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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예의지국?먼저 인사하면 어떨까
김학현  |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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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09월 30일 (토) 06:24:50
최종편집 : 2017년 09월 30일 (토) 06:33:55 [조회수 :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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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거론하지 않아도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며 효(孝)와 예(禮)를 중시하였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생각은 한국 윤리사상의 근간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석에 생각해 볼 말이다.

원래 이 말은 중국의 '동이열전(東夷列傳)'의 '동방예의군자지국(東方禮義君子之國)'에서 유래한 말이다. 공자가 "그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가 예의에 있어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으뜸인 것이 인정되었다.

그런데 이 말이 정말 맞는 것인가? 우리나라 사람이 예의가 바른가 말이다.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안면이 있거나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정말 이 말이 통한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이 말은 거짓말이다.

서양 이야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미국에 갔을 때의 경험으로 볼 때 그들이 되레 인사성이 밝다고 느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지만, 길을 걸을 때 너무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거리를 제외하고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을 보기가 힘들었다. 손을 들어 치켜 올리며 ‘하이’ 하거나, 아니면 ‘헬로우’ 하고 지나간다. 이게 그들의 인사법이다.

미국이 아니더라도 예전에 대천해수욕장 선교사 별장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도 그들은 그랬다. 선교사 가족이 근무하는 우리에게 먼저 인사를 했다. 그러면 우리는 어색하게 손을 들어 올리곤 했다.

그런 인사를 받았을 때, 동방예의지국의 한 사람으로 부끄러움을 느꼈었다. 그들이 먼저 인사하는 걸 배워 이후에는 나도 자유롭게 먼저 ‘하이’ 하곤 했었다. 그것은 너무도 자연스런 그들의 일상이었다. 그러나 우리넨 모르는 사람에겐 너무나 냉담하다. 그러면서도 꼭 ‘동방예의지국’을 찾곤 한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요샌 새벽기도를 마친 후 해안길을 걷는다. 태안의 해안길 중 노을길, 샛별길, 바람길이 안면도에 있다. 이 길들을 다 걸어보려고 한다. 운동도 하고 경치 구경도 하고, 일석이조다. 이른 아침이라 여러 사람을 만나진 않지만 그래도 몇 명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만나는 사람 모두가 찬바람을 쌩하고 일으키고 지나간다. 모두 동네 사람일 텐데 말이다. 휴가철이나 주말에는 관광객도 있어 좀 더 많은 사람들을 이 길에서 만난다. 그러나 한 결 같이 인사는커녕 본 듯 만 듯 지나친다.

그래서 나 혼자 결심했다. 먼저 인사하리라고. 그리고 그 결심을 실천했다. 햐, 근데 그 반응이 엄청나다. ‘어? 이게 뭔 짓이야?’하는 것 같은 쌀쌀한 눈빛의 반응, 인사에 대한 반응치고는 너무 아찔했다. 그렇게 첫날을 보낸 그 다음날 정말로 인사할 용기가 나질 않았다.

그러나 어찌하랴? 이미 엎질러진 물. 계속 그렇게 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한 사람만 얼떨결에 ‘안녕하세요’로 반응을 보였다. 지금도 어떤 사람은 쌩하고 그냥 지나가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 인사에 답례를 한다.

교과서에서 만나는 ‘동방예의지국’이 아니고 실제 생활에 훈훈함과 사랑을 전하는 그런 ‘동방예의지국’을 써나가기를 원하다. 우리 모두가….

   
▲ 김학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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