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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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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06월 04일 (일) 16:31:58
최종편집 : 2017년 09월 28일 (목) 10:15:53 [조회수 :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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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기적

프랑스 떼제와 신한열 수사 이야기

신한열 지음 |

신앙과지성사 |

2017년 05월 15일 출간

정가 : 17,000원

 

 

 

오늘 진솔한 기독교인을 또 다시 만난다!
떼제공동체 신한열수사의 #함께사는기적 3판 돌입!

아침이슬 양희은이 참 잘읽고 추천하는 책
“마음의 평화에 대한 갈망, 내 나그네 인생길을 생각할 수 있어 참 좋았다.”(양희은)

"교파 떠나 어울림 실천…힘겨운 청년들엔 치유의 손길"(경향신문 박경은기자)
goo.gl/dBmqPD
"자그마한 봄을 꿈꾼다. 떼제 공동체 신한열 수사" (생활성서 신효진기자)
goo.gl/TCcewV
"결점 투성이 우리가 함께 살아내는 게 기적" (한겨레신문 조현기자)
http://well.hani.co.kr/765687
"어떻게 하나님이 믿는 사람에게만 계실 수 있습니까" (뉴스앤조이 이은혜기자)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11097
"교파·직책·개인 통장 없어도… 삶은 풍성하죠" (조선일보 김한수기자)

goo.gl/fjoSFD

책소개

젊은이를 향한 사랑과 응원을 담다!

떼제는 프랑스 동부의 작은 시골 마을이다.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삶의 의미를 찾고 신앙을 심화하는 곳이다. 끊임없이 젊은이들을 환대하는 떼제공동체는 30개국 출신 100여 명이 속한 독신수도공동체다. 여기에는 가톨릭과 여러 개신교회 형제(수사)들이 속해 있다. 『함께 사는 기적』은 저자 신한열 수사가 20대에 떼제에 가서 종신서약까지 하게 된 여정과 떼제 공동체 이야기를 담담하게 쓴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기부나 헌금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일해서 번 것만으로 살아가는 이 공동체는 난민들을 맞이하고 세계 각지의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한다. 저자는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평생을 평화롭게 지내는 것을 "함께 사는 기적"이라 표현했다. 공동체 생활의 속살을 보여주는 글을 통해 소박한 삶에 깃든 봄햇살이 금세 독자를 감싼다.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 속에 자라나는 애틋한 영성을 보면서 독서의 기쁨과 함께 다가오는 평화의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신한열은 1962년 대구 출생

오성고등학교,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8년 프랑스 떼제로 가서 공동체 생활 시작. 1992년 종신서약.

떼제와 유럽, 동아시아에서 국제 젊은이 모임 진행

 

각종 인터뷰 기사 모음

[경향신문]
“교파 떠나 어울림 실천…힘겨운 청년들엔 치유의 손길”

ㆍ그리스도교 수행 공동체 프랑스 ‘테제’ 신한열 수사

 

[올해로 종신서약 25주년을 맞은 신한열 수사는 “경계와 장애를 넘으면서 다리를 놓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울타리도 국경도 없다. 직급도 교파도 없다. 어떤 기부금과 후원도 받지 않으며 개인 소유도 없다. 대신 함께 땀 흘려 일하고, 함께 소유한다. 존중과 신뢰로 서로를 끌어안아 세상을 치유하는 공동체. 프랑스 동부의 작은 마을에 있는 ‘테제’다. 이상적인 공동체에 가까운 이곳을 향해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많은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테제는 1940년 스위스 개신교 집안 출신의 로제 수사가 시작한 초교파적 그리스도교 수행 공동체다. 개신교, 가톨릭, 정교회, 성공회 등 구분 없이 세계 30개국에서 온 80여명의 남성 수도자가 함께 산다. 테제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청년들의 ‘성소’가 되면서다. 매주 세계 각지에서 목마르고 배고픈 젊은이 수천명이 이곳을 찾아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고 모색한다. 하루 3차례 공동기도를 제외하고는 종교적인 강권도 얽매임도 없다. 이곳의 수사들은 그렇게 찾아오는 젊은이들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기도할 뿐이다.

