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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올라가 하늘에서 별이 된 아이들, 잊지 않겠다"세월호 참사 4주기 기억예배 “세월호 참사를 결코 잊지 않겠다”
심자득  |  webmaster@dangda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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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년 04월 15일 (일) 21:39:34
최종편집 : 2018년 04월 20일 (금) 02:56:15 [조회수 : 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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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4시 16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내의 야외공연장에서는 1,300여 기독교인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고 기억하자는 ‘4주기 기억예배’를 드리며 “세월호 참사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정부가 내일 (16일) 오후 3시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 이후 4년 동안 설치되어 있던 정부 합동분향소를 철거하기로 함에 따라 안산합동분향소에서 드리는 마지막 예배였다. 화랑유원지에는 내년 초까지 추모공원인 ‘416생명안전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선”

 

단원고 2학년 5반 이창현군의 어머니 최순화 집사는 예배의 시작을 알리는 ‘예배로의 초대’ 기도문에서 “4년이 흘렀지만 아이들의 목소리는 작아지지 않았다. 304명 목소리가 들리는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고 묻고 “진상을 규명해야 할 언론이나 권력자들은 진실 감추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잊어버리는 순간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함께 서로 돌보며 살아가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개발이나 발전을 최고로 여기는 것과 이별하고 내 이익이 좀 줄어들고 삶이 조금 불편해지더라도 이웃과 더불어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선인 시대를 살아가는 것, 이것이 아이들이 바라는 대답일 것”이라고 기도했다.

 

“바다에서 올라가 하늘에서 별이 된 우리 아이들이 이 땅에 내려와 부활 할 때 까지”

 

고난함께,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생명선교연대, 옥바라지선교센터 등이 주관한 ‘기억예배’에 참석한 이들은 ‘길가는 밴드’와 함께 ‘여기오소서 내주여’,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함께 부르고 세월호 희생자들이 이름을 커다란 노란종이에 하나하나 적어 들고 그 이름을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기도를 맡은 정경일 원장(새길교회, 새길기독사회문화원)은 “언제까지 잊지 않을 것인가? 언제까지 기억할 것인가? 그 아픔의 봄날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을 때 우리는 기억의 기한을 정했던 것인가? 햇수로 따지면 3년 상도 지나 1년을 더 기억했으니 기억은 여기까지, 눈물도 이제 그만 각 자의 일상으로 돌아가면 되는 것일까? 유가족에게는 돌아갈 일상이 사라져 버렸는데. 유가족은 시간이 멈춰버린 4월의 들판에서 정의와 진실의 길을 내며 맨발로 걷고 있는데” 라고 기억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어 예은이 아버지에게 ‘잊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을 상기시키면서 “그 기억으로 오늘 우리의 약속을 갱신하겠다. 이 세상에서 정의 평화 생명의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질 때 까지, 바다에서 올라가 하늘에서 별이 된 우리 아이들이 이 땅에 내려와 부활 할 때 까지, 당신께서 유가족의 통곡을 기쁨의 춤으로 바꾸어 주시고 유가족에게서 슬픔의 상복을 벗기시고 기쁨의 나들이 복으로 갈아입히실 때 까지, 그 때 까지 동행하겠다.”고 다짐하는 기도를 드렸다.

4년 전 그 고통의 즈음에 우리는 약속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 약속 그 다짐대로 지난 4년 동안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단 하루도 잊지 않았습니다. 오늘 이 예배에서 그 봄의 약속을 다시 상기하며 우리 자신에게 묻습니다. 언제까지 잊지 않을 것인가? 언제까지 기억할 것인가? 그 아픔의 봄날,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을 때 우리는 기억의 기한을 정했던 것인가요? 햇수로 따지면 3년 상도 지나 1년을 더 기억했으니 기억은 여기까지, 눈물도 이제 그만, 각 자의 일상으로 돌아가도 되는 걸까요? 유가족에게는 돌아갈 일상이 사라져 버렸는데요. 유가족은 시간이 멈춰버린 4월의 들판에서 진실과 정의의 길을 내며 맨발로 걷고 있는데요.

주님. 그 참혹한 봄에 예은이 아버지가 우리에게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이야기 해 주십시오. 한 달 뒤에도 잊지 않겠습니다. 1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우리에게 호소할 때 ‘그러겠다’고 응답했던 우리의 약속을 기억합니다. 그 기억으로 오늘 우리의 약속을 갱신하겠습니다. 이 세상에서 정의, 평화, 생명의 하느님 나라가 이루어질 때 까지, 바다에서 올라가 하늘에서 별이 된 우리 아이들이 이 땅으로 내려와 부활 할 때 까지 당신께서 유가족의 통곡을 기쁨의 춤으로 바꾸어 주시고 유가족에게서 슬픔의 상복을 벗기시고 기쁨의 나들이옷을 갈아입히실 때 까지, 그 때 까지 끝까지 기억하고 동행하겠습니다. 주님 우리의 이 약속 기억 해 주십시오. 주님 우리가 이 약속 기억하게 해 주십시오.

