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일본의 한 달력에 광림교회 사랑부 발달장애인 조희제 작가의 작품 3점(제목: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님, 최후의 만찬, 자동차)이 실렸다. 자신의 작품이 실린 일본달력과 이미지 사용료가 들어있는 봉투를 전달받은 조희제 작가는 “가족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다”며 기뻐했다.

조 작가는 사랑부 미술 수업이 시작된 15년 전부터 함께했으며, 통학을 혼자 할 수 없어 수업을 중단해야만 할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그림에 대한 달란트가 있다는 지도교사의 간곡한 설득에 부모님은 그 어려움을 감수하기로 결단했다.

“희제의 데생은 아주 독특했어요. 스케치에 방해가 될 수도 있는 심한 손떨림이 오히려 강점이 되어 희제 만의 독특한 선들을 그려내는 멋진 작가가 되었다”며 이은경 교사는 함박웃음을 짓는다.

사랑부 미술수업은 2003년 시작되었다. 대부분 지적장애나 자폐성장애가 있는 학생들로 처음에는 “못한다”면서 점 하나 찍기, 선 하나 긋기도 어려워했었다. 그러나 교사들의 아낌없는 사랑과 오랜 기다림으로 학생들은 마음의 문을 열었고, 긴 연습을 통해 내면세계를 세상에 표출해 소통하게 되었다.

2003년 12월 제1회 ‘빛을 그리는 아이들’이라는 주제로 웨슬리 교육관에서 사랑부 학생들의 작품전시회가 시작되었다. 해마다 교회 내에서 하던 전시회가 2010년부터는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외부전시회로 확장되었다. 외국인을 포함한 많은 방문객들은 작품에 큰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광림교회는 이 작품들로 달력을 제작해 학생들이 당당한 작가로 서게 했다.

<국제발달장애미술전>이 2013년 9월 ‘광림교회 60주년 사회봉사관 개관 기념전’으로 광림사회봉사관 7층에서 열렸으며, 일본 조이클럽 발달장애 아티스트들과 함께 해 세계로 지경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김정석 담임목사는 “장애를 치료적 관점이 아닌 예술적 요소로 보고, 장애가 장애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전문작가로 당당히 세상과 소통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사랑부 발달장애인 화가들은 더 이상 장애의 어둠속 절망에 머무르지 않고 세상을 향해 당당히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출한다. 그 작품들은 단순한 그림을 넘어 한 줄기의 빛으로 오신 하나님이 주신 꿈과 희망이었다.

이들의 뒤에는 작가들이 달란트를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오랫동안 지도해 온 이은경, 박소영, 오원경 미술전문 교사들과 다양한 기획전시를 담당한 이인혜 큐레이터의 노고와 사랑이 있었다. 사랑부, 그곳에서 진정 예수님의 이적과 사랑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