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가 자랑하는 이곳 연못은

강희맹(1424~1483) 선생이 세조 9년 진헌부사가 되어
명나라에 다녀올 때 남경에 있는 전당지에서
연꽃(씨)를 가지고 들어와 지금의 하중동에서
연 재배를 시작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재배지가 되었다는 것.

과연 차량도 많고 참관인도 많은 게
한눈으로 짐작할 수 있고
우리도 한 몫을 차지하며 연밭을 누볐다.

꽃이 특별하다고 느끼는데
이름도 생소한 팻말이 앞에 있다.

바람이 불면 일제히 속살을 드러내는 장관을
사진에 담으려니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사진 전문가인 유담님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면서
앵글을 잡곤 했다.

가시연꽃은 처음 보기도 하지만
저 모습이 만개한 상태인지?
드문드문 있는 가시연꽃을 가까이 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

짝사랑하던 내 마음을 가시연꽃은 아는지 모르는지
수줍은 듯이 반쯤 고개를 내밀었다.

연밭 언저리에 하얗게 피어있는 게 꽃인줄 알았더니 잎새였다.
요즘 화초를 보면 이름부터 궁금해지니
나도 많이 발전(?)했음에, 스스로도 대견하다.

슬슬 피로가 밀려온다.
눈치를 챈 유담님이 쉬라하며 혼자 멀리 걸어간다.
앉을 곳이란 간이식당의 의자뿐

자리세를 내기 위해서라도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
처음 듣는 연잎칼국수를 주문했다.

방금 전에 냉면을 먹었는데도 용케 콩국수가 댕긴다.
이러면 안되는데...의사가 다이어트를 하라 했는데...

한 시간 반갸량의 감상을 끝내고
네 시부터 있을 김포 행사에 닿아가려고 자리를 떴다.

넓고 많은 연꽃을 생전 처음으로 보았으니
원 없이 연꽃을 만났음에 대만족이다.

올여름은 연향 속에서 황홀한 시간을 누렸다. 

연꽃의 꽃말은 <순결>이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