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성령을 받으라고만 했지, 성령 받은 것을 Care하는 사역을 하지 않은 것 같아요...” 얼마 전 장례식장에서 만난 목사님이 하신 말씀인데 그 분은 탁월한 설교자다. 본인이 속한 교단은 물론 타 교단까지 말씀 중심의 부흥사로 인기가 많은 분이다. 돌아오는 길에 그 분의 말을 곱씹으며 영성가들이 실천했던 영성지도(Spiritual Direction) 사역이 떠올랐다. 영성지도란 세상을 떠나 사막에서 수도하던 수도자들에게 후배 수도자들이나 신자들이 찾아와 영적 지도를 구하던 전통에서 시작되었다.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산 수도자들이 인생을 꿰뚫어 보는 지혜를 얻게 된 것은 그들의 생각이 성령이 계시는 마음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혼탁한 생각이 마음에 머물면 생각이 정리되는데 그 이유는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마음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마음과 일치하면 자신의 결핍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전히 많은 결핍이 있지만 심리적으로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기에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의 문제를 묵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영성가들은 “청결한 마음은 명료한 사고를 낳는다.”고 하였다.

안타깝게도 작금의 한국교회는 천박한 교회로 비춰지는 것 같다. 이제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교회를 조롱하는 듯한 대사들이 심심찮게 나온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예수님의 경고가 떠오른다.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한국교회에 성령이 강력하게 임했고 지금도 임하고 있으나 신자들이 영적으로 성숙해지지 못하는 것은 기도의 경험을 지도해 주는 영성지도 사역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영성지도는 개인적으로 하거나 소그룹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기에 새로운 기도 모임이 필요한 것 같다. 새벽기도나 금요기도회 같이 전체 회중이 참여하는 기도회에서는 가능하지 않기에 정기적으로 모이는 기도학교를 제안해 본다. 이제는 성경공부나 제자훈련 심지어 QT 모임도 갈수록 열정이 식어가고 있는데 기도 모임을 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기도 모임은 몇 가지의 장점이 있다. 첫째, 성경공부나 제자훈련 또는 QT처럼 과제에 대한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둘째, 다양한 기도를 통해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고 나누기에 마음의 평안을 경험하고 성화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기도의 바람직한 유익을 경험하게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기도 모임에는 다양한 신자들이 참여하기에 다양한 방식의 기도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기도의 방식은 기도하는 신자의 성격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 교회사를 통해 밝혀진 교훈이다. 그래서 한 가지 기도 방식을 모든 신자들에게 제시하는 것은 지혜로운 접근이 아닐 것이다. 그럼 어떤 기도의 방식들이 있을까? 당연히 통성기도와 침묵기도를 병행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나아가 기독교 영성 전통을 통해 실천된 다양한 방식들의 기도들이 있는데 다음과 같은 기도들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시편의 탄원시를 활용한 정서적 힐링의 기도를 생각할 수 있다. 둘째, 의식을 성찰하는 기도를 하는 것이다. 셋째, 성령의 임재를 갈망하는 찬양을 부른 후에 그 가사를 묵상하며 드리는 기도이다. 넷째,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드리는 기도이다. 다섯째, 창조물을 묵상하며 드리는 기도이다. 여섯째, 예수기도를 반복함을 통해 일상에서도 쉬지 않고 드리는 기도이다. 일곱째, 자신의 장례식을 묵상하며 영성일기를 쓰는 기도이다. 여덟째, 사회봉사를 기도와 연결하여 실천하고 영적 나눔을 갖는 방식이다.

이러한 다양한 방식을 실천하려면 먼저 기도를 실습하기에 앞서 짧은 강의식 설명을 하고 기도 후에는 경험을 나누고 지도하는 영성지도가 필요하다. 이제 다음 주부터 각각의 기도 방식을 구체적으로 나누려고 하는데 독자들에게 유익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