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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홍지향  |  ghdwlgi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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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08월 06일 (화) 23:52:28
최종편집 : 2019년 08월 06일 (화) 23:54:42 [조회수 : 3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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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도 안녕하셨습니까? 2주 전에 새끼손가락 끝에 상처가 났는데 어찌나 쓰라리고 아픈지 고생을 했습니다. 일주일은 지혈이 잘 되지 않아 병원에서 압박 드레싱을 했는데 할 때마다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밤에는 욱신거려 잠이 오지 않고 낮에는 열이 나고 힘이 빠져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몰래 누워 있었습니다. 세수도 한 손으로 해야 했고 머리도 한 손으로 감았습니다. 고작 몸 끝의 가장 작은 새끼손가락을 다쳤을 뿐인데 일상생활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혈이 되고 새살이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더디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만큼 회복이 되었습니다. 손끝 하나 아픈 것이 이처럼 불편하고 신경이 쓰이는데, 우리 몸에서 중요하지 않고 소중하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공동체에 속한 우리 이웃들 역시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큰아이가 지난 주 일주일간 싱가포르 해외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고성교육청에서 해마다 관내 초등학교 5학년 학생 30명을 선발하여 연수를 진행하는데 저희 집 큰아이도 선발되어 함께 다녀왔습니다. 지난 학기 중에 신청서와 연수 계획서를 내고 개별 면접도 보는 등 선발 절차를 거쳐 선정된 것입니다. 자신이 선발 될 수 있을지 걱정하던 큰아이는 면접을 보러 다녀온 날 “엄마, 경쟁률이 높지 않아서 조금만 노력하면 된다고 선생님이 말했어요.”라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연수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날에는 팔짝 팔짝 뛰며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연수에 참여하기 전 사전 모임을 할 때 보니 큰아이는 아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분교에 5학년이라고는 저희 집 큰아이 한 명 뿐이고 본교에서는 선발된 학생이 없어서 오롯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며 참여해야 하는 여행이 저도 큰아이도 조금 부담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아이보다 제가 더 걱정이 되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작은 학교에서 또래 없이 지내던 큰아이가 부모 없이, 익숙한 선생님이나 친구 없이, 해외로 연수를 떠난다고 하니 저도 내심 많이 긴장했습니다. 혹시나 당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하면 어른의 도움 없이 잘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이국에서 혼자 눈물을 훔치지나 않을지 걱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남편과 저는 논의 끝에 해외연수 대비 특단의 조치로 큰아이에게 핸드폰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난생 처음 핸드폰을 가져 본 큰아이는 예상과 달리 핸드폰을 그다지 특별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 큰아이는 미리 마련 해 준 해외 유심(해외에서도 데이터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선불 유심)을 싱가포르 공항에 도착했을 때 갈아 끼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짐을 쌌습니다.

연수를 떠나는 날 큰아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 저와 함께 집결지로 갔습니다. 삼삼오오 모여든 아이들은 부모와 짧은 인사를 마친 후 서둘러 버스를 타고 세 분의 인솔자 선생님과 함께 고성을 떠났습니다. 이후 큰아이는 남편과 제가 걱정하지 않도록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보내주었고, 싱가포르에 도착을 해서도 무사히 유심을 갈아 끼우고 도착 알림을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 보내오는 소식과 사진에서 날이 지날수록 즐겁고 행복해 보이는 큰아이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조별로 스스로 일정을 짜서 다니는 자유 일정이 있는 날 큰 만족감을 보였습니다. 아이들끼리(인솔교사 1인 동행) 2층 버스를 타려고 30분을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음식을 주문해 보고, 물건을 사보는 등 아이들은 자신들이 짠 계획대로 현지 탐방을 하였습니다.

큰아이는 아이들과 이틀 만에 친해져서 즐겁게 잘 다녔다고 했습니다. 여러 장소에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더운 날씨에 장시간 외부활동을 하다 보니 힘에 겨운 아이들이 서로 예민해져서 짜증을 내다가 어색해진 상황도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혼자서 화장실을 찾아가느라 아는 단어를 조합하여 영어로 화장실의 위치를 물어보고 찾아간 이야기, 물건을 사느라 흥정을 한 이야기 등 일주일의 여행은 큰아이에게 많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걱정과 염려는 저의 몫이고 큰아이는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 아이들과 금세 친해지고 빠르게 회복하며 부쩍 성장하여 돌아왔습니다.

싱가포르로 여행을 떠났던 큰아이처럼 저도 이 세상 여행자이자 나그네입니다. 하나님이 저를 이 땅에 보내실 때는 성장하고 성숙하여 장성한 믿음의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생기를 불어넣어 주셨을 것입니다. 사실 삶이라는 것은 매일 새로운 문제를 만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는 만만치 않은 여정이지만, 여행도중 지쳐서 돌아오지 않거나, 낙심하고 실망하여 주저앉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속에서 지혜를 찾고 진리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종국에는 돌아가야 할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하나님은 저를 세상에 보내는 순간부터 열렬히 저의 여행을 응원하며 돌아올 날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오늘 하루, 함께하는 이들과 즐거워하고 모르는 것은 기도로 물어가며 세상 여행을 알차게 잘 해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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