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해마다 기온이 상승하고 있지만 올해 더위가 유난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저만의 느낌은 아닐 것입니다. 더워지는 지구를 돌볼 수 있는 각자의 작은 실천이 필요합니다.

   지난 주일에는 경기도의 한 교회에서 인근으로 수련회를 와서 저희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습니다. 10명이 넘는 청년들과 목사님 내외분이 함께 오셔서 예배시간에 특송을 하고 애찬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주일 예배를 함께 드리기 위해 나온 군부대 용사들도 또래 청년들의 특송에 자극을 받아 “우리가 특송을 더 잘 할 수 있다.”며 황급히 특송을 준비했습니다. 덕분에 지난주일 예배는 찬양이 가득한 예배였습니다.

   지난주의 핫 이슈는 큰아이의 캠프 참여였습니다. 교육청에서 시행하는 캠프였고 대전에서 2박 3일 동안 숙식하며 진행이 되었습니다. 캠프장으로 갈 때는 고성에서 서울로 가서 캠프장으로 가는 셔틀 버스를 무사히 탔습니다. 매일매일 캠프소식을 SNS를 통해서 알려주어서 핸드폰이 없는 큰아이와 연락이 닿지 않아도 무사히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큰아이가 돌아오는 주일이었습니다. 대전으로 데리러 가자니 왕복 10시간은 걸릴 것 같아 하루 만에 다녀오기에는 무리이기도 하거니와 주일에 제가 없으면 성도님들이 찾으시니 자리를 비우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돌아올 때에도 큰아이가 서울로 오는 셔틀 버스를 타고 오면 저희가 오후 예배를 마치고 서둘러 서울로 가서 큰아이를 픽업하기로 했습니다. 혹여 휴가철이어서 서울로 들어가는 차가 많아 저희 도착 시간이 큰아이의 서울 도착 시간보다 늦어질 경우 서울에 계신 시부모님께 큰아이를 픽업해 달라고 할 계획이었습니다.

  큰아이는 대전에서 캠프를 마치고 두시가 되기 전에 출발을 했고 저희 가족은 고성에서 두시 경에 출발을 했습니다. 출발하면서 도착시간을 검색해 보니 5시 30분을 넘길 것으로 예상이 되어 시부모님께 큰아이를 픽업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어른들의 의사소통은 오류가 있었고 큰아이가 버스에서 내릴 때 시부모님은 다른 장소에 계셨습니다. 인솔교사의 전화를 받은 남편은 시부모님이 큰아이를 마중 나가 있으니 큰아이가 길을 건너도록 지도해 달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긴장은 이 지점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다시 저희에게 전화하신 시부모님과 통화하던 남편은 시부모님이 큰아이가 내린 곳에 계시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화기도 없는 큰아이는 넓은 대형차량 주차장 길 건너에 덩그러니 내려졌고 셔틀차량은 이미 다른 행선지로 이동을 했습니다. 더운 날씨에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주차장 길가에 내려 길을 건넌 큰아이를 생각하니 하늘이 노래졌습니다. 누군가 어른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길을 건넜을 텐데 건너고 보니 아무도 없으면 얼마나 당황할지 짐작이 되었습니다. 신경이 예민해진 남편과 저는 황급히 112에 전화를 걸어 큰아이가 내린 장소와 인상착의를 설명하고 큰아이를 찾아서 보호해 달라고 했습니다. 인근 지구대 대원이 이내 전화가 와서 다시 큰아이의 인상착의를 묻고, 큰아이를 찾았다고 전화가 오기까지 20여분이 걸렸습니다. 그 짧은 시간이 저에게는 정말 긴 시간이었습니다.

   무사히 큰아이를 찾아서 감사했습니다. 큰아이는 아무도 없는 길에 혼자 그늘을 찾아 쭈그리고 앉아서 울고 있었답니다. 경찰차가 몇 번 지나갔지만 바쁜 일이 있는지 빨리 지나가서 도움을 청할 수 없었고 다른 차들도 다들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가서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앉아서 엄마 아빠를 다시 못 만날까봐 무서워서 울고 있는데 경찰이 와서 이름을 묻고 경찰서로 같이 가자고 했답니다.

   큰아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시 엄마 아빠를 못 만날까봐 무서워서 울었어요. 그런데 엄마를 다시 보니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 들었어요. 기분이 좋아졌어요.” 큰아이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연신 싱글벙글하며 제 팔을 붙들고 웃었습니다. 미리 큰아이가 혼자 길에 앉아 울고 있지 않도록 준비하지 못한 저의 미숙함이 후회스러워 저는 자꾸 눈물이 났습니다. 별 것 아닌 해프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속으로 ‘다시는 내 아이가 혼자 길에서 울고 있도록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괜히 독을 품고 그렇게 다짐 했습니다.

  큰아이가 혼자라는 사실을 알고 당황한 순간부터 큰아이를 찾았다는 경찰관의 전화를 받기까지 20분이었습니다. 큰아이가 버스에서 내려 경찰관을 만나기까지의 시간은 그보다 더 길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애타는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잃어버린 양을 찾고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 어떤 마음인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 저의 잃어버린 큰아이를 찾은 것처럼 하나님의 잃어버린 양을 찾을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