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m I ?

딤후 3:13-17

디모데후서는 사도 바울의 유언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바울이 디모데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입니다.

바울의 편지를 받은 디모데는 바울의 영적인 아들로서 바울이 개척한 에베소 교회에서 힘들게 사역을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바울은 몇 가지 당부와 함께 그의 힘든 목회 사역에 대한 위로와 격려를 담이 써 보낸 편지가 바로 디모데 후서인 것입니다.

모두 4장 밖에 안 되는 짧은 책이지만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2장 까지는 현재 당하고 있는 시험을 잘 참고 견디라는 것이고,

3-4장 까지는 앞으로 닥칠 배교에 대해 잘 준비하라는 권고입니다.

각 장을 살펴보면 바울은 1장에서 복음의 능력을 상기시킵니다.

거짓 없는 믿음으로 복음의 능력을 쫓아 적들 앞에서 모든 두려움을 이겨내라는 것입니다.(복음을 굳게 잡으라)

2장에서는 신실한 목회자의 특성에 대해 설파한 후, 복음 안에서 참고 견딜 것을 권고합니다.(복음을 의지하라)

3장에서는 다가올 배교의 때를 소개하며, 흔들림 없는 복음의 수호자가 될 것을 당부합니다.(복음을 지키라)

4장에서는 말씀 전파가 절대 명령임을 전하고, 바울 자신의 믿음을 위한 수고와 죽음과 소망을 적시한 후, 마지막 인사말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복음을 전파하라)

특별히 오늘 본문은 배교 시대인 말세의 타락상을 소개하면서 믿음의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당부하는 내용입니다.

말세가 되면,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며, 교만하고, 남을 비방하고, 부모를 거역하고, 감사하지 않으며, 거룩하지도 않고, 무정하고, 원통함을 풀지 않고, 모함하고, 사나우며, 배신, 조급, 자만하여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 보다 더 할 것이라는 것입니다(딤후3:2-4).

말세 때에는 겉으로는 종교생활을 하는 것 같이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종교의 능력은 부인할 것이라(딤후3:5)고 전하면서, 거짓 교사들에 대한 경계를 당부하면서, 성도들은 이러한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가를 권고합니다.

오늘 본문은 그 중의 하나입니다.

“무릇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박해를 받으리라”(딤후3:12)고 하시면서, “악한 사람들과 속이는 자들은 더욱 악하여져서 속이기도 하고 속기도 한다”(딤후3:13)고 했습니다.

저는 딤후3:13절이 바로 오늘날 교회안의 세태를 풍자하고 있다고 봅니다.

딤후3:2-5절이 이 세상의 풍조를 풍자한다면 딤후3:13절은 오늘날 현대 교회를 풍자하는 내용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 교회 안에서 서로 속기도 하고, 속이기도 하는 것이 사실일까요?

요즘 서점에 가보면 흥미로운 책들이 많이 출판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의 관심을 갖게 한 것은 ‘불경’이였습니다.

불교의 경전을 번역한 책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금강경에서 배우는 성공비결 108가지, 반야심경에서 배우는 성공비결 108가지, 법구경, 아함경, 천수경, 화엄경에서 배우는 성공비결 108가지라는 등의 책명입니다.

불경의 모든 가르침을 ‘성공비결’이라는 이름으로 풀어 쓴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알고 있는 불교는 ‘성공의 비결’과는 거리가 먼 종교입니다.

불교에서는 오히려 ‘성공과 실패’란 말 자체도 생각하지 말고, 집착하지도 말라고 가르친다고 저는 봅니다.

불교의 핵심교리인 4성제 8정도 만 본다 하더라도 그 목표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일에 집착하지 말고,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집착을 죽여야 한다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라고 저는 봅니다.

그런데 어떻게 불교의 경전을 성공과 실패로 나눌 있느냐는 것입니다.

책을 소개하는 선전 문구를 보면 더욱 가관입니다.

