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이일배 詩한수
시 한 수 - 황죽규독자를 주님에게 바치신 어느 할머니의 죽음을 기리며
이일배  |  6_9@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06년 09월 26일 (화) 00:00:00 [조회수 : 3119]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황죽규

세브란스 영안실 12호에서
처음 본 그 이름
황씨였구나!
죽규였구나!

5세 모자란 백세
틀니 빠지면
영 다른 사람 되시곤 하던
먹고 가 먹고 가 붙잡던 그 할머니

돌아가신 날에도
배 고프다 배 고프다
되내셨다던
치매도 가볍게 던져 버리시고

드디어 사람은 한 줌 진흙 몸
그 홑것 벗어 버리고
나비처럼
훌훌 날아가는 것을

칠순 독자 상주는 구부정한채
눈만 껌벅이고
슬퍼하는 이 하나 없는 장례식장
사람은 그렇게 가는 게구나!

2006-09-26

[뒷글]

   
▲ 이일배
새파란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오장동 2층 집에서 흘낏 본
무서운 호랑이

36년 동안 꾸준히
동교동 들를 적마다
친구처럼 흔연히 반기시고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도
밥 먹고 가라고
살갑게 붙잡던 그 할머니

잡풀 무성한 동교동 옛집
치매로 말귀 어두운 그 시어머니
애타게 만류하던 목소리도 잠잠하겠다.

외아들 끔찍히 못 잊으시더니
철부지를 어떻게 남겨 놓고
먼 길 가셨을까?

죠오든 너머 저 하늘 본향
이윽고 다시 만나는 날
그 때도 밥 먹으라고 붙잡으실까?

할머니 치매 수발 드느라
백발 다 된 그 며느리
주님 위로가 함께 하시길...

2006-09-26
친구
이일배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162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