나를 기억하라 당부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 당부대로 2천년 동안 그를 기억 해 온 교회와 함께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설교 ; 박인환 목사(화정교회) "다시 식탁으로 부르시는 예수"

 

“기억이 선한 역사의 시작”

“예수를 버리고 디베랴 바닷가로 도망간 베드로에게 예수님이 다시 찾아오셨다. 숯불을 피우고 식탁을 예비해 놓고 ‘네가 나를 잊지 않았지?’ 물었고 베드로는 ‘예 잊지 않았습니다’라고 답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네 양을 먹이라’고 사명을 주셨다. 베드로는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시무하는 교회의 학생 예은이가 세월호에서 희생당한 것을 계기로 4년동안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한 박인환 목사(화정교회)는 ‘기억예배’ 설교를 전하며 “기억하는 것이 선한 역사의 시발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4·3, 5·16, 제2인혁당사건, 광주5.18의 학살, 용산참사사건을 예로 들어 국가폭력의 특징은 ‘잊으라’고 한다고 지적한 박목사는 “국가의 이름으로 행한 폭력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용서와 화해도 잊지 않아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유족들이 켠 촛불이 천만이 넘어서더니 결국 악한 정권을 무너뜨렸다”고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기억의 힘’의 실제를 증거했다.

잊는 순간 일어날 일들을 경고하며 안산지역의 정치인들을 향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박목사는 “꽃 같은 단원고 학생 250명이 희생된 이곳 안산에서 정치를 하겠다는 자들이 힘을 합쳐서 외친다는 것이 고작 ‘세월호납골당결사반대’라는 구호더라”라고 꼬집고는 “자기들의 정치적인 이득을 위해서, 표 몇 개 더 얻겠다고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짓들을 한다. 세월호진상조사를 방해할 것이고 유족들의 마음을 비수로 후벼 팔 것이다. 이 싸가지 없는 분들!!”이라고 일갈했다.

박목사는 포로된 이스라엘을 위해 이사야를 보내어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잊지 않기 위해 너의 이름을 내 손바닥에 새겼고 너의 무너진 성벽을 늘 지켜보고 있다”(사49:16)라고 했던 말씀을 유족들에게 들려주며 “사람들은 잊을지 몰라도 하나님은 잊지 않고 기억하신다는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디베랴로 도망간 베드로를 위해 식탁을 마련한 예수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었던 것은 ‘네가 나를 잊지 않았지?’라는 물음이며 ‘예 제가 주님을 사랑합니다’라는 베드로의 대답은 ‘예, 제가 주님을 잊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고백이었다”고 설명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주시는 떡을 먹음으로써 기억을 이어가고 세월호가족들과 함께 다시 시작할 힘을 얻자”고 권면했다.

 

   
 

 

“다시는 세월호가 없기를 바라며”

 

어이 진광수 목사(고난함께), 이현아 목사(성문밖교회)의 집례로 성찬식을 거행했다. 집례자와 회중은 떡과 포도주를 나누며 “주님품에 먼저 안긴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세월호의 아픔과 연대하는 이들을 기억합니다. 또한 진실을 감추는 자들, 처벌받아야 하는 이들이 있음도 기억합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와 가족들, 70년전 제주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 5월 광주에서 불의한 권력에 목숨걸고 맞섰던 사람들, 그리고 아직도 여전히 길위에서, 높은 곳에서 투쟁하는 분들을 기억합니다. 국가폭력, 성폭력, 혐오와 차별로 고통받는 우리의 벗들을 기억합니다. 우리에게 남겨진 몫을 기억하며 하늘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 성찬후 드려진 헌금은 4주기 추모행사와 416예배실 마련, 가족협의회 장소이전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성찬식 후 이진형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양승훈 씨(안산시민, 거성교회)가 들려주는 ‘시대의 증언’과 이회식(수원서화교회), 최민규(새날교회), 강영희(낮은마음교회), 이예은(약수교회)가 연이어 △세월호 참사4주기를 생각하며 다시는 제2, 제3의 세월호가 없는 세상을 바라는 기도 △진상규명을 바라며 드리는 기도 △안산지역과 교회를 생각하며 이 도시에 탐욕과 혐오가 힘을 잃고 사랑과 평화가 일어날 것을 바라는 기도 △생명안전공원 조성을 바려며 분향소에서 드리는 마지막 기도를 드렸다. 기도후에 참석자들은 평화의 노래를 부르며 인사를 나누고 파송의 노래를 부르며 예배를 마쳤다.

