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남북통일에 대한 잡상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양사언-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6.12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

갑작스런 남북 정상회담 개최, 그리고 트럼프의  화담 취소에 대한 취소,

일련의 혼란스런  소식을 지켜보며  떠오르는 시가 바로 초등학교 때  읽었던 

‘양사언’의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는 시였다.

꿈이 아무리  높고 가는 길이 험하더라도 이루고저 하는 굳은 신념과,

그것을 실현하려고 하는 강인한 의지만 가지고 있다면 언제가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역사의  이치가 심는대로 거두는 것이 순리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역전과 역전이 거듭되는 한 편의  숨막히는 한편의  드라마 같기도 했었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조선의 독립을 성스러운 민족의 과업이라고 인식하시고,

“우리가 세운 목적이  그른 것이라면 언제든지 실패할 것이요, 우리가  세운 목적이 옳은 것이라면

언제든지 성공할 것이다’ 라고 주장 하셨다.   또, 김구 선생님은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느님께서 물으신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오직 대한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세 번째 물으셔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

‘내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도산의 조선독립은 성스러운 민족의 과업이고 옳은 하늘의 뜻이라는 확신은

100% 맞았다.  김구 주석의 대한 독립에 대한 소망은 이루어졌다.

이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단군의 후예들인  우리 민족에게  자주 독립만큼이나

성스러운 민족의 염원이자 과업은 평화통일이다.  그리고  민족 통일은  하느님이

우리 민족에게 약속하신 평화와  번영의 꿀이  흐르고 있는  약속의 땅이요,

성스러운  민족의 성지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적어도 지금의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는 민족 교유의 지혜가 있다. 성스러운  과업은 인간의 지혜와 노력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하늘의 감읍함이 함께 해야  한다.

계획을 세우는 것은 인간들이나 그 뜻을 이루는 것은 하늘이다.

성스러운 민족통일의  과업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민족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지극과 정성으로  하늘을 감읍케 해야 한다. 

6.25 전쟁이 어떠한 전쟁이었던가?   250만이라는 우주보다 소중한  인명을 앗아간

세계 이차대전 이후 최대의 비극이었고, 최대의 전쟁이었다.

그것도 선하디 선한 우리 민족들이 이념의 가면을 쓴 동서 강대국들 간의  패권다툼에

끼어들어  가족과 가족,  친구와 친구의 가슴에 서로 총칼을 겨누며 살육을 자행했던

천추의 한을 남긴  민족 상잔의  비극이었다.  그 피맺힌  한들을 어찌 68년만에 씻을 수 있겠는가?

논리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천년도 부족하다.

그러나 인간들의 간절한 소망이 하늘을 감읍시키면  하늘의 뜻이

천둥번개처럼 예기치 않게 들어닥치기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하는 법이다.

그걸두고 현대  양자론의 ‘양자의 도약 이론’ 을 빌려

‘역사의 도약’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본시  사랑이나 평화는 섬세한 유리잔과 같은 것이다.  조급하고 거칠게 다루거나,

흥분한 나머지 뜨거운 물을 갑자기 쏟아부으면 쉽게 깨지고 만다.

매사에는 하늘의 때가 있다. 깨어난 민족일 수록 참신랑을 기다리는 간절한 신부의 심정으로

역사의 흐름을 지켜보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로 싸울 때도 있고, 서로 화해할 때도 있으며,

가는 길을  서두를 때도 있고,  조용히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그 때를 알아차리는 자들만이  자신의 운명에 대한 주인이 될 수 있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불확실하고 허구한 가정에 기초한 예측이나, 부질없는 논쟁들을

가급적 회피하며 평화로 가는 길목들을 침묵으로  지켜보려고 노력해 왔었다.

 평창 평화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  동포들이 서로 껴안고 눈물을 흘렸을 때나,

남북 정상들이 판문점에서 만나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한 민족임을 확인 하였을 때도,

울컥한 가슴을 조이고 밤을 지새우며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었다.

‘혹씨라도 저 따사한 분위기가  경거망동으로 깨질지도 모른다’ 는  조심스러움으로.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이 벌이고 있는 평화를 가장한  정치쏘다.

남북 평화는 남북 정상들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가면극이다,

문대통령이 한반도를 공산화 시키려는 김정은의 음모에 놀아나고 있다 .” 라는

프로파겐다에 접할 때도   ‘조금만 기다려보면 그 진실이 밝혀지겠지” 하는 심정으로

직접적인 반론을 자제하려고 무척  노력해 왔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의 솔직한 목소리를 낼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시대이고 새로운 질서를 두려워하며  저항하는 반동세력이 있기 마련이다.