“성공을 꿈꾸는 당신에게 드리는 최고의 선물”, “당신이 바로 행복의 주인공이다”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부처님이 그 책을 보신다면 자신의 가르침을 변질시켰다고 크게 노하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라고 별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여러분, 예수께서 우리에게 성공과 실패의 비결을 가르친 분이시라고 여기십니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핵심 진리가 담긴 산상수훈을 보십시오.

산상수훈은 결코 성공과 실패의 교훈을 심어 주는 가르침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우리는 강단에서 거침없이 성공과 실패로 인생을 재단합니다.

축복을 받으면 부자가 되고, 축복을 받지 못하면 가난하게 된다고 말함으로서 기독교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교훈과 가르침은 결국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자신이 속고 있고, 우리 자신이 속이는 자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오늘날 교회 안에서 전해지고 있는 것이 복음 입니까?

목사가 교회 안에서 설교한다고 해서 그 모든 설교가 복음일까요?

솔직히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속고,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인 것입니다.

한국의 기독교인수가 인구 비율로 보자면 그 비율이 참으로 높습니다.

인구 비율로 볼 때도 세계에서 가장 교회 수가 많은 곳이 한국이며, 한국에서도 군산, 익산, 순천, 여수 등지가 가장 높습니다.

평균 900명당 1개 교회가 세워졌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영향력은 한국 기독교 선교 초기보다 훨씬 미약합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기독교인의 숫자는 고작 한 0.3%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국 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는 한국의 선교 초기보다 인구 비율로 25% 가까이 된다고 하면서도 실제적으로는 그 영향력이 훨씬 더 떨어집니다.

오히려 교회가 존경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고, 또 비판의 대상을 뛰어넘어서 아주 부정적인 집단으로 각인 되고 있습니다.

왜 한국에 많은 교회가 세워지고, 기도의 열정이 식지 않고 있고, 또 교회마다 복음이 전파되고 있는데, 한국 교회와 한국 사회가 이렇게 부패하고 타락해져 가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저는 목회자요, 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점점 선교의 길도 막혀 가고 있고,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라는 구성체 역시 점점 험악하고 각박해져 가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끔찍한 일들이 뉴스에 자주 등장합니다.

참으로 비극 적이고, 각박한 사회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은 우리들이 사는 오늘날의 문제 뿐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마 200년 전, 프랑스라고 하는 사회에서도 지금과 꼭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당시로서는 아주 심각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빅톨 위고’라고 하는 사람이 기독교적인 바탕에서 사회를 통렬히 비판하는 책을 쓴 것이 바로 ‘레미제라블’입니다.

‘레미제라블’은 “비참하다”는 뜻으로서 사회와 법에 의해 짓밟힌 비참한 사람의 이야기란 뜻입니다.

여러분 잘 아시죠?

사랑하는 조카들이 배고파하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무엇인가 먹이고 싶어서 빵집에서 빵 하나를 훔치다가 절도범으로 잡힙니다.

절도범으로 잡힌 주인공 장발장은 굶주리는 조카들을 구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다가 잡히고, 또 탈출을 시도 하다가 또 잡히고, 그런 일이 반복되어 19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됩니다.

19년 만에 옥살이 하고 가석방 되어 나오는데, 돈이 없어서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고, 잠자리조차 구할 수 없어서 찾아간 곳이 성당입니다.

그때 잠자리를 구하지 못해 찾아온 장발장을 신부 미리엘은 따뜻이 맞아 줍니다.

장발장은 자기를 따뜻이 맞이해 준 그 성당에서 자다가 아주 값비싸게 보이는 ‘은접시’를 훔쳐 도망갑니다.

그러나 곧 붙잡힙니다.

형사에게 잡혀 신부 앞에 다시 끌려간 장발장은 ‘이젠 또 다시 감옥생활을 해야 한다’고 체념합니다.

그러나 신부는 뜻밖에도 “이 친구야 왜 이것은 가져가지 않았느냐?”고 하면서 ‘은촛대’까지 선물로 줍니다.

장발장을 절도범으로 알고 붙잡았던 형사는 그를 놓아줍니다.

장발장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이라고 하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신부로부터 “여보게 내가준 촛대의 뜻을 잊지 말고 앞으로 새 사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당부를 받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하루아침에 바꿔질 수는 없습니다.

