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낮
베란다 빨래를 말리우는데 적합한 날씨
햇볕은 따갑고 바람은
선선하여 전형적인 가을 날씨라서
모처럼 집에서 빨래며 옷정리를 했다.
지난 여름은 하 더워서 외출을 삼갔고
그래서 별로 모시옷을 입지
않아
걸어두기만 했던 옷을 걷어 치웠다.
실은 풀을 빼서 챙겨
넣어야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가방에 넣기로 한다.
집이 고층이라서 그런지
자동차소리보다 매미소리가
크다.
나는 며칠 전에 색소폰 奏者 피터에게서 받은
CD를 크게 틀어 음악소리를 방안에 가득 채우는데
묘하다.
기분이 좋을 땐 음악소리가 나를 날게 하고
우울할 때는 나를 더욱 슬프게 하더니
오늘은 슬플 일도 즐거울 일도
없는데
그저 공허하기만 하다.
가을 하늘은 높고 푸르러 자꾸 고개 들어 하늘을 본다.
며칠 전의 하늘은 이러했다.
아~
하늘은 높아가는데
왜 내 마음은 자꾸 땅으로 스며드나?
하기사 이 가을을 조용히 보내는 이는 하나도 없을 터
어떤 모양으로든지 가을을 즐기며 가을을 맞이할 것이다.
구름도 천변만용으로 자태를 뽐내고
바람조차도 어디론가 보지런히 떠나가는 이 가을
나는 가을을 실컷 감상해야겠다.
마지막이듯이
사랑하는 눈빛으로 마음으로 가을을 바라보아야겠다.
가을은 여러 모로 좋다.
오곡백과가 무르익기도 하지만
우리의 정신을 맑게 하고 사색하게도
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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