲ 떡가게 운영을 설명하는 실무자

 

   
 
   
▲ 가정폭력상담소.
   
▲ 인천계양시니어 클럽.
   
▲ 인천계양시니어클럽에서는 여러 공익형, 사회서비스형, 시장형 등의 어르신 일거리를 소개하고 제공한다.
   
▲ 방문자들을 반갑게 맞고 있는 시니어클럽 실무자들.
   
 
   
▲ 어르신들의 공동작업장. 주로 단순한 노동이다.
   
 

 

   
▲ 폐휴지를 줍는 노인들의 권익과 안전을 위해 설립한 실버자원협동조합.
   
 

 

 

   
 
   
 
   
 
   
 
   
▲ 서번트 컨퍼런스에서 예수원의 벤 토레이 신부(삼수령센터 추진본부장)가 ‘예수원과 새 공동체 운동’을 주제로 강연했다.
   
 
   
 
   
 
   
▲ 해인교회 사역을 중심으로 ‘세이비어교회의 한국적 적용’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이준모 목사
   
▲ 해인교회의 담임은 김영선 목사다. 남편 이준모 목사는 교단 총회의 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사단법인 '내일의 여는 집'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다.
   
 
   
▲ 이날 마지막은 안세기 목사(성남영화교회)의 사회로 포럼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의 질문에 강사들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19년 서번트 리더십 컨퍼런스 “세이비어교회의 한국적 적용”

경제적 소외계층과 함께 지역공동체 운동을 펼쳐가는 해인교회와 내일을여는집

 

이준모 목사(내일을여는집 이사장, 해인교회 목사)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해인교회 : 마을 스케치

  인천에서 제일 높은 산이 계양산이다. 인천 지하철 계산역에 내려 10분 남짓 걸으면 계양산에 오를 수 있다. 계양산 입구에 산성(山城) 박물관이 있고, 측면 맞은편에 계양산 지구대가 있고, 바로 맞은편에 산을 끼고 해인교회가 있다. 해인교회의 주일 예배 출석 인원은 약 15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교회이다. 그러나 해인교회는 결코 작지 않은 교회다. 해인교회의 일상은 너무나 분주하다.

  먼저 해인교회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매일 오전 9시가 되면 노인 일자리로 어르신들이 교회로 모여 맡겨진 일을 한다. 좀 더 시간이 지나, 11시쯤 되면 동네 여기저기서 어르신들이 해인교회로 모여 들기 시작한다. 점심식사가 무료이기 때문이다. 교회로 들어오는 입구에는 누구나 편안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파라솔과 의자가 여럿 있는데, 어르신들이 여기 저기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특별히 파라솔은 4.16 세월호 가족들이 만든 ‘희망공방’에서 제작한 것이다. 그곳은 늘 지역주민들이 담소를 나누는 쉼의 공간이다. 파라솔과 의자 옆의 공간은 마당과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에는 냉동탑차가 보인다. 푸드뱅크는 인근 학교와 기업 등에서 기부된 음식을 모아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어 준다. 푸드뱅크와 달리 푸드마켓도 있는데, 이곳은 구청에서 추천된 사람들이 물품을 무료로 골라 가져갈 수 있다. 푸드뱅크는 물건이 있는대로 나누는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푸드마켓은 서비스 대상자가 주로 찾는 물품을 준비하여 수요자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볼 수 있다.

  해인교회의 건물 1층은 예배당이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좁은 사무실에 10여명의 사회복지사들이 앉아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좁은 공간이지만 이들의 품은 한껏 넓다. 다양하고 역동적인 업무를 진행한다. 사무실 옆 상담실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상담사와 자신의 필요를 이야기하고 있는 노인이나 노숙인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내담자가 한꺼번에 밀려오는 경우에는 상담실조차 모자라 옆 희망교육원이나 담임목사 방에서조차 상담을 받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2층 사무실과 교육관을 지나 3층에 이르면,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손길로 분주하다. 노인일자리로 경로식당에 오셔서 일하시는 어르신들은 매일 어르신들과 노숙인, 그리고 사회복지사 직원들을 위해 정성스런 식사를 준비한다. 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매일 100명이 좀 넘는다. 많은 교회들이 주 1회 정도 점심때 무료급식을 하지만, 해인교회는 매일같이 지역주민을 위해 점심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심지어는 법정 공휴일에는 대체음식을 미리 나누어 준다. 해인교회는 IMF이후 지금까지 21년째 점심 무료급식을 하고 있는데, 운영의 원칙은 보여주기식이나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철저히 수요자 중심으로 운영하고자 한다.