예배를 마친 뒤 참석자들은 십자가와 두 개의 노란 리본, 그리고 304개의 희생자 이름이 적힌 노란 종이를 앞세우고 ‘잊지 않을게’를 부르며100여 미터 떨어진 합동 분향소까지 행진했다. 합동 분향소에서 마지막 분향을 했다.

기억예배 참석자들은 “합동영결식이라는 건, 끝난 게 아니다. 이제 겨우 장례식을 마친 셈이다. 그러니까 지금부터가 제대로 된 시작이라는 뜻”이라며 “다시 시작하는 세월호 진상규명의 여정에 함께 하자”고 천명했다.

 

   
▲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은 15일 오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 주변에서 맞은 기억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 인도 : 전이루 목사(옥바라지선교센타)의 타종으로 기억예배가 시작됐다.
   
▲ 예배로의 초대 : 최순화 집사(단원고 2학년 5반 이창현군의 어머니)
   
 
   
 
   
▲ 시대의 노래 : 416합창단 "내 가는 이 길 험난하여도", "그날이 오면"

 

   
 
   
 
   
 
   
 
   
 

 

   
▲ 기도 : 김경일(새길교회)
   
 
   
 
   
 

 

   
▲ 말씀읽기 : 요한복음 21:9-13 김예슬(새벽교회)
   
▲ 찬양 : 연합성가대(고기교회, 청파교회, 평화산책, 화정교회) "주의 사랑 안에서" 지휘-김현숙, 반주-정샘물
   
 
   
 

 

   
설교 ; 박인환 목사(화정교회) "다시 식탁으로 부르시는 예수"
   
 
   
 
   
 
   
 

다시 식탁으로 부르시는 예수

2018.4.15.(세월호참사4주기 기억예배)

요한복음21:9-13

몇 주 전 광화문거리를 지나가는데 어떤 청년이 다가오더니 “죄송하지만 스티커를 하나만 붙여 달라”고 하였습니다. 청년이 내민 보드에는 “생존위안부피해자들이 몇 분일까요?”라는 질문이 있고 그 아래에는 10명, 20명, 30명이라는 숫자와 큰 네모 칸들이 있었습니다. “스물 몇 분인 것은 알겠는데 20명에 가까운지 30명에 가까운지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더니 그 청년이 “세월호 뱃지를 달고계시는 분이셔서 그런지 다행이 알고 계시네요. 스물 아홉명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잊혀지는 것이 안타까워 이렇게 나왔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생존위안부피해자 숫자도 기억하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웠고, 그렇게 거리에 나와서 “피해자들을 잊지 말라”는 캠페인을 하는 젊은 청년들이 참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기억하는 것이 선한 역사의 시발점이 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제가 지난 4년 동안 세월호를 위해 무언가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었던 것은, 세월호참사 사흘 전까지, 주일마다 교회 마당에서, 예배실에서 만났던 우리교회의 예은이를 잊지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착하고 미소가 예쁜 아이였지요. 제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그 아이가 살짝 미소지으며 다가와 “목사님 왜 가만히 계세요?”라고 말할 것만 같아서 가만있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단원고 학생희생자들의 이름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 아이들 모두를 ‘250명의 예은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찌에게 학살당한 600만 유대인을 기억하기 위해 세운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기념관의 이름은 야드 바셈(Yad Vashem)입니다. 히브리어 ‘야드’는 ‘기억’을 뜻하고 ‘바셈’은 ‘이름’을 뜻합니다.

‘야드 바셈’은 ‘희생자 600만 명이라는 집단’이 아니라 ‘희생자의 이름을 기억하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름은 한 개인의 전부를 나타냅니다. 한 사람의 이름에는 그 사람의 얼굴이 있고 그 사람의 삶이 녹아있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면 그의 삶이 내게로 다가옵니다. 그런데 사람들을 집단화시키면 개개인의 이름은 사라져버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와 별 상관이 없는 사람이 됩니다. 홀로코스트 이후 80년이 지났지만 그 때 희생된 사람들은 여전히 80년 전의 모습으로 기억됩니다. 어린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 갔더니 머리 위에 수만 개의 별이 반짝이고 있었는데, 그 별의 수는 나찌에게 희생된 어린이의 수와 같다고 하였습니다. 스피커를 통해 어린이들의 이름이 불려지고 있었고 한 쪽 벽면에는 이름이 불리워지는 어린이의 이름과 사진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24시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이 희생당하지 않고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이미 거의 모두 고인이 되었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사람들은 그들을 80년 전의 이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들의 다짐과 기억이 바로 이스라엘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큰 힘인 것 같습니다. ‘야드 바셈’ 출구 쪽에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망각은 우리를 노예로 이끌고 기억은 우리를 구원으로 이끈다.”

