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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정의와 정치적 정의, 그리고 (목회) 세습 문제
장준식  |  junsikch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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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03월 15일 (금) 00:34:31
최종편집 : 2019년 03월 15일 (금) 00:35:16 [조회수 : 3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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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힘이 소수의 손에 있고 그들이 정치적 힘을 그들의 뜻에 맞게 사용하는 한 정의는 실현되지 않는다.
ㅡ 라인홀드 니버

경제적 불평등이 얼마나 큰 불의를 생산해 내는지 안다면, 요즘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큰 문제가 된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종교가 무슨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경제적 힘이 곧 정치적 힘이 된 요즘, 경제적 불평등을 생산해 내는 기득권자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힘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경제적 불평등을 계속 유지하는 방향으로 세상을 이끌려 할 것이다.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는 <21세기 자본주의>에서 이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경제적 불평등은 '세습 자본주의'에서 온다.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면 부가 평범한 사람들에게까지 분배되어 개인의 자유가 증대된다고 하는 자본주의 논리가 '세습 자본주의'에 의해서 허물어졌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한국 개신교에서도 한창 논쟁을 벌이는 '목회 세습'의 문제를 경제적 불평등의 시선으로 보게 만든다. 목회 세습은 단순히 '목회직'의 세습이 아니라, 자본의 세습이다. 피케티가 지적하고 있듯이, 자본의 세습은 개인의 자유를 자본을 소유한 소수에게만 집중시킬 뿐, 대다수 사람들의 자유는 자본에 의해 구속당하고 만다.

목회 세습을 통하여 자본의 세습을 이룬 이들은 경제적 힘에서 비롯된 정치적 힘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뜻에 맞게 목회 현장을 조작하고 교회 생태계를 혼란시킨다. 세습한 이들이 세습 자본으로 교회의 생태계를 주무르는 한 정의는 묘연해진다.

이것 뿐 아니라, 젊은이들이 보수화되는 현상은 이미 고착된 세습 자본을 놓치지 않으려는 투쟁에서 비롯된다. 피케티가 제시하고 있는 누진세 제도와 국제적 부유세의 도입을 하려면 할수록 정부는 다른 층보다도 젊은 층에 의해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자본이 세습되고, 권력이 세습되는 현상은 역사적으로 볼 때 한 나라의 말기적 현상이다. 고려 말기, 권문세가는 자본과 권력을 세습하여 자신들의 왕국을 만들어 갔지만, 그것이 곧 고려 왕조가 무너지고 조선 왕조가 세워지는 기폭제가 된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든 '세습'은 고인물이고 곧 썩은 물이다. 그곳에서는 더이상 물고기가 살 수 없다.

세습의 물꼬를 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은 악하고, 악한 인간이 만들어 가는 사회는 더 악한데, 어떻게 해야 이 악에서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종교(기독교)는 어떠한 역할을 통해서 이 악한 세상에서 고통 당하는 수많은 민중을 구원할 수 있을까. 고민이 깊어지는 밤이다.

장준식
(미국 북가주 실리콘밸리) 세화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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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222.100.38.174)
2019-03-15 16:06:38
완벽한 정의는 유토피아이고, 세습도 잘만하면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다!
1. <경제적 힘이 소수의 손에 있고 그들이 정치적 힘을 그들의 뜻에 맞게 사용하는 한 정의는 실현되지 않는다.>라는 주장을 현실에 적용시켰을 때의 實例

完璧한 正義는 유토피아... 아직까지 인류역사에서 구현된 바가 없다.

경제적 힘이 박정희, 전두환과 재벌의 손에 있고 유신정변과 12.12정변으로 정치적 힘이 왜곡되어도 ‘최대다수의 정의’는 실현되었다.

경제적 힘이 김일성, 김정일과 군부의 손에 있고 갑산파, 소련파, 중공파 등의 숙청으로 정치적 힘이 왜곡되자 ‘정의는 완전하게 곤두박질’쳤다.

경제적 힘이 등소평 일파의 손에 있고 천안문사건의 방관자 호요방을 척결하여 정치적 힘이 왜곡되어도 ‘최소한의 정의’는 실현되었다.

경제적 힘이 아야툴라 일파에게 있고 팔레비일파를 척결하여 정치적 힘이 왜곡되자 ‘정의는 현저하게 왜곡’되었다.

경제적 힘이 군산복합업체에게 있고 반유태선동이나 나치의 발호로 정치적 힘이 왜곡되었으나 1939년도까지는 ‘최대다수의 정의’는 실현되었다.

경제적 힘이 유태계 미국인에게 있고 매카시선동이나 오바마광란으로 정치적 힘이 왜곡되었어도 ‘최대다수의 정의’는 실현되었다.

2. <자본이 세습되고 권력이 세습되는 현상은 역사적으로 볼 때 한 나라의 말기적 현상이다.>라는 주장은 一面으로는 타당하나 全面的으로는 옳은 주장이 아니다

대영제국의 경우 자본이 세습되고 권력이 inner circle안에서 세습되었어도 수세기동안 해가 지지 않는 유일한 나라였다.

바티칸제국의 경우 2000년 이상 자본과 권력이 세습되어도 끄떡없이 굴러가고 있는 나라(?)이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뀐 건 易姓革命이다. 백성은 그대로였다. 지금으로 치면 정권교체나 마찬가지이다. 문민정부 참여정부 하듯이 고려정부 조선정부로 명칭만 바뀌고 세습의 뿌리만 바뀌었을 뿐... 王씨에서 李씨로의 세습은 지속되어 본문에서 말하는 세습 운운하는 것과 전혀 상관없다. 삼성, LG 등 경제계만 보더라도 자본과 경영권세습이 이루어져도 아직도 빵빵하다. 세습자본과 세습경영권이 한국을 먹여 살리고 있다.

성경에는 예수님이 누구의 몇 대 후손이라고 예수의 세습을 당당하게 記述하고 있다. ‘세습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세습이 나쁘다’고 본다. 세습 그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고 백안시 한다면 교통사고가 나면 자동차 그 자체를 무조건 없애버려야만 한다는 급진적 주장과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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