신한열 수사(55)는 이곳의 유일한 한국인 수사다. 지난 6일 그를 잠시 만날 수 있었다. 지난 4월부터 중국과 대만, 홍콩 등지에 머물며 아시아 젊은이들을 만나 ‘신뢰의 순례’를 이어오던 그는 5일 귀국해 7일 프랑스로 돌아갔다.

그가 테제에 발을 디딘 때는 1988년이었다. 대학(서강대)을 졸업하고 2년간 직장생활을 한 뒤였다. 고교시절 우연한 기회에 봤던 테제에 관한 슬라이드 필름 속의 이미지를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그는 대학에서 한국에 파견된 테제 수사를 처음 만났다. 영문과 교수로 학생을 가르치던 안토니 수사(한국명 안선재)였다. 안토니 수사는 고은 시인의 작품을 영어권에 번역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느님이 바라는 삶이 어떤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어요. 나고 자라온 환경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지내 보고 싶었지요. 그때 안토니 수사가 테제행을 권했습니다.”

처음엔 3개월간 머물 요량이었지만 그곳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종신서약을 했고 어느새 30년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왜 테제의 수사가 되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굳이 말하자면 마음의 평화와 그윽한 기쁨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고 했다. 테제는 해외에도 수사를 파견하지만 일반적인 선교의 모습처럼 개종을 권하거나 적극적인 포교를 하는 것은 아니다.

신 수사는 “그저 그들과 어울려 함께 산다”고 말한다. “말 그대로 그냥 사는 거예요. 사소한 도움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 속에서 어울려 함께 사는 것이고, 그것을 실천하는 거지요.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세례를 주고 신자를 확보하느냐는 것이 판단기준이 될 순 없습니다. 오늘날의 교회도 규모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갖고 사회로 스며들어야 합니다.”

흔히 수도원 하면 세속과는 단절된 삶을 생각하기 쉽지만 테제는 중보기도와 곁에 머무는 것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로제 수사가 테제를 시작하게 된 것은 세계대전 당시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분열하고 반목하는 상황에서 화합과 일치를 위해서였다. 나치 학살을 피해 온 유대인, 종전 후 독일군 포로를 끌어안았던 테제는 현재 난민 신분으로 유럽 땅에 발을 디딘 무슬림 청년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공동기도시간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제목을 놓고 기도합니다. 칠레의 군부 독재에 희생된 사람들, 동티모르의 독립운동 과정에서 벌어진 사태 등 다양하지요. 민주화운동을 하던 시절의 김대중 전 대통령도 기도 제목으로 나온 적이 있었어요.”

그 역시 1980년대의 정치·사회적 소용돌이에서 분리된 삶을 살 수 없었다. 1987년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씨와 같은 하숙집에서 살기도 했던 신 수사는 졸업 후 천주교 매체 ‘생활성서’ 기자로 일하며 사회에서 고통받고 소외돼 있는 이들에게 집중했다. ‘한국 사회에서 변화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야지, 프랑스에 머무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고 안일한 결정 아닐까’ 하는 고민으로 오랫동안 괴로웠다는 그는 “역사의 결실을 만들어낸 많은 이름 없는 희생자들에게 부채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수없이 많은 청년들을 만나는 수도자로서 삶에 가장 중요한 원칙은 타인에 대한 이해와 앎이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과 배척,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갈등은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먼저 손 내밀고 이해에 나서야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이어야 한다고 그는 믿는다.

“테제에 모이는 사람들은 제각각이지만 다들 평생을 평화롭게 살아갑니다. 그것 자체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으로 인한 기적이지요.”

신 수사는 지난 5월 테제 공동체에서의 30년 생활을 담은 <함께 사는 기적>(신앙과지성사)을 펴냈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조선일보]
"교파·직책·개인 통장 없어도… 삶은 풍성하죠"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佛 테제공동체서 30년… 유일한 한국인 신한열 수사]

초교파 그리스도교 수도원
기부금·후원금도 받지 않고 30개국 80여명 자급자족 생활
책 '함께 사는 기적'에 담아 "평생 배우는 사랑의 학교"

   
 
"어느 날 연세 많은 선배 수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서둘지 말게. 이 많은 형제를 다 알아가는 데는 평생의 시간이 주어져 있으니까.' 초반에 제가 빨리 수도 생활을 익히고 싶어 서둘렀던 모양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둘지 말라'는 의미를 깊이 깨닫습니다. 섣불리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요."
 