그렇습니다. 기억이 힘입니다. 기억은 머리 속에서만 맴도는 관념이 아니라 우리를 움직이는 힘, 우리를 움직이는 에너지입니다.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힘이며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힘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합니까?

귀한 생명들이 죽어가는 순간에, 구조에 책임이 있는 정부는 살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살리지 않았으며 “왜 구조하지 않았느냐며 울부짖는 유족들에게는 폭력을 행사하였습니다. 그래서 세월호 희생자들의 죽음은 단순히 사고로 죽은 것이 아니라 나찌에 의해 학살당한 유대인들의 죽음과 닮았습니다.

가해자들은 세월호를 빨리 지워버리려고 하였지만, 자기의 아들.딸을 잊을 수 없는 유족들은 국민들에게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였습니다. 그들의 호소는 나의 아들 나의 딸을 한 사람 한 사람으로 기억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월호유족들이 켜기 시작한 몇 백 개의 촛불 곁에,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아니 세월호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였을 때 촛불이 10만이 되고 100만이 되고 1000만이 넘어서게 되더니 악한 정권이 무너졌습니다. 세월호희생자들이 촛불로 부활하여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준 것입니다. ‘왜 가만히 있으라 하며 구조하지 않았는지, 왜 유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였는지’를 밝힐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나 유족들은 아직도 불안합니다. 내일 합동영결식이 끝나면 분향소는 철거될 것이고 세월호안전공원이 건립되기까지는 또 몇 년이 걸립니다. 그 몇 년 동안 혹시라도 잊힐까, 혹시라도 시민들이, 국민들이 잊어버릴까 걱정합니다. 잊어버리는 순간 모든 것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3일에는 제주 4.3사태 추념식이 있었습니다. (미국을 등에 업고) 정권을 잡은 정통성이 없는 불의한 친일부역세력들이 자기들의 정권을 유지하고 공고히 하기 위해 반공이라는 이름 아래 죄 없는 양민을 학살한 것이 4.3의 본질입니다. 경찰이나 군인이나 서북청년단에게 죽임 당하면 그 가족은 그날부터 빨갱이가족이 되었고 빨치산에게 죽임을 당하면 그 가족은 그날부터 반공투사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국가폭력의 희생은,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의 징용. 병용과 군위안부강제동원이 그렇고 해방 후에는 제주4.3과 죄 없는 사람 8명을 간첩으로 몰아 죽인 제2인혁당사건, 광주5.18의 학살, 용산참사가 그렇습니다. 그 외에도 수도 없이 많습니다. 세월호 참사도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입니다.

국가폭력의 특징 중의 하나가 “잊으라”는 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4.3희생자 유가족들은 70년 동안 자기 가족의 죽음을 말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5.18희생자 가족들 역시 최근까지 폭도의 누명을 뒤집어 쓴 채 죽어간 가족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시민들도 그 이야기를 하면 안 되었습니다. 말하는 순간 빨갱이가 되고 종북이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잘 기억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월호참사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 아이들에게는 “가만있으라”고 강요하여 죽이더니 유족들에게는 “잊으라”고 하였습니다. 아들, 딸, 형제자매를 잃은 가족들에게 잊으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살인과 같은 폭력 아닙니까. 그러나 이미 사람의 마음을 잃어버린 탐욕자들은 자기들의 기득권유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 천하보다 귀한 생명의 희생에는 감정이 없었고 유족들의 슬픔에는 공감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세상이 바뀐 오늘도 끊임없이 유족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꽃 같은 단원고 학생 250명이 희생된 이곳 안산에서 정치를 하겠다는 자들이, 제1.제2야당을 한다는 자들이 힘을 합쳐서 외친다는 것이 고작 “세월호납골당결사반대”라는 구호입니다. 자기들의 정치적인 이득을 위해서, 표 몇 개 더 얻겠다고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짓들을 합니다. (이 싸가지 없는 분들!!) 우리가 세월호를 잊지 말아야 할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가 잊는 순간 탐욕에 물든 저급한 무리들이 또 다시 세월호진상조사를 방해할 것이고 유족들의 마음을 비수로 후벼 팔 것입니다. 시민이 잊는 순간부터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의 아픔은 더 증대될 것이고 계속될 것입니다. 

