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9장 1-8절

하나님의 은총을 베풀라

가. 은총을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1절, “다윗이 이르되 사울의 집에 아직도 남은 사람이 있느냐 내가 요나단으로 말미암아 그 사람에게 은총을 베풀리라.”

* 본문은 다윗이 우여곡절 끝에 왕이 된 후의 이야기다. 다윗은 사울의 집에 살아남은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은총을 베풀겠다고 선언했다. 그것도 하나님의 은총을 베풀겠다고 하였다(3절). 사울의 집안에 살아남은 사람에게 은총을 베풀어서 하나님께 받은 은총을 갚겠다는 선언이었다.

* 하나님의 은총은 값없이 주시는 선물이다. 아무런 자격이나 공로가 없어도 주시는 은총이다. 다윗은 자신이 왕이 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총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윗은 이 은총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은총을 베풀고자 하였다. 성도들은 다윗처럼 은총을 베풀어야 한다.

* 여기서 ‘은총’(헤세드)은 ‘선대’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은총은 추상적인데 구체적으로는 선대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룻이 나오미에게 보여준 선대(헤세드)는 은총의 체현이다(룻1:8). 성도는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사람으로서 이웃에게 은총(선대)을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 하나님의 은총을 잊는 것이 문제다.

3절, “내가 그 사람에게 하나님의 은총을 베풀고자 하노라.”

* 다윗은 사울의 집에 살아남은 사람을 찾아 하나님의 은총을 베풀겠다고 하였다. 여기서 그가 베풀려는 은총을 ‘하나님의 은총’이라고 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이것은 하나님께 은총을 받았으니 다윗 자신도 은총을 베풀겠다는 뜻이다. 자격을 따지지 않고 은총을 베풀겠다는 것이다.

* 문제는 하나님께 받은 은총을 잊어버리는 데 있다. 이것은 사실 하나님께서 걱정하셨던 부분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부강해질 때에 하나님의 은총을 잊을까 염려하셨다(신8:13-14절). 하나님의 은총의 선물을 자신의 능력으로 얻은 줄 알고 교만해지는 것을 경계하셨다(신8:19-20절).

* 하나님께서 은총 받은 것을 잊으면 하나님께는 불순종하게 되고, 사람들에게는 냉정하고 인색하게 된다. 예수님은 비유에서 일만 달란트를 탕감 받고도 백 데니리온 빚진 동료를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을 호되게 책망하셨다(마태18:21-35절). 사람이 하나님께 ‘일만 달란트’ 탕감 받은 은총을 잊는 것이 문제다. 다윗은 하나님께 받은 은총을 잊지 않고 은총을 베풀고자 하였다.

다. 은총을 베풀려면 긍정적 사고를 해야 한다.

7절, “다윗이 그에게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내가 반드시 네 아버지 요나단으로 말미암아 네게 은총을 베풀리라 내가 네 할아버지 사울의 모든 밭을 네게 주겠고...”

* 다윗이 므비보셋에게 은총을 베푼 것은 요나단 때문이었다. 사울을 생각하면 므비보셋은 죽여야 할 원수의 손주일 뿐이다. 그러나 요나단을 생각할 때는 깊은 관심을 가져야할 친구의 아들이다. 여기서 다윗은 사울과의 관계를 뛰어넘어 요나단과의 관계에서 생각하였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울과의 관계를 들어 므비보셋은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보편적인 생각이다. 므비보셋 자신도 사울과의 관계 때문에 다윗을 두려워하였다. 그런데 다윗은 이를 뛰어넘었다. 요나단으로 말미암아 므비보셋을 선대하였다. 이것이 진정 긍정적 사고의 결과다.

* 은혜는 물에 새기고 원한은 돌에 새긴다는 말이 있다. 대체로 열 번을 잘해주어도 한 번 잘못하면 그럴 수 있느냐고 따진다. 이것은 부정적 사고의 결과다. 누구에게나 긍정적이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기 마련이다. 다윗처럼 은혜는 돌에 새기고 원한은 물에 새겨야 한다(긍정적 사고).

라. 은총이 은총을 풍성하게 한다.

8절, “그가 절하여 이르되 이 종이 무엇이기에 왕께서 죽은 개 같은 나를 돌아보시나이까 하니라.”

* 다윗이 베푼 은총은 므비보셋의 마음을 녹였다. 사실 므비보셋은 다윗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다윗을 향한 증오도 있었을 것이다. 사울의 집과 다윗의 집 사이의 싸움 때문에 므비보셋은 왕이 될 기회를 잃었다. 그러나 다윗이 베푼 은총은 이 모든 것을 녹여버렸다.

* 므비보셋은 다윗 앞에 엎드려 “이 종이 무엇이기에 죽은 개 같은 나를 돌아보시나이까”라고 하였다. 유대인들에게 ‘죽은 개’는 부정함의 극치였다. 그리고 ‘돌아보다’(완료형)는 더 할 수 없는 최고의 선대를 가리킨다. 사울의 땅을 돌려주고, 왕자의 반열에서 식탁에 앉게 한 것은 큰 감격이었다. 아무 자격도 없고 가치도 없는데 극진히 대해주는 다윗의 은총은 모든 것을 녹여버렸다.

* 은총은 은총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면 더 큰 원한이 쌓인다. 우리의 삶을 무협지 수준으로 만들면 안 된다. 은총을 베풀어야 원한을 녹일 수 있다. 우리가 진심으로 하나님의 은총을 베풀면 묵은 앙금들은 녹아지고 하나님의 화평이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