   
 
프랑스 테제공동체에서 30년째 생활하고 있는 신한열(55) 수사(修士)가 펴낸 '함께 사는 기적'(신앙과지성사)은 '느림의 미덕'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책 출간에 맞춰 귀국한 신 수사를 16일 만났다.

[테제공동체 생활 30년째인 신한열 수사는 미소가 일품이다. 공동체 생활이 주는 기쁨이 그대로 배어난다. 개인 재산을 갖지 않는 공동체 전통에 따라 신 수사 책 판매 수익금도 공동체로 보내지게 된다.]
테제공동체 생활 30년째인 신한열 수사는 미소가 일품이다. 공동체 생활이 주는 기쁨이 그대로 배어난다. 개인 재산을 갖지 않는 공동체 전통에 따라 신 수사 책 판매 수익금도 공동체로 보내지게 된다. /오종찬 기자

테제공동체는 1940년 스위스 개신교 목사 아들인 로제(1915~2005) 수사가 세운 초교파적 그리스도교 수행 공동체. '그리스도인이 벌이는 전쟁'의 참상을 목격한 로제 수사는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위해 공동체를 설립했다. 지금은 개신교, 천주교, 정교회 구분 없이 세계 30개국 출신 80여 명이 자급자족하며 독신 수도 생활하고 있다. 1988년 테제공동체 생활을 시작해 1992년 종신서약을 한 신 수사는 이 공동체의 유일한 한국인이다.

신 수사의 묘사를 따라 테제공동체의 풍경을 살펴보면 '이상적 공동체'를 발견하게 된다. 우선 이 공동체에는 '없는 것'이 많다. 울타리, 국경, 교파, 게시판, 직책, 개인 통장, 순명(順命) 서약…. 재산은 공동으로 관리하고 기부금과 후원금도 받지 않는다. 대신 도자기와 음반, 서적을 제작·판매해 자급자족한다. 대부분 휴대전화도 없다. 간혹 유산을 받는 회원이 있으면 가난한 이들을 위해 쓴다. 북한에 보낸 옥수수와 밀가루 각 1000t도 이렇게 마련했다. 설립 초기 박해받는 유대인을 시작으로 지금도 수단과 우크라이나 등의 난민을 거두고 보살펴 정착을 돕는다. 본인들은 구멍 난 양말을 기워 신지만 수사들 스스로는 '가난' 대신 '단순 소박함'이라 하고, "남에게 재정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은 개인이나 공동체에게 큰 은총"이라 말한다. 모두가 인정하는 권위는 있어도 권위주의는 없다. 설립자 로제 수사는 원장을 '일치의 종' '더 많이 듣는 사람'이라 했다. 프랑스 철학자 폴 리쾨르가 "아무도 명령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모두가 복종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서로를 거울 삼아 살아간다.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한 분' 때문에 모여서 평생을 평화롭게 사는 것을 수사들 스스로도 '함께 사는 기적'이라 부른다.

생활을 극도로 단순 소박하게 정리한 이유는 수도 생활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신 수사는 "수도 생활은 뒤돌아보지 않고 지금, 당장, 여기에 있는 '하느님 나라'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방법은 기도와 침묵 그리고 기다림이다. 기도 역시 서두르지 않는다. 신 수사는 "기도하다가 막히면 그냥 기다린다"고 했다. "기도는 무엇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입니다. 그 빈자리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분, 우리와 전혀 다른 분이 찾아오시죠."

책에는 심각한 종교 인구 감소 현상을 겪고 있는 유럽 개신교와 천주교 실태도 묘사된다. 성직자도 줄어들어 몇 개 교회 혹은 성당을 통폐합하는 '구조 조정'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반면 테제공동체에는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연간 10만명씩 찾아온다. 영적인 갈급함을 느끼는 청년들이다. 신 수사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면서 "종교의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했다. "몸(종교 인구)이 가벼우면 오히려 본질에 더 집중할 수 있지요. 이럴 때일수록 그리스도인이 신앙인답게 제대로 살았는가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지요."