공원에 나갔다가 혼자 앉아 있는데, 한 소년이 동전을 가지고 장난 하다가 동전이 떨어져 자기 발 앞으로 굴러옵니다.

장발장이 발로 밟습니다.

소년이 와서 내 놓으라고 하자 장발장은 험상궂은 얼굴로 노려보자, 그 소년은 겁에 질려 울면서 사라집니다.

순간 장발장은 통곡을 합니다.

비로소 장발장은 자신을 돌아보게 된 것입니다.

장발장은 통곡을 하다가 성당을 찾아 가서, 성당 앞 땅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입을 맞춥니다.

땅 바닥에 입을 맞추는 것은 가인이 아벨을 죽인 후 하나님이 가인에게 말씀하시기를 “네 아우의 핏 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창4:10)고 하신 말씀에 근거하여, 자신이 죄를 범한 땅에 사죄를 고하는 신앙 풍습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장발장은 대지위에서 한참 흐느껴 운 후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그로부터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파란 만장한 삶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이 참으로 감격적입니다.

자신이 직영하는 공장의 근로자로서 불행하게 살아 온 '팡티느'라는 여공이 죽으면서 맡긴 딸 ‘코제트’를 데려다가 친딸처럼 키운 것입니다.

장발장의 양녀가 되어 아름답게 성장한 코제트가 젊은 변호사 마리우스와 결혼을 합니다.

변호사 마리우스는 장발장이 전과자라는 사실을 알고, 아내인 코제트에게 ‘장발장을 멀리하라’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가 자신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고, 그가 어떻게 살아온 사람 이였는가를 알게 된 마리우스와 코제트는 쟝발장을 찾아 갑니다.

그러나 장발장은 이미 병이 들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찾아온 두 사람에게 장발장은 가까이 오게 한 후, 그들 머리에 손을 얹고 그동안 자기가 꼭 간직해왔던 은촛대를 전해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빛이 보인다”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둡니다.

왜 빅톨 위고는 이와 같은 작품을 쓴 것일까요?

빅톨 위고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일까요?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그 당시 프랑스 사회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작품이 쓰일 당시 프랑스 사회는 엄청난 변혁의 소용돌이가 몰아 쳤습니다.

혁명의 악순환이 끝없이 계속될 때의 일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고 봅니다.

사회라고 하는 구조 속에서 함몰되어가는 비참한 사람, 이런 사회를 변화 시킬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었든 것 같습니다.

법을 지키면서도 잘 살 수만 있다면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법을 지키려고 해도, 자기 생명이나 자기가 사랑하는 어린 자식을 먹여 살릴 수가 없어서 법을 어기게 되고, 도둑질 하는 사람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사회!

감옥에서 나온 후 전과자라는 이유 때문에 돈을 주고도 먹고 잘 곳을 구할 수 없는 사회라면 그런 사회는 타협이 불가능한 사회요, 인간을 타락시키는 부패한 사회라고 꼬집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회는 가난을 대물림 하게 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병든 사회라는 지적인 것 같습니다.

쟈베르 형사는 사회 질서와 공익을 위해 법을 수호하는 정의의 사도라고 하지만, 그의 가혹하리만큼 냉랭한 법 집행은 오히려 인간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뿐이라는 고발이라고 저는 봅니다.

빅톨 위고는 소설 속에서 자베르 형사를 세느강에 몸을 던져 자살하게 함으로서, 그의 사명 의식과 직무, 그리고 그 속에서 함몰되어가는 인간의 비극적 충돌을 의미 있게 그려 냈다고 봅니다.

자베르 형사가 살아 있는 한 그의 직무는 정당합니다.

법 집행으로 인해 장발장은 계속 비참한 사람으로 살아가야만 합니다.

그러나 그를 자살하게 함으로서 장발장은 비로소 법으로부터 자유로워집니다.

이런 이야기의 설정은 바로 빅톨 위고를 위대한 작가로 존경받게 하는 대목인 것입니다.