  해인교회의 지하에는 노숙인을 위한 휴게실이 늘 열려 있다. 10평 남짓되는 휴게실이지만 노숙인들에게는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으로 사용된다. 대형 TV와 10여대의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고, 간단하게 라면이나 간식을 먹을 수 있게 해 놓았다. 인근에 있는 노숙인 쉼터는 오전 8시부터 저녁 5시까지는 폐쇄되기 때문에 쉴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교회 안에 마련했다. 그래서 일을 나가지 않는 사람들은 이곳을 이용하는데, 게임을 하기도 하고, 취업이나 인터넷 정보검색을 하기도 한다.


지역주민의 일자리를 만드는 해인교회 : 일자리를 만들면서 교회가 성장

  해인교회는 1998년 IMF가 일어났을 때부터 실직자와 노숙인을 돌보기 시작했다. 필자는 서강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한신대 신학대학원(M.Div)에서 안병무 교수, 김창락 교수로부터 신약학을 전공했고 곧이어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IMF가 터졌다. 하나님은 전혀 계획하지 않은 일에 필자를 밀어 넣으셨다. 본래 해인교회는 민중선교를 위해 설립된 교회이기에 자연 실직자와 노숙인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교회에서 무료급식부터 선교를 시작한 것이 갈 곳 없는 이들을 그냥 교회 밖으로 내 보낼 수 없어 노숙인 쉼터를 만들고,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과정에서 지금의 사회적기업 재활용센터가 만들어졌다. 또한 노숙인들이 자립하여 나가 살기 시작한 곳이 쪽방이 밀집된 지역이었는데, 만석동, 인현동, 작전동 등에 자립한 노숙인을 심방하다가 쪽방상담소를 만들고, 쪽방주민의 일자리를 위해 자연스럽게 공동작업장을 만들게 되었다. 또한 노숙인 쉼터에 온 여성들에 대한 상담이 수년 동안 진행되면서 가정폭력상담소가 설립되었고, 노숙인 쉼터와 가정폭력피해자시설 등에 오시는 분들의 자녀들을 위해 그리고 지역의 실직가정의 자녀들을 위해 해인지역아동센터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거리노숙인, 쪽방주민들이나 실직가정을 돕기 위해 만든 것이 푸드뱅크와 푸드마켓이다. 또한 농촌에서 목회하는 동역자들이 고추, 메주, 마늘 등을 구매해 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 여신도회가 물건을 간헐적으로 판매를 하다가 역시 이것 또한 노숙인의 일자리를 위해 도농직거래상생사업단을 만들고 나중에는 사회적기업 도농살림으로 발전되어 친환경 농산물과 사회적기업 물품을 판매하는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기회만 닿으면 노숙인의 일자리를 만들어야만 했다. 왜냐하면 노숙인은 일자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역에 있는 어르신들도 일자리가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지역 어르신들이 노숙인들과 점심식사를 같이했다. 어르신들이 먼저 노숙인들에게만 일자리를 만들어 주지 말고 노인들에게도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모여 쉽게 할 수 있는 펜시류 하청 일을 맡아 와서 했다. 나중에는 공동작업장으로 변했고, 어르신들은 자신의 일 경험을 토대로 좀 더 돈이 되는 일들을 하고 싶어 했다. 처음에는 IMF 이후 해인교회에서 식사를 하던 분들에게 공동작업장을 내 준 일로부터 시작되어, 어르신들이 원하면 식당으로, 미장원으로, 떡집으로, 택배로 하나하나 만들게 되었다. 어르신들의 일자리는 시니어클럽이라는 기관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어르신들 1,42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어르신들이 일자리를 위해 사회적기업을 만들기도 한다.

  교회 앞에 있는 떡집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떡집은 [떡이랑 찬이랑]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올해로 5년차에 들어간 식자재 유통사업을 겸하고 있다. 떡과 식자재를 만들어 지역아동센터 등 사회복지시설에 납품을 한다. 그리고 마을에 있는 경로당에 떡을 만들어 납품하기도 하고,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에 떡과 간식, 김밥 등을 납품한다. 년 매출은 3억 5천만원 내외다. 실무자 2명과 노숙인 5명, 그리고 노인 10명이 일을 하는 것이 목표다.

