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신촌로 평화다방에서의 기윤실 토론회 모습(우측이 장운영 간사)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8일 서울 마포구 신촌로 평화다방에서 ‘새로운 사회와 국민통합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 토론회 세 번째 순서 ‘청년이 바라본 갈등, 청년이 바라는 세상’을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사회적으로 배제 당했던 청년층에 대한 사회 구조안 주체로의 편입이 국민통합을 위한 해법의 하나로 제시되는 가운데, 특별히 교회 안의 장년 남성 권력구조에 대한 타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려 관심을 모았다.

흔히, ‘갈등’하면 안 좋은 이미지가 떠오르고,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없어야 할 것으로만 치부된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갈등이 있어야만 진정한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사회에서 배제된 이들이 사회 구조안의 주체로 편입되는 방편은 갈등뿐이기 때문이다. 즉 갈등이 있었기에 배제된 이들이 사회 구조안의 주체로 편입돼 진정한 통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토론회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장운영 청년연대은행‘토닥’ 간사는 “교회 밖에서 계급갈등, 세대갈등, 젠더갈등이 이슈화되는 현상은 그동안 소외되었던 존재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주체화되는 과정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 간사는 “2천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교회 내 갈등은 바울파, 아볼로파, 베드로파 사이에서 일어난 적은 있어도 갈등의 주체가 청년,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인 경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 간사는 이어 “한국교회는, 성인남성만 사람으로 계수하는 성서의 전통을 이어받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말할 수 있는 권력과 그로 인해 파생하는 갈등은 장년 남성 사이에서만 전유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 특히 한국교회는 소외되고 있는 존재(청년,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주체화되기 위한 과정 곧 갈등 없이 장년 남성 중심의 권력 구조 체제로 운영돼 옥 있다는 것이다.

이에 장 간사는 “한국교회가 가부장제적 조직문화의 후진성을 인정하고 성찰하기 이전에 대 사회적 역할수행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교회와 청년들에게 각각 다음과 같이 제언했다.

교회를 향해서는 “△첫째, 교회는 청년들을 교회 정치에 참여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 내 의결기구인 당회 및 총회에 청년대표의 자리를 보장하는 할당제를 고려할 수 있다.

△둘째, 교단 불문하고 따르고 있는 장로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나이, 성별 등 외적인 장로의 자격요건을 완화하는 것과 함께 ‘장로임기제’ 또는 ‘호칭장로제’ 등 장로의 권력을 분산하는 방안도 동시에 추진되면 좋을 것이다.

△셋째, 사역자들 내의 불평등한 처우와 상명하복식의 군대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년들을 향해서는 “교회에서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중년남성들의 선의를 기대하면서 버티고 있거나 때때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조언자로써의 역할에 만족한다면 나이권력을 초월하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는 요원할 것”이라면서 “어쩔 때는 교회를 뛰쳐나오는 행동이 가장 확실한 변화를 끌어낼 수도 있다”고 파격 발언했다.

이어 “앞으로 당신과 나는 기존의 정치 질서, 경제 질서에 균열을 내고, 갈등다운 갈등을 빚어낼 수 있는 세력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교회 안팎에서 세대 간 갈등은 더 치열해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세대 간 갈등을 통해서 청년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주체화되는 길을 부단히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힘이 들 때면 예수의 포도원 품꾼 비유를 생각하자. 나중에 온 우리들이 요구하는 몫이 정당한 것임을 기억하자. 더 나아가서는 우리보다 더 나중에 사회에 진입하는 청소년, 그리고 아이들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말과 함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