조선을 송두리째 일본에게 강탈당한  을사 보호조약 때도

목슴을 걸고 이를 적극 지지했던 오적들도 있었고, 굴욕적 조약에  항거해서

자결을 했던 민영환 같은 지사들도 있었다. 100만이 넘는 조선 백성들이  태극기를 들고 일어나

“ 대한독립 만세” 를 외칠 때에도 이에 맞서 ‘일본 천황 만세’를 부르며

조선인들의 가슴에 총칼을 겨누었던 친일파들도 있었다.

대동아 전쟁 당시,  위안부들 공출에 항거해서 목슴은 헌신짝처럼 내던진  휴머니스트

인권옹호자들도 있었고,  황국 시민을 자처하며 앞장서서  이를 적극 강요했던

악질 반인륜적  매국노들로 있었다.

어찌 그뿐이겠는가?   8.15 광복을 맞아 온 한반도가 태극기 물결도 대한독립 만세 소리로

뒤덮혔을 때  조선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는  이런 망언을 남기고 일본으로 도망 갔었다.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을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데 조선인이 제 정신을 차리고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 이상의 세월이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민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지교육을 심어 놓았다. 결국 서로 이간질 하며

노예적 삶을  살것이다.  보라!  조선은 식민지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그 민족의 철천지 원수 아베의  망언을 철통같이 믿고 따르고 있는

식민지교육의 노예들이 아직도 한반도 땅 위에 득실거리고 있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어차피 역사란 새로운 질서로 창조하려는 진보세력들과

기존 질서를 수호하려는 수구세력들 간의  끊임없는 투쟁의 과정에 불과하다.

북미 정상회담을 한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는 트럼프의 주장은그냥 내뱉는

헛소리만은 아니다.  지난 역사에 숨겨진  진실이 그러했었다.

국제관계는 국익을 신앙으로 믿고 벌여나가는  치열한 죽고살기의  게임이다.

내가 알고 있는 한 국제관계에는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안인들이

존재해 본 적이 없었다.

북미 정상회담이 6.12일 날  싱가포르에서 개최되기로  확정된 날이었다.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이웃,  John 이  숲 속에서 파이어플에이스 용  장작을 쪼개다 말고

혼자서 산책 중이   나를 불러 세워,

“Bill!  한국인으로써  너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며 

나의 의견을 물어왔다.  John 은 평생을 미국정부에 근무하다가 7-8년 전에 은퇴한

미동북부  출신 충성스런 공화당원이다.

28세 젊은 나이에 조국을 떠나  40여년 이상을 그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왔으나

백인들 눈에 비친 나는 항상  외국인이고 이민자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미국에서 살아가는  햇수가 더해 갈수록   “피는 물보다 더 진하다”  는

이민자로써의 외로움이 깊어만 가는 것이 사실이다.

“글쎄, 기대는 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두고 봐야겠지.   내 생각으로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북미 정상들이 상대방의  진정성를 얼마나 깊게 믿고 신뢰하느냐 겠지..

유교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들은 미국인들과는 달리 명분이나 자존심을

실리보다   더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지.

승자가 모든 것을 취하는 카우보이 문화에 익숙한 미국인들은

쉽게 이해하기가 어려울꺼야.”

John 은 내 말을 듣고나서  잠시 망설이더니

“나는 어떠한 평화도 전쟁보다는 훨씬 더 값지다고 믿고 있는 기독교인이야.

전쟁은 그 자체가 악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네 말을 듣고보니

트럼프의 변덕스럽고 예축이 불가능한 거친 언행이  혹씨라도  북미 정상회담을  망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구먼.. …..” 하고 머쓱하게  대답했다.

나는 스스로 미국을 조국으로 택한 미국  시민권자 중 한 사람이다.

내 후손들도 대대로 미대륙에서  미국 시민권자로 살아갈 것이다.

나는 여지껏 나의  선택을 단 한 번도  후회해 본적은 없다.

그러나 또한,  대한민국이 언젠가는  통일이 되어 미국보다 더 자유롭고

풍요로운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단군의 후손으로써 소망을  버린 적도 없다.

이땅에 살아갈 나의 후순들이 단군의 피를 물러받은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05/27/2018

버지니아 숲 속에서

박평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