1년에 한 번씩 한국을 찾는 신 수사는 언젠가 서울 거리에서 본 간판 이야기를 했다. "'가벼운 몸, 풍성한 삶'이란 간판을 봤어요. 속으로 '어떤 교회가 저런 멋진 글을 적었을까'하면서 자세히 보니 비만 클리닉이었어요(웃음). 신체의 비만뿐 아니라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신도 가볍게 비웠을 때 삶은 더욱 풍성해지겠지요."


[한겨레신문]
우리가 함께 사는게 기적

조현 2017. 06. 07
 

신한열 ‘초교파 수도공동체 테제’ 수사

“결점 투성이 우리가  함께 살아내는 게 기적”

 

1980년대 박종철과 한집서 하숙, 최류탄 맞은 이한열과 같은 이름, 민주화운동 두주역과 인연
그러나 테제의 독신수도자로 다른 길, 26살에 잠깐 머물려고 갔다가 사람을 긴장시키지 않아서 좋아 어느덧 30년 몸담고 있다

나치 학살 땐 유대인 숨겨주고 전후엔 독일군 포로를 맞이했다 
국적 종교 성향 다른 100여명 모여 산다
개신교 가톨릭 불교도 무신론자… 1년 내내 젊은이 모임도 연다

 “누군가가 얘기하면 말 끊지 말고  10초씩은 침묵하며 기다려라”

   
 

둘이 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국적, 종교, 성향이 다른 이들이 함께  사는 일이 녹록할 리 없다. 그런데도 서로 존중하는 일치의 삶으로 세계인들을 치유하는 공동체가 있다. 프랑스 동부 작은 마을 ‘테제’다.

 1940년 스위스 출신의 로제 수사가 시작한 에큐메니컬 수도공동체인 테제(국내에서는 ‘떼제’로 알려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학살을 피해 도망쳐 온 유대인들을 숨겨주고, 전후엔 독일군 포로들을 맞이했다. 개신교회 출신들이 시작했지만 점차 가톨릭 출신들도 입회했고 오늘날 30개국에서 온 수사 100여명이 그리스도교 초교파 남성 독신수도자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테제의 수사들은 일체의 기부나 헌금을 받지 않고 자기들이 만든 도자기와 기념품을 공동체에서 팔아서 살아간다. 그러면서 20여명의 수사를 브라질, 방글라데시, 쿠바, 한국, 세네갈에 파견해 화해와 일치를 돕고 있다.

 테제가 유명해진 것은 젊은이들의 성소가 된 때문이다. 일요일부터 다음주 일요일까지 일주일 단위로 연중 계속되는 젊은이 모임엔 주당 5천여명이 모일 때도 있다. 이 모임엔 개신교·가톨릭뿐 아니라 무신론자, 불교도까지도 함께한다.

 박종철과 한때 같은 집에 하숙

 그 테제에 한국인 신한열(55) 수사가 처음 간 것은 1988년 26살 때였다. 3개월간 예정으로 간 체류는 이제 30년을 앞두고 있다. 그가 <함께 사는 기적>(신앙과지성사 펴냄)을 출간했다. 그의 첫 책이다. 방한 중인 그를 만나 “왜 테제 수사의 삶을 택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사람을 긴장시키지 않은 분위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대구에서 태어나 자란 그가 서강대에 다니던 1980년대는 억압과 긴장의 시대였다. 그가 하숙하던 신촌 서강대 정문 앞집엔 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이 대입 재수를 하면서 형과 함께 머물렀다. 그는 부산 말씨의 박종철을 조용하고 참 예의 바른 친구로 기억한다. 아침에 수돗가에서 세수할 때면 간혹 먼저 나와있던 종철이는 “행님 먼저 하이소”라고 양보하곤 했다고 한다. 그 인연으로 박종철이 물고문으로 죽은 뒤 그는 부산의 종철이 부모님 댁을 찾고, 사찰의 제사에도 참석했다. 그는 1987년엔 민주화시위 도중 사망한 연세대생 이한열의 장례식에도 참석했다. 대학 4학년 2학기 때부터 가톨릭의 <생활성서> 기자로 활동하면서 노숙자와 일용직 노동자, 진폐증 환자 등 고통받는 이들을 찾아 취재를 한 것도 종철이와 한열이가 못다 한 것을 조금이나마 대신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테제에서 ‘한열’로 불리는 그는 한국인 청년들에게 “저는 이한열이 아니고 신한열입니다”라며 ‘이한열’을 되새겨주지만, 요즘 청년들은 이한열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서글퍼지곤 한다.