  교회 앞에 있는 또 하나의 사무실은 지역에서 폐휴지를 줍는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 만든 장소이다. 전국 최초로 폐휴지를 줍는 어르신들을 위해 [실버자원협동조합]을 세웠다. 우리나라에서 폐휴지를 주워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이 약 175만명 정도나 된다. 이 분들 가운데 부양가족 시스템 때문에 정부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수혜를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생계형으로 폐휴지를 줍는 어르신들이 교통사고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도시계획법에 따라 고물상들이 외곽으로 밀려 나면서, 어르신들이 고물상까지 폐휴지를 옮기는 이동거리는 왕복 약 2시간 이상 걸렸고, 교통사고로 이어졌다. 또 하나는 제지회사들의 담합으로 폐휴지 값이 반값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폐휴지를 줍는 어르신을 위한 협동조합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우선 어르신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회 앞에 협동조합 사무실을 설치하고, 트럭을 한 대 구입하여 조합 사무실 앞에 두고 수시로 오시는 어르신들의 폐휴지를 트럭에 모아 바로 고물상에 내다 팔아 수익을 조합원에게 실적대로 나누어 드렸다. 그리고 조합원들은 사무실 곁에 있는 세면장을 이용할 수도 있고, 조합 사무실에서는 푸드뱅크에서 제공된 음료나 간식을 자유롭게 냉장고에서 꺼내 먹을 수 있다. 조합 사무실은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한다.

  교회 주변에는 교회를 중심으로 노숙인 쉼터, 지역아동센터, 재활용센터, 가정폭력상담소와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인 시니어클럽이 있는데, 같은 법인 아래에서 운영되다 보니 네트워크가 잘되어 있다. 그리고 각 기관들이 모법인에 해당되는 교회를 중심으로 연계되어 있고, 재정적으로나 정신적(영적)으로나 교회가 뒷받침하는 형태다.

  해인교회는 지난 20년 동안 끊임없이 경제적으로 파산하거나 일자리를 얻을 수 없는 이들을 돌보며, 그들에게 일할 권리를 일깨워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들과 더불어 대안경제공동체를 만들며 더불어 살아왔다. 해인교회 성도들이 그동안 목회자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목회자의 목회 철학에 동의하고 성실히 함께 해준 덕분이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이 늘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했던 삶의 모습처럼 해인교회 성도들도 예수님의 삶을 ‘배운 그대로’ 닮고 싶어 했다는 점이다. 해인교회의 신앙운동은 ‘말씀 그대로 지키고 실천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의 삶이기 때문이다.

 

지역에 사회안전망을 설계하는 해인교회: 예수신앙으로 복지마을을 꿈꾼다

  해인교회에는 간판 큰 것 두 개가 걸려 있다. “해인교회”와 “내일을 여는 집”을 알리는 간판이다. 해인교회를 알리는 안내지에 보면, 지역주민을 돕기 위해 안내된 사회복지 사업과 프로그램이 즐비하다. 무료급식-푸드뱅크-푸드마켓-지역아동센터-가족상담소-시니어클럽-쪽방상담소-노숙인 남녀 쉼터-노숙인취업센터-사회적기업 도농살림-사회적기업 계양구재활용센터 등이다. 해인교회는 지금 12개 사회복지시설에서 50여명의 사회복지사들이 일하고 있다. 필자를 비롯해서 공동사역자인 아내 김영선 담임목사도 사회복지사고, 각 기관마다 배치되어 있는 목회자 10명도 다 사회복지사다. 담임목사는 교회내적으로 제자훈련, 사역훈련, 심방 등을 하고, 필자는 각 기관의 사회복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복지마을을 촘촘하게 만들어 간다.

  사단법인 인천 내일을 여는 집 정관에는 ‘민간차원의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지역사회는 사회경제적으로 생산적 비젼을 지닌 대안공동체를 향해 나아가도록 노력한다’로 되어 있다. 해인교회가 처음부터 사회복지 기관을 많이 만들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필요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관들이 만들어졌다. 
 
  사회복지 사업은 실직자와 그 가족을 위해 [긴급구조]-[상담과 사례관리]-[교육]-[재취업과 지역발전 사업]의 4단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사회복지의 대표성을 갖고 있는 종합사회복지관도 일자리나 잠자리를 주지 않지만, “내일을 여는 집”에 가면 주민이 필요하다고 하면 제공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일을 여는 집”은 개소 처음부터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이제는 먹을 것이 필요한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고, 잠자리가 필요한 사람에게 잠자리를 주고,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교육과 상담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교육과 상담을 제공해 준다. 돈이 없어 병원에 갈 수 없는 사람도 병원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교육이 필요한 사람은 교육의 기회를 준다. 운전면허, 한식·양식 조리사 취득과정에도 보내 준다. 이런 기관과 프로그램을 통해 매일같이 배우고 일하는 사람이 1,500 여명이 활동한다.