세월호안전공원 부지가 확정되었지만, 지난 4년간, 정치권은 물론이고 시민사회, 심지어 종교계까지도 세월호에 제대로 응답하지 않는 것을 보아 온 유족들은 여전히 불안해합니다. 그러나 저는 유족들에게, “사람들은 잊을지 몰라도 하나님은 잊지 않고 기억하신다”는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수 십 년 동안 이방의 포로가 되어 고통당하며 해방의 길이 보이지 않아 절망하며 “하나님이 우리를 잊으셨나보다”라고 탄식하던 이스라엘민족에게 하나님은 예언자 이사야를 보내셔서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잊지 않기 위해 너의 이름을 내 손바닥에 새겼고 너의 무너진 성벽을 늘 지켜보고 있다”(사49:1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고통 받던 이스라엘백성을 위한 하나님의 기억은 해방과 귀환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세월호안전공원이 희생자들을 위한 기억의 공간이 되고 오고 오는 세대의 안전교육장과 생명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해야 할 시대적인 소명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통당하는 이스라엘백성을 잊지 않고 기억하셨던 하나님의 마음을 본 받아서,

희생자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유가족의 아픔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가해자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국가의 이름으로 행한 폭력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용서와 화해도 잊지 않는 데서부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억이 힘입니다. 기억해야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기억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옵니까? 그리고 어디에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까?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는, 예수님이 체포되어 있던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에서 곁불을 쬐고 있다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고 배반하고 도망갔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이전의 어부생활로 돌아가 동료들과 함께 디베랴호수에서 고기를 잡고 있었습니다. 왜 베드로는 디베랴로 다시 갔을까요? 잊고 싶어서였을 것입니다.

자기 한 목숨 살겠다고 어려움에 처한 스승을 배반한 수치스러웠던 자신. 힘없이 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를 잊고 싶어서 그러지 않았을까요?

그 베드로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예수님은 숯불을 피우고 식탁을 준비해놓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이 피우신 숯불 앞에서 베드로는 예수님과 함께 하였던 최후의 만찬을 기억하였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부인했던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기억했을 것입니다. 조반을 먹은 후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이나 반복하여 물으셨고, 베드로는 그 때마다 “예, 사랑합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나를 사랑하느냐” 라는 주님의 물음은 “너는 나를 잊지 않았지?”라는 물음이며, “예 제가 주님을 사랑합니다”라는 베드로의 대답은 “예, 제가 주님을 잊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고백입니다. 이 고백에는 예수를 버리고 도망갔던 것에 대한 회개의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베드로의 회개와 믿음을 확인하신 예수님은 그에게 “내 양을 먹이라”며 사명을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자기의 실패를 기억하고 돌이키게 하시기 위해 베드로를 다시 찾으셨던 것이고, 그렇게 하심으로써 실패한 베드로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세월호참사후 지난 4년간의 우리의 모습이 혹시라도, 하나님의 아들을 죽이려는 불의한 권력자의 집에 피운 불 곁에서 예수님을 배반하고 도망친 베드로의 비겁한 모습은 아니었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지금, 숯불을 피워놓으시고, 그 곁에 우리가 먹고 새 힘을 얻게 될 식탁을 차리시고 다시 부르시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야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세월호 아이들, 아파하는 이들, 불의의 세력에 고난 받는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함께 하겠다고 고백해야 합니다,

권력자 가야바의 집에서 곁불 쬐던 자리가 아니라 부활의 예수님이 디베랴호수 가에 피우셨던 숯불 곁의 식탁으로 우리의 발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아니, 여러분은 이미 예수님이 피우신 숯불 곁의 식탁으로 오셨습니다. 주님이 베푸시는 식탁은 기억하게 하는 식탁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이 주시는 떡을 먹음으로써 기억을 이어가고 다시 시작할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기억하시겠습니까? 같이 하실 수 있습니까? 같이 기억하고 마음 모으고 손을 잡으며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합시다.

주여, 이제 다시 시작합니다. 전능하신 주님의 은총을 믿으며 세월호가족들과 함께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주여 저희들에게 힘주시옵소서. 아멘.

 

 

   
▲ 봉헌 : 한신대 신학대학원 학생들
   
 

 

   
▲ 성찬식 : 집례 진광수 목사(고난함께), 이현아 목사(성문밖교회)
   
 
   
 
   
▲ 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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