 그는 지금도 상처와 아픔의 현장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지난달엔 개신교·가톨릭 청년들과 함께 제주에서 ‘평화와 화해의 순례’를 했다. 그는 제주 4·3학살을 피해 민간인들이 숨어 있던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의 좁은 천연동굴인 큰넓궤에 들어갔다가 어둠 속에서 바위에 갈비뼈를 부딪혀 골절상을 입었다.

 밖보다 더 큰 내부투쟁 시작

 그런 그가 수도자의 삶을 택했을 때 고국의 친구들이 “그곳에서 도무지 뭐 하고 있느냐”며 아우성을 칠 만했다. 하지만 그는 더 큰 투쟁을 선택했다. 밖을 향한 투쟁이 아니라 내부를 향한 투쟁의 시작이었다. 끼리끼리만 아니라 타인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끝없는 자기 수련을 요하는 것이었다.

 그가 테제살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한 프랑스 수사가 너무 까칠해 무서웠다. 그는 결국 테제의 지도자인 로제 수사에게 이를 고백했다. 그러자 로제 수사는 그 수사의 힘들었던 삶을 설명해주며, ‘관계의 어려움이 한열의 잘못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해줬다. 훗날 보니 그 수사는 아픈 형제들 곁을 밤새 지키곤 했다. 겉보기와 달리 따스한 마음도 있는 사람이었다.

 “갈등의 대부분이 상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안다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였다. 10년째 개신교·가톨릭인이 함께 만나는 모임과 한국·일본·중국인들의 청년 모임을 이끌어온 그는 “직접 만나보면, 누군가로부터 들은 편견과 달리 같은 인간이고 그들도 참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무슬림들에 대해 갖는 편견도 만나지 않고 대화하지 않고 알지 못하는 데서 기인된 것이라고 본다. 프랑스에서도 무슬림에 대해 가장 배타적인 곳은 무슬림 난민이 가장 적은 곳이어서 무슬림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는 지역이라고 한다. 그는 최근 옛소련 점령지였던 라트비아에서 4개월간 지내면서, “우리나라에서 태극기를 든 노인들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 » 제주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의 순례 중 공동기도. 사진 이주현 제공라트비아에서 노인들이 옛소련 점령 시대를 그리워하는 걸 보았다. 자기들이 그래도 젊은 시절, 무엇인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과 일치한다. 광화문에 태극기를 들고 나온 이들도 존재감을 상실해버린 현재가 아니라 존재감 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일 수 있다.”

 관계 소통 경청의 기술 필요 

 한국에서 살아온 세월 이상을 떼제에서 산 그는 특히 한국인들이 관계에 힘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인들은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어떻게 말할까 등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남에 대해 지나치게 관심이 많다. 친척들, 가족들간에도 선을 넘지 않은 것이 좋다. 지나친 관심과 간섭이 관계의 피로를 가져온다. 건전한 거리가 필요하다. 우리를 이를 ‘거룩한 무관심’이라고 부른다. 또 하나는 표현이다. 물어보거나 들어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문제다. ‘그걸 꼭 말로 해야하나’며 상대가 다 이해해주기를 바라며 기대를 높이는 것도 필시 실망과 상처로 이어질 수 있다.”

  그가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은 질문과 의문과 회의다. ‘나는 하느님이 있는지 모르겠다’거나 ‘도무지 기도가 안된다’는 말도 꺼내놓도록 한다. 그는 깊은 신앙보다는 질문을 가지고 테제에 오라고 권한다. 그리고 어떤 질문이든지 하라고 한다. 그는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성경조차 모든 질문에 시시콜콜 답해주지않는다고 말한다. 삶은 너무도 복잡하고 도무지 해답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따.  세월호 사건과 역사의 고통들에 대해, 어떻게 교리문답하듯 답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답 없이 같이 앉아있어주고, 같이 아파해주고, 함께 침묵해줄수밖에 없을 때도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질문하라는 게 그의 권유다.

 “솔직한 질문이 준비된 답보다 낫다.” 

