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이 모이면 호랑이도 만든다? 다시 말해 거짓말이라도 여럿이 하면 다른 사람이 믿는다는 뜻이다. 아주 무서운 말이다. 무엇을 근거로 하든, 근거가 없든 상관없다. 특히 민주주의(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는) 세상에서 사는 우리에게는 더더욱 실감나는 말이다. 언론의 힘이란 참으로 대단하다. 아마도 그 속성상 삼인성호의 정신이 들어있다면(충분히 그럴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언론(언로<言路>)이 사회를 망치는 것은 시간문제다.

매스컴만이 언로는 아니다. 교회라는 사회도 언로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 그리고 흩어지는 곳이 교회이지 않은가. 교회의 성원들은 모여서 무엇인가를 담아가지고 사회로 나간다. 그 담은 것을 또 그들의 삶의 터에서 질펀하게 늘어놓는다. 그러고 보면 교회만큼 정직하게 언로의 기본에 충실한 곳도 없지 싶다.

그런데 교회에서 삼인성호의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상상하기도 끔찍하다. 그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 교회라는 곳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없는 것도 있게 하시고, 있는 것도 없게 하시는 하나님의 속성을 닮아서 그런지, 교회의 성원들 중에는 없는 것을 잘도 지어내고, 반대로 있는 것도 아니라고 엄연하게 세상에 내어놓는 이들이 있다.

그렇다고 동의하는 사람들이 교회밖에 많기에 ‘다빈치코드’ 같은 이야기들이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사회의 꼭대기에 등극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100% 동의할 수는 없지만, 정치인 다음으로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이 목사라고 하면 어떻게 할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세상에는 그렇게 믿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신앙인인 우리는 잊으면 안 된다.

아마도 그들 중에는 예수의 이야기가 초대교회의 삼인성호의 작품이라고 믿고 싶은 이들이 많다. 그들은 현재의 교회를 보며 초대교회의 숭고함과 진실성마저 의심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지 않나 싶다. 초대교회는 아닌데 요즘 교회는 적지 않게 ‘삼인성호’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만든다.

교회의 성원 중에는 도둑놈도 있다. 간음을 저지른 이도 있다. 양심불량인 인간도 있다. 그 누구도 교회에 시험을 보고 들어간 게 아니기에 얼마든지 이들과 참 신앙인이 공존할 수 있다. 아직 변하지 않아서 그런 사람도 있고, 변화를 체험하고도 실수로 그런 이들도 있다. 그런 게 바로 교회다. 그러고도 안 그런 척하는 인간들이 있어 교회가 시끄럽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일이 없는데 여러 사람이 그렇다고 말하므로 그게 진리인 줄 믿는 이들에게 희생된 이가 있다면 어떻게 할까. 몇 달 전 다른 교회로 자리를 옮긴 내가 존경하는 한 목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 목사님이 간음을 했다지요?’ 그의 말인즉슨, 좋은 교회(큰 교회?)를 놓고 더 열악한 교회로 옮긴 것은 분명 무슨 문제(돈이나 여자 문제)가 있을 거라는 거다. 그러나 내가 아는 그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

이제 교회는 더 이상 삼인성호의 장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저지른 일이 있는 이는 자신에게처럼 남에게 솔직하게 회개했으면 좋겠다. 반대로 직접 경험한 일이 아니라면 남의 말만 듣고 남을 희생시키는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삼인성호의 사건이 더 이상 하나님의 교회에서 일어나면 안 된다.

▲ 김학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