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https://holstein-kiel.de/herren-news-lesen/jae-song-lee-wechselt-aus-suedkorea-zur-ksv-holstein

전북 현대의 이재성 선수는 K리그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한국과 아시아를 평정한 그는 한 단계 수준이 높은 유럽 리그에서 뛰는 꿈을 꾸었다. 그러다 이적의 기회가 왔으니,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팀 홀스타인 킬이 구애를 보내온 것이다. K리그 MVP 선수가 독일 리그 2부 팀으로 간다니 아쉬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제1강(強)으로 꼽히는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이재성 선수를 두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가, 결국 마지막은 선수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 참고 유혹을 견뎌내는 것은 선수들의 일인데 재성이는 그렇게 하는 선수다. ... 재성이는 축구 밖에 모르고 도전 정신이 있다.”(2018.7.27. ‘뉴스1과’의 통화)

사람인데, 때때로 조금 더 자고 싶고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싶고 스마트폰 게임도 해보고 싶고 SNS도 하고 싶지 않겠는가. 독일에 갔으니 유명한 독일산 맥주도 맛보고 소시지 야식도 먹어보면서 좀 즐기고 싶지는 않겠는가. 그런데 그런 부분에서 한 번씩 타협할수록, 그만큼 축구선수로서는 조금씩 마이너스일 것이다. 하고 싶은 것 다 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하고 싶다고 조금씩 하면 나중에 거기서 결정적인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유혹에서 그때그때 눈길과 발길을 돌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한 번 정도는 아무렇지 않지’ 하면서 마음의 빗장을 푼다면, 그때까지 쌓아온 정신적, 신체적 날카로움이 무뎌질 것이다. 자전거로 오르막을 오르다가 잠깐 시원함을 맛보고 싶다면서 올라온 오르막을 도로 내리막 삼아 내려갈 때의 시원함은 이후 땀을 갑절로 흘리게 만들 것이다.

성도는 하나하나의 선수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를 삶의 자리라는 리그로 이적시키셨다. 각자는 부지런히 훈련하여 기량을 키워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활약해야 한다. 결국 마지막은 선수들의 몫이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좀 더 즐기는 선택도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매순간 최선을 선택해야 하는 싸움이다. 얼마나 유혹을 이기느냐, 잘 참느냐가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다.

요즘 한국 날씨가 무섭다. 20일째 폭염이다. 집에 에어컨이 없어서 견디기 힘들 때가 있다. 그래서 커피가게로 가는 일이 잦아졌고, ‘달달한’ 커피에 대한 경계심을 해제하고 꾸준히 마시게 되었다. 거기에 담긴 카페인보다는, ‘달달함’의 근원인 당(糖)이 더 걱정이다. 이것이 쌓이면 설탕 중독이 올 수 있고 그것은 다시 또 다른 위험을 가지고 올 것이다. 같은 시간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생수를 마셨다면 심신이 건강한 선수로 자신을 연마하였을 것이나, ‘날도 덥고 당도 땡기는데 가까운 데로 가자’면서 쉽고 편한 길을 택하였으니 과연 최선의 결정을 내려온 것인지 의문이다.

오늘 우리가 속한 문화와 환경은, 유혹과 무절제를 부추기는 세상이다. 먹고 마시고 보고 놀 것이 널려있다. 온갖 달콤함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달콤함이 사람을 파괴시킨다. 달콤함에 길들여지면서 자기애(自己愛) 수치가 급증하여 관계동맥이 경화되어 자기만 아니라 주변도 파괴시키게 된다. 개인 삶의 만족도가 주가 떨어지듯 폭락하고, 삶의 의미를 먹고 자라나는 자존감은 형편없는 체력으로 조금만 건드려도 욱하는 비참한 지경에 이른다.

선수라면 체력훈련, 근력운동, 기술연마, 식단조절,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 등이 필수적이다. 그래야만 경기장에서 합당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런데 선수로서 자기를 연마해야 할 시간과 기회를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날려버린다. 그러면서도 의기의식도 없고 회개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선수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가, 결국 마지막은 선수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 참고 유혹을 견뎌내는 것은 선수들의 일인데 재성이는 그렇게 하는 선수다. ... 재성이는 축구 밖에 모르고 도전 정신이 있다.”

축구 밖에 몰라야 성공하는 축구 선수처럼, 예수의 사람은 예수 밖에 몰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예수보다 돈을 더 알고, 명예를 더 좋아하고, 자기를 더 사랑하니, 경기를 잘 뛸 리가 없잖은가. 유니폼이나 화려하게 만들어 주목 받고자 하려 할지 모른다.

결국 마지막은 각자의 선택이요 책임이다. 하고 싶은 것 그때그때 하고 유혹에 몸을 던지는 것의 현재적, 미래적 피해자는 고스란히 자기 자신이다. 무서운 사실은, 우리가 속한 환경은 무절제와 유혹으로 우리를 끌어들이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의 말은 기독교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예수의 선수요, 하나님 나라를 위해 뛴다.

매순간 자기관리를 하는 선수가 승리의 트로피를 들어올릴 것이다. 정신을 무디게 하는 달콤함과 거리를 두는 것, 즉 좀 더 일찍 일어나고 스마트폰 만지작거리지 않고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매순간 최선을 선택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 이는 선수 자신의 몫이요, 이것이 선수의 장래를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