  해인교회는 1986년 태생부터 민중선교의 기반을 두고 있었고, 사회복지 전문성은 IMF시절에 사회복지 전문가로부터 지원받았다. 사회안전망에 눈을 뜨개 된 것은 1998년 IMF 시기이다. 이 때 크리스챤 아카데미에서 열렸던 한 세미나에서, 교회가 국가의 경제적 부도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해 나갈 것인지? 실업과 빈곤에 처한 지역주민을 어떻게 위로하고 보살펴 나갈 것인지? 이에 대해 집중적인 공부와 교육을 받았었다. 당시 크리스챤 아카데미 신필균 원장은 스웨덴에서 오랫동안 사회복지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토대로 한국의 사회복지학과 교수들과 더불어 민관이 협력하고 대안경제공동체로 나아가 지역공동체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함께 모인 목회자들과 더불어 실업대책 지역공동체 기독자 연대를 만들어 해인교회 사업을 모델링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우리 해인교회는 교회가 중심이 된 민간 사회안전망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이르렀고, 이제는 복지마을을 꿈꾸며 지역공동체 운동을 전개하고 있게 된 것이다.
  
 
의식주 문제를 넘어 영적인 갈급함이 있다 

  지난 20년 동안 해인교회와 내일을 여는 집은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를 끌어안고 해결하는데 매진해 왔다. 항상 집중하는 곳이 있으면 부족한 곳이 있기 마련이다. 언젠가 방송사 기자가 우리 아이들에게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우리 아이들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 가족들만 함께 여행해 보고 싶고, 우리 가족들만 식사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우리 교인들도 같은 맥락에서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교회가 사회복지선교에 앞장서면서 교인들의 복지나 심방은 좀 소홀하게 여겨진 점이 있다. 어쩌면 교회는 교회의 본질이나 교회의 존재의 이유를 들면서 교인들에게 항상 책무와 십자가만을 강조해 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이면에 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올바른 신앙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은 그 어느 교회보다도 확고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몇 해 전에 교회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한 사람이 자립했다. 그는 모든 훈련과정을 잘 견디어 냈고, 안정적인 일자리와 직위도 얻었다. 모든 사람들이 모범적인 케이스라고 칭송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알콜에 다시 빠지고 그동안 모았던 자립기반을 한 두 달 만에 다 날렸다. 사회복지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부족한 것을 채우고 장애가 되는 것을 걷어내는 일이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이끌어 가는 데는 한계가 분명했다. 인간의 문제는 사회적 문제를 넘어 영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교회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 성령의 역사, 곧 성령의 활동을 절대적으로 갈망하게 되었다. 서비스 대상자나 사회복지사나 인간은 먹는 것, 잠자는 것, 일자리를 얻는 것 그 이상의 것을 갈망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교인들이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일이 과하면 번아웃(burn out)될 수밖에 없었다. 성령의 위로와 능력의 체험이 필요한 대목이다. 교회는 실무자들과 교인들을 사도행전 6장에서 볼 수 있듯이, 지역사회에서 신망을 얻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디아코니아 일꾼으로 양육해야 한다. 이것이 첫 번째 과제가 되었다. 또한 하는 일이 많고 딸린 식구들이 많다 보니, 재정적인 어려움이 늘 상존하지만 기적과 같은 일을 경험하고 체험하면서 이겨내고 있다.


이준모 목사 : 서강대에서 독어독문학과 종교학을 전공하고,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성서신학을, 그리고 한신대 사회복지실천대학원에서 「종교계 사회복지의 활성화에 관한 연구」를 하였으며, 고용노동부 전문특화기관으로 설립된 기독교사회적기업 지원센터 총괄본부장을 8년간 맡아 왔다. 한신대, 세경대, 호원대, 경인여자대, 천안 나사렛대학 등에서 강의하였으며, 현재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회 컨설팅, 사회복지세미나, 간증집회로 년 30회 이상 출강하고 있다. 또한 아내 김영선 목사와 해인교회의 공동목회를 하고 있으며, 「CBS의 새롭게 하소서」와 「수호천사」에 2년간 출연한 바 있으며, 지난 9월 제15회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사회복지 발전과 사회안전망 분야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그 아름다운 두 번째 이야기」(한국기독교연구소, 2002)가 있고, 역서로는 「예수운동」(한국신학연구소, 1993)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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