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서평) 돈 일 교회하나님 나라를 향한 열망
정승환  |  moonsun1010@hot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19년 08월 14일 (수) 14:56:34
최종편집 : 2019년 08월 14일 (수) 20:59:01 [조회수 : 74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돈, 일, 교회

 

언제부턴가 한국교회에서 ‘이중직 목회’가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평일에는 일을 하면서 주말에는 목회를 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여기에 ‘왜?’라는 질문이 붙는다.

현실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섬기는 가정과 교회의 지속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경제적 필요가 충족되어야 한다. 그러나 개교회가 이를 충분히 보장해주지 못한다면, 이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 노동을 해야 한다. 우리의 영혼이 이상을 바라볼지라도,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기초는 현실의 생존이기에 이를 위해 돈을 벌고, 노동을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예수님께서도 주기도문을 통해 일용할 양식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셨다.

그러나 단지 그 이유 때문만 일까? ‘돈, 일, 교회’는 이중직 목회 현장에 있는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중직 목회’의 심층에 자리 잡고 있는 신학적 고민과 이를 통해 품게 된 삶과 목회의 철학을 담았다.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아가야 하는 한 명의 사람이기도 하지만, 목회자이기에 신학적 성찰 없이 현실적 필요만을 따라 삶을 결정할 수는 없었다. 목회자의 한 걸음 속에는 남모를 신학적 고민이 담겨질 수밖에 없다. 그 고민들로 인해 새로운 목회와 삶의 가능성이 열렸고, 이는 이내 또 하나의 길이 되었다.

또 하나의 길을 낸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목회자들은 세상 속에서 분투하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심정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이를 공감해주는 목회자들의 고백을 통해 세상 삶의 고단함을 다소간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어떠한 고민을 품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과제도 받을 수 있다.

교회의 목회자로서, 때론 세상의 노동자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양한 삶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저마다의 울림을 주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 속에 담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두 단어를 만날 수 있었다. “하나님 나라”와 “성찰”이었다.

 

하나님 나라

 

‘돈, 일, 교회’에는 10명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인터뷰어인 김문선 목사가 재구성한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들의 신학적, 교회적 배경과 그들의 삶에 전개된 상황들은 다 달랐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며 이들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하나의 갈망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갈망이었다. 하나님 나라가 실현되지 않는 교회와 세상의 현실에 대한 애통이 있었고, 어떻게 하면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는 삶과 공동체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물론 이러한 애통을 촉발시킨 상황은 다 달랐다. 고민에 대한 답도 그러했다. 그러나 한가지만은 동일했다. 그들의 지향점. “어떻게 하면,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는 개인과 공동체가 될 수 있을까?” 저마다의 일상, 노동, 직장, 교회의 자리에서 이 고민을 붙잡고 씨름한 흔적과 삶의 열매들이 이야기들 속에 담겼다.

이 책은 나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고 있습니까? 이를 위한 고민과 애통을 삶 속에 어떻게 남기고 있습니까?”

인터뷰한 사람들의 삶의 자리가 다양하듯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삶의 자리도 다양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정형화된 답을 찾을 수는 없다. 동의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단,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삶에서 대답해야만 하는 하나의 질문을 받을 수 있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이를 현실의 삶에서 어떻게 실현해 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이중직 목회자나, 이중직 목회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각 처에서 하나님 나라를 갈망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다. 일반적인 목회자이든, 일반 사회 속에 평신도이든, 하나님 나라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해 현실의 삶에서 애통하는 모든 자에게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의 삶의 자리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고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다.

 

성찰

 

하나님 나라와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세상의 현실. 이 두 기둥 사이에서 한 쪽을 놓아버린다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 됨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이상에 치우쳐 현실을 무시하고 싶은 유혹, 현실에 사로잡혀 이상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은 그리스도인에게 부지불식간에 찾아온다.

두 기둥의 간극이 큰 만큼 둘을 계속해서 붙잡고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떻게 두 기둥을 붙잡고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먼저는 은총이다. 위로부터 우리를 붙잡아주는 손길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다. 그렇다면 인간 편에서 해야 할 일은 없을까? 나는 책을 통해 은총에 기대어 우리도 끊임없이 해야 할 일이 있음을 발견했다. 성찰이었다.

성경이 그리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성찰, 그 나라와 어긋나 있는 세상에 대한 성찰, 이 두 기둥을 붙잡고 나는 나의 삶의 자리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다.

이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세상의 그리스도인로서, 교회의 목회자로서의 한걸음을 내딛은 흔적들을 책을 통해 마주할 수 있었다. 이 끊임없는 성찰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일상, 경제, 사회활동, 소유와 나눔의 삶, 그리스도인 사장의 역할, 그리스도인의 노동, 교회의 모습에 영향을 끼쳤다. 그 흔적들이 이야기로서 책에 담겨있다.

그동안 나는 교회의 눈으로 세상과 교회를 성찰했다. 하지만 세상의 현장을 경험한 목회자들이 세상의 눈으로 교회를 성찰하는 부분들을 읽으며, 교회를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맛볼 수 있었다.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교회 속의 그리스도인들이 어떠한 눈으로 교회를 바라볼 수 있는지 엿볼 수 있었다. 그들은 나를 또 다른 성찰로 초대했다.

‘돈, 일, 교회’의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하나님 나라와 세상과 교회의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성찰하며 살아갈 것을 요청한다.

 

흔들리면서도 묵묵히 걸어가는 이야기

 

이 책은 소개 문구처럼, 성공 사례집이 아니다. 오히려 흔들리며 걸어갔던 이야기다. 갈 바를 알지 못한 채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며, 예배당과 세상을 오가며, 설교자와 노동자의 경계를 오가며 써내려간 이야기다. 그러하기에 누군가를 정죄하지도, 누군가를 추앙하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히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자들에게 함께 하는 길벗들이 있음을 알려주고, 흔들리면서도 함께 묵묵히 걸어 가보자고 우리를 초대한다. 그래, 우린 혼자가 아니다. 흔들리더라도 묵묵히 걸어 가보자.

 

글쓴이) 정승환 목사

사람을 향한 사랑과 환대를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기를 주저하지 않도록 힘을 보태는 온기 넘치는 목사. 잔잔하지만 뜨겁게 사랑하며 배움과 성장, 나눔과 섬김을 삶의 주된 가치로 삼고 있다. 현재, 한우리교회를 담임목사로 사역하며 저서로는 오늘을 남기다(홍성사), 청년아, 부딪쳐야 열린다(토기장이), 신앙을 시작하는 그대에게(아르카)가 있다.

 

돈 일 교회 구입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00014911

 

정승환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23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0 / 최대 22400바이트 (한글 11200자)
- 금지어 사용시 댓글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 [댓글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도배성, 광고성, 허위성 댓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