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기독교연합회관에서의 한교연 실행위 및 임시총회 모습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이 7월 27일 오후 제6-2차 실행위원회, 제6-2차 임시총회를 잇달아 열어 한교총과의 통합 추진을 승인했다. 하지만 몇 가지 지적된 문제점들에 대해 아전인수식으로 해석 및 사실 호도성 발언으로 회원들을 설득해 추후 문제 발생의 소지를 남겼다.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중강당에서 열린 실행위원회와 임시총회에서는 ‘통합 권한을 통합추진위원회와 대표회장에게 위임해 추진하고, 최종적으로 총회를 대신해 임원회에 보고한 후 시행’키로 만장일치 결의했다.

이 과정에서 아전인수식 해석 및 사실 호도성의 발언으로 회원들을 설득한 내용들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통합 상대가 누구인가’에 대한 것이다. “가칭 한교총(한국교회총연합회)은 법인체도 아닌데, 한교연의 통합 상대가 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정서영 대표회장은 “한교연이 통합하고자 하는 대상은 한교총이 아닌 교단장회의”라고 못 박았다.

이어 정 대표회장은 “한교연은 한교총의 실체를 한 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면서 “다만, 교단장회의 측을 중심으로 한교총이 조직된 만큼, 그 이름만 병기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납득이 안 되는 얘기로 나쁘게 말하면 ‘말장난’이라는 지적이다. 교단장회의라는 실체가 명백히 존재하고, 한교총은교단장회의 내에서 ‘새로운 연합단체 설림 추진에 동의하고 참여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한 15개 교단이 모여 출범식까지 가진 단체라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정 대표회장은 “교단장회의에는 예장 통합 등 이미 한교연 회원인 곳들도 있다”는 지적에 “사실상 15개 교단 중 한교연 회원이 아닌 교단들(예장합동, 기감, 루터회 등)과 통합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답했다.

통합추진 실무 3인 중 1인인 황인찬 목사는 “한 교단씩 (한교연)에 들어오면 세상 편할 일인데, 통합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우리가 (통합 불발의) 책임을 지게 된다”면서 “개인적으로 자존심 상하고 자괴감 드는 일”이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한교총은 지난 19일 공문(한교연은 괴문서로 치부하고 있다. 사진)을 보내 자신들이 통합의 주체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바, 한교연 통합추진 관계자들의 이러한 발언은 아전인수식 해석이 아니면 반대 의견을 잠재우기 위한 사실 호도 발언이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이에 이를 부인하려면 앞서 지적된 사항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답 및 ‘한교연 회원이 아닌 교단들과의 통합’인데 회원교단인 예장통합 총회장이 통합 상대의 대표가 돼 서명했고, 통합협상 전면에 나선 것에 대해서까지 명쾌한 답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둘째는, 군소교단을 배제한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는 우려의 목소리에 대한 답변에서 나온 대표회장 선출 방식에 대한 것이다.

통합추진위원장 고시영 목사는 경과 보고에서, 합의된 5년을 협상을 통해 3년 정도로 줄일 수는 있겠지만  ‘1천교회 이상 교단장으로 구성된 상임회장단을 구성해 대표를 추대하는 방식’은 따라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교총이 그 이유로서 ‘과열된 선거로 인한 금품살포와 중상비방 등 이익단체들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을 내세우고 있는바, 딱히 반대할 명목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안정되고 나면 7ㆍ7정관의 정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가ㆍ나ㆍ다 군’ 제도가 시행될 수 있어 중소교단들에게도 대표회장직을 맡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게 고시영 목사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한국교회의 금권선거를 대표하는 말로 ‘10당5락’(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10억원을 쓰면 당선되고, 5억원을 쓰면 낙선한다)이 떠돌고 있는데, 해당 발언의 당사자와 당시 선거 상대방의 소속 교단이 바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초대형교단인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이다.

이에 책임 당사자들이,책임지는 모습 대신 모든 잘못이 중소교단에게 있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는 한편, 그것을 빌미로 자신들이 돌아가며 대표회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행위를 한교연 이 따끔하게 지적하기는커녕 그냥 동의하는 것은 진실 호도에 대한 동참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이날 실행위원회에서 고시영 목사는  “통합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아직 논의 단계이지 결의된 사항이 아니다.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며 교단장회의와 통합을 추진하는 중 한기총이 정상화가 된다면 한기총과 선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황인찬 목사는  “결과를 예단하지 말고 통합을 추진토록 해 달라”면서 “해주면 한교연에 누가 되지 않도록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 한교총이 지난 19일 보낸 공문(한교연은 이를 괴문서로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