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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생활안정보장법’을 희망하며
황창진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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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09월 09일 (월) 11:03:14
최종편집 : 2019년 09월 09일 (월) 11:18:19 [조회수 :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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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교회가 사회로부터 받는 신뢰는 바닥이라는 사실에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교회의 대 사회 신뢰도는 거침없는 세습, 교회의 자기중심적 운영, 자본주의에 기반한 교회운영 등으로 인하여 땅에 떨어져 버리고 이에 교회의 사사화(privatization)가 이루어지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은 교회의 내부에 있는 이들도 공 교회가 해야 할 제도적이고 윤리적인 일에 관하여 기대하지 않고, 나아가 포기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로서 공적인 신앙공동체임을 자각하고 공 교회임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교회가 해야 할 공적기능으로서의 일들을 계승발전 시켜나가는 노력을 이어가야 하겠다.

‘경기연회새물결’은 지난해에 여러 교단들이 운영하는 목회자 생활보장제에 관하여 학습한 바가 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전국적으로 교인의 숫자가 2-3천명 정도라는 루터교가 교단적인 차원에서 신학교를 마치고 교회를 개척하는 목회자들에게 지원하는 엄청난 액수의 선교비였다. 구조자체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우나 구세군은 목회자를 지망하는 신학생이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목회지로 나아가고 은퇴를 할 때까지 모든 생활을 교단에서 책임을 지는 제도를 운영한다는 내용도 충격이었다.

그런데 더욱 난감한 상황은, 이러한 학습의 내용을 나누면서 이렇게 작은 교단들도 해내는 공적인 일을 우리 감리교회는 왜 하지 못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하여 일부 목회자들은 ‘감리교회의 규모가 너무 커서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돌려주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감리교회가 공적 교회로서 해나가는 유일한 제도인 은급제도에 관해서도 한계가 있으니 은급법과 국민연금을 병합하자는 의견들이 교단 내 확산되고 있으니 이는 공적 교회로서의 기능은 떨어지지만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은급법을 강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힘을 약화시키는 계기로 작동할 수도 있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왜 이러한 의식과 상황들이 교단 내에서 확산되어 나가고 있을까? 왜 교회는 공적인 기관이라는 막중한 의식위에서 반드시 지켜내야 할 공공의 제도들을 점점 약화시키고 교회의 사사화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일까? 교회가 소중하게 여기며 마지막 까지 지켜야 하는 그 기본적인 가치에 기초하지 않음 때문은 아닐까?

송병현의 신명기 주석을 읽는 가운데 십일조에 관하여 다른 관점의 해석을 만났다. ‘십일조 율법은 이스라엘공동체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했으며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었다. 매 3년마다 드리는 십일조는 가난한 자들이 다음 헌물이 올 때까지 3-4년 동안 먹고 사는 양식이 되었다. 풍요롭게 먹을 수 있는 양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규례는 사회적인 법(social legislation)의 시작이었으며 사회복지를 위한 최초의 세금제도였다.’(송병현, ‘엑스포지멘터리 신명기’) 이러한 해석이 가능한 것은 신명기가 나눔과 섬김으로 소유의 불균형문제를 극복하고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공적 공동체를 희망하는 책이기에 가능하다고 보여진다.

또한 사도행전의 초대교회에 속한 성도들은 자신들의 소유의 불균형을 ‘필요에 따라’ 라는 가치를 교회 안에 적용시킴으로서 ‘가난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교회공동체를 꾸려냈다. 즉 사도행전에 나와 있는 이 나눔의 정신은 가진 자가 자발적으로 ‘가진 것’과 나아가서 ‘더 가질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고 자기의 소유를 이웃과 공동체를 위하여 내어놓음으로서 완성되는 정신이라고 보여진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목회자들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투잡, 쓰리잡을 하면서 생활비와 예배당 임대료를 마련하는 고단한 목회자 부부의 삶은 그 속을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이다. 대부분의 은퇴하신 선배목회자들도 지독한 생활고에 노출된 채로 살아가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의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목회자가 정직하고 청렴한 삶을 살아갈 수 있으려면, 그리고 목회에 전념하려면 목회자 생활보장제도를 도입하는 것으로 기본적인 목회자의 생활에 관한 문제는 교단적인 차원에서 해결이 되어야 한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다가 보면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가야할 길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만난다 하더라도 반드시 걸어가야 한다. 많은 액수의 연봉을 받는 목회자의 그늘아래에 최저생활도 보장받지 못한 채 복음에 대한 열정 하나로 버티며 살아가는 수많은 교단내 목회자들의 신음소리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감리교회를 가능하게 했던 웨슬리는 연대주의(connectionalism)에 입각해서 제도적인 연대와 상호 책임적인 요구에 응답하는 것으로서 순회설교자의 생활비를 보장하고 또 적절히 지급하였다. 비록 이 생활비가 최저생계비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으나 이러한 연대주의에 입각하여 운영되어진 제도는 교회의 공적 책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전통위에 서 있는 감리교회가 현실적으로 극명하게 드러나는 양극화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것은 감리교회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

목회자 생활보장제도가 도입된다는 것은 또 한편으로의 장점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개체 교회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현재의 목회자 생활보장 구조는 개체교회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구조이다 보니 이 문제로 인하여 개 교회의 부담과 갈등이 심화되기도 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교단적인 기준을 가지고 운영하는 공적 제도 아래에서는 목회자의 사례비문제를 가지고 일어나는 염려와 걱정이 확연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서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평등적 가치가 구현된 세상을 이루어 낼 것을 요청하고 있다. 개인적인, 개교회적인 이해와 관심을 보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옮겨가 성서의 요구에 응답하면서 평등적 가치를 구현해냄으로 화해와 일치가 가능한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하는데 호흡을 맞추어가는 시절이기를 기도한다.

 

황창진 목사(산돌교회. 새물결 경기연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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