그리고 작가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이렇게 가혹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답하기를 냉혹한 사회, 병든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혁명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힘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무슨 운동으로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본 것일까?

빅톨 위고는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따뜻한 사랑, 진정한 사랑, 헌신적인 사랑만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변화된 사람들로 인해 사회조차도 변화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기에 빅톨 위고는 이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하층 계급에 속하기 때문에 남자들이 타락하고, 굶주림 때문에 여자가 몸을 팔고, 햇빛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어린이가 위축되는 등의 사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런 책도 무익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을 쓴 의도가 여기에 나타납니다.

뿐만 아니라 빅톨 위고는 작품 속에서 마리우스를 통해 이런 고백을 하게 합니다.

“마리우스는............이 장발장 속에 뭔지 알 수 없는 높고 어두운 모습을 어렴풋이 보기 시작하고 있었다. 놀라운 덕이 그에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의 광대무변함 속에서 겸손하고, 온화한 최고의 덕이, 이 죄수는 예수로 변모하고 있었다. 마리우스는 이 비범한 사람에 현기증을 느꼈다. 그는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위대했다.”(레미제라블 제5권 9부 제4편)

바로 이 대목이 빅톨 위고가 말하고자 한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이미 병들어 죽어가고 있는 장발장이, 자신을 찾아온 마리우스와 코제트에게 그 동안 고이 간직해 두었던 미리엘 신부로부터 받은 은촛대를 전해주면서 그들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하고, “아, 빛이 보인다! 나는 즐겁게 죽을 수 있다”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은 것은, 자신이 받은 그 사랑의 감격을 마리우스와 코제트에게 전달하고, ‘그들 속에서 희망을 갖는다’는 뜻인 것입니다.

장발장은 자신을 찾은 마리우스와 코제트가 자신이 행한 일에 대해 이해하고 수용함으로서, 자신이 미리엘 신부로부터 받은 그 사랑이 그들 속에 피어나고 있음을 보았기에, 그것을 가리켜 '빛'이라고 표현하여, ‘빛이 보인다!’라고 한 것입니다.

비록 자신은 숨을 거두고 이 세상을 떠나지만 마리우스와 코제트가 그의 뒤를 이어, 자신이 받았든 그 감격적인 사랑을 그들도 베풀 것이라는 희망을 보았기에, ‘빛이 보인다!’라고 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빅톨 위고는 레미제라블이라는 이 작품을 통해, 그 당시 프랑스의 냉혹한 사회를 비판한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없는 법집행만을 강요하는 사회는 냉혹한 사회요, 냉혹한 사회는 비참한 사람을 만들어낼 뿐이라는 것입니다.

사회 질서와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규범 사이에서 고민하던 자베르 형사가 스스로 자살하게 만듦으로서, 법을 수호하는 것과 법으로부터 고통 받는 것과의 충돌 사이에서 고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비판한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없는 법집행이란 결국 수없이 비참한 사람만을 만들어 낼 뿐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이 설교의 제목을 “Who Am I?”라고 한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몇 해 전(2013년) 빅톨 위고의 작품을 영화로 찍은 뮤지컬 영화에서 주인공 장발장이 계속해서 자신에 대해, “Who Am I?”라고 되묻는 장면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때 저는 이 질문이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하나는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회한이라고 해석한 것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지금의 내가 나인가, 과거의 내가 나인가?’

‘오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내가 진정 나인가. 어제 있었던 그 자리의 내가 나인가?’

‘진정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인가?’라는 물음이라고 이해했습니다.

Who am I?

장발장은 계속해서 묻습니다.

Who am I?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비참하게 살아야만 했는가?

나는 왜 나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살아야만 했는가?

나는 왜 내 이름을 바꿔 살아야만 했는가?

장발장이 나인가, 마들렌이 나인가?

나는 전과자인가, 아니면 작은 도시의 존경받는 선량한 시장인가?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Who am I?’라고 계속 묻습니다.

여러분도 이와 같은 질문을 해 본적 있습니까?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 하십니까?

여러분은 진정 누구입니까?

지금 이 곳에 앉아 있는 지금 그 모습이 여러분의 진정한 모습입니까?