   
 

» 매년초 종신서약을 갱신하는 수사들. 사진 테제공동체 제공 » 프랑스 테제공동체 공동기도. 사진 테제공동체 제공 » 테제공동체에서 동료들과 침묵기도중인 신한열 수사. 사진 이주현 제공

이념갈등보다 더 큰 장애는 무시·차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테제에선 공동기도와 노래, 침묵 말고도 소그룹 대화를 중시한다. 소그룹은 7~10명으로 구성돼 하루 한 시간씩 대화를 한다. 테제가 제시하는 대화의 기술이 남다르다.

 “‘베를린이 프랑스의 수도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도 틀렸다고 하지 마라. 내 생각은 다르다고만 말하라. 이곳은 토론하고 논쟁하는 곳이 아니다. 누구의 얘기도 틀리지 않다. 옳다 그르다를 따지지 말고 충분히 들어라. 누군가가 얘기하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의견을 말하기도 하는데, 그러지 말고 10초씩은 침묵하며 기다리라. 상대에게 반응하지 않고, 자기 느낌을 말하라’고 한다. 대화에서 한 사람이 얘기를 독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선출된 애니메이터(그룹장)의 주요 역할은 너무 장황한 얘기는 중지시키고 골고루 얘기를 하게 한다. 연필을 나눠 주어 이 연필을 넘겨받은 사람만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북녘 동포 돕기에도 애썼던 그는 이념갈등보다 더욱 큰 장애를 편견으로 인한 무시와 차별이라고 본다.

 “강남이 강북을, 서울이 지방을, 한국인이 북한인과 동남아시아인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것이 더욱 큰 일이다. 통일도 이념갈등에 매몰된 노인들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만들어갈 텐데, 그들이 편견·차별을 당연시한다면 이념갈등보다 더욱 큰 일이다.”

 그래서 그는 “김일성대학과 김책공대 학생들이 포항공대에서 공부하고, 북한 의대생들이 남한 의대에서 실습하고, 남한의 학생들이 북에서 공부해 서로 만나서 알아가고, 친구와 동창이 되어 벽을 하나씩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기적은 물 위를 걷거나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는 “결점과 자기모순을 지닌 우리들이 함께 살아내는 것이 바로 기적”이라고 했다.

 

차례

책머리에 … 9

 

1. 떼제 공동체를 만나다

젊은이들은 왜 떼제에 오는가? … 20

떼제를 향한 발걸음 … 25

공동체의 삶을 향한 기로에서 … 31

결심 … 38

부모님의 실망 … 42

종신 서약 … 46

 

2. 떼제 공동체에서 더불어 살기

나는 왜 떼제 수사일까? … 56

함께 사는 기적 … 61

나는 기도의 전문가가 아니다 … 65

수사들은 어떤 규칙대로 삽니까? … 70

가난의 정신 … 74

여기 들어오는 그대, 화해하십시오 … 80

새 형제가 공동체에 들어올 때 … 87

달팽이젓으로 담근 김치 … 91

 

3. 떼제의 길벗들

가족과 함께 사시나요? … 100

로제 수사 … 106

공동체의 형님들 … 112

떼제의 이웃 사람들 … 119

떼제의 동물 가족 … 126

오직 하나뿐인 삶 … 132

교회의 모든 어머니들 … 136

파견된 형제들 … 142

 

4. 떼제와 한국을 오가는 길 위에서

육신의 가족, 믿음의 가족 … 152

자유를 주신 아버지 … 159

김수환 추기경 … 165

한국에 사는 형제들 … 170

떼제를 찾는 한국의 젊은이들 … 178

한국 개신교 신앙인들과의 만남 … 184

이한열이 아니라 신한열입니다 … 190

 

5. 동아시아의 아픔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다

마음속의 경계와 장벽을 넘어 … 198

근데 그 ‘수사’가 뭡네까? … 202

고통과 희망이 교차하는 섬, 타이완 … 208

한국과 중국의 젊은이들이 일본어로 노래하다 … 215

하느님 혹은 하나님 … 220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며 눈물 흘리는 젊은이들 … 226

 

6. 경계선, 한번 넘어보면 별것 아닌데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에 서서 … 234

라트비아에서 찾은 희망 … 240

프랑스에 온 난민 청년들 … 253

우크라이나 혁명의 증인들 … 261

프랑스는 이제 선교지가 되었나 … 268

독일 교회의 위기와 희망 … 275

불자들이 부른 떼제 노래 … 281

 

교보문고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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