아니면, 어제 있었던 그 때의 그 모습이 진정한 모습입니까?

여러분은 누구입니까?

Who am I?

도대체 나는 누구일까요?

Who am I?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한국 교회는 또한 어떻게 회복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Who am I?

Who am I?

.......................

저도 제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저는 한 동안 이 사회를 바꿔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민주화 운동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러나 바꿔지는 것도 없고, 변화되는 것도 없었습니다.

그 다음은 이럴게 아니라 교회를 변화시켜보자고 제 생각을 바꿨습니다.

교회를 변화시켜보기 위해서 열심히 해 봤습니다.

단체를 조직하여 개혁 운동에도 띄어들어 보고, 교회 안에서 그룹지도도 해보고, 공동체 훈련도 해 보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여 교회를 변화시키고 개혁하는 일에 갖은 노력을 다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기대한 만큼 변화되지 않았습니다.

나라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사회가 바꿔지는 것도 아니고, 교회가 변화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때 이런 깨달음이 왔습니다.

하나님이 저희에게 주는 말씀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네가 사회를 바꾸려고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네가 교회를 변화시키려고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저희에게 주시는 말씀은 “네가 사회를 바꾸고, 교회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바로 네 자신이 변화되라”는 말씀 이였습니다.

“네가 변화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성경을 손에 잡았습니다.

성경이 그 전에는 모든 사람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읽혀졌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바로 성경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깨달음이 와서 보니까 성경은 모든 사람에게 주시는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저에게 주시는 말씀 이였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생각했을 때 저는 성경을 남에게 가르치고 지도하는 일에만 열성을 쏟았습니다.

목사는 실천은 못해도 가르치는 은사는 있어야 한다고 믿어왔습니다.

목사는 모두 실천하기 때문에 전하는 것이 아니라, 목사이기 때문에 실천하지는 못해도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에게 주시는 말씀이 아니라 내게 주시는 말씀이다’라고 생각했을 땐, 성경에 대한 해석이나 가르침이 문제가 아니라, 내 자신의 깨달음과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때로부터 그 말씀을 묵상하게 되고, 그 말씀의 의미를 음미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제가 또 깨달은 게 있습니다.

그 전에는 제가 성경을 하나님이 어떻게 말씀하시는지 그 말씀에 대해 해석하는 일과 그 말씀을 설명하는 일에 열정을 쏟았습니다.

최근에 제가 깨달은 것은 ‘내가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나를 해석하게 해야 한다’라는 깨달음입니다.

이 성경이 모든 사람에게 주시는 말씀이 아니라 내게 주시는 말씀이라는 것이 제가 첫 번째 깨달은 것이고,

그 다음으로 깨달은 것은 “내가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나를, 내 인생을, 내 삶을 해석하게 해야 한다”는 깨달음인 것니다.

이렇게 깨닫고 성경을 볼 때 성경의 의미가 전혀 달라졌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영화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제 개인적인 신앙의 간증을 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별 볼일 없는 우리 한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함께 공유하자는 뜻에서 소개한 것입니다.

우리는 먼저 내가 변해야 가정이 변화되고, 내가 변해야 교회가 변하게 되고, 교회가 변해야 사회가 변화된다는 사실입니다.

사회가 변화된다고 해서 교회가 변화되는 것도 아니고, 교회가 변화된다고 해서 내가 변화되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변해야 교회가 변화되고, 내가 변해야 나라도 국가도 변화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우리를 달라지게 하는 것일까요?

무엇이 우리를 변화되게 하는 것입니까?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장발장이 경험한 사랑, 알료샤가 경험한 사랑, 손양원목사와 문준경전도사가 경험한 그 사랑을 경험한 사람만이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랑'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설교로 되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사랑은 드러내는 것이고,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보여줍니까?

사랑은 사랑을 받은 사람만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와 여러분에게는 어떤 사랑의 경험이 있습니까?

나 자신을 감동시키고, 나 자신을 변화시킬 만한 그 사랑을 경험한 사실이 과연 있었습니까?

여러분과 나는 누구입니까?

Who am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