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소그룹 영성훈련 지도교수 박온순 목사님께

지난 2017년 5월 12일, 감리회 소식(kmc.or.kr)에는 박온순(원천교회, 기감) 목사님의 [감신대 사태 증언 6. 감신호의 이사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십시오.]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위 글을 읽던 중 하단의 “감신호가 침몰하기 전에 이렇게 안타까운 마음으로 부탁을 드렸는데도 이사님들이 감각 없이 안일함에 계시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면 그 모든 책임은 현재의 모든 이사님들의 몫임을 밝힙니다. 오늘의 이 자료는 삭제할 수 없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이는 겁박이 아닙니다. 저는 평생 주님 앞에 순종하는 것을 생명으로 삼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주님이 주시는 마음을 따라 행할 뿐입니다. 부디 오늘 우리가 ‘팔복 정’에서 통곡하고 부르짖었던 기도의 응답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저 또한 어서 속히 제 자리로 돌아가기로 간절히 바랍니다.”라는 단락에 눈길이 갔습니다. 적절치 못한 비유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위 단락을 수차례 읽으며 ‘설마 감리회 목사님이, 감신 출신 목사님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이용했던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뛰고 눈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읽어도 위 단락은 세월호가 ‘안일함’ 때문에 침몰했다는 검토되지 않은, 비이성적인,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감신의 학생과 이사들을 세월호 선장으로 비유한 것으로 읽혔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이 어떤 의도와 이유로 위와 같은 비유를 사용했는지에 대한 해명에 앞서 사과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목사님께서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호도하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를 이용해 개인적인 생각을 관철하려 하고 계신 것이 아닐까요?

정말 목사님께서 평생 주님 앞에 순종하는 것을 생명으로 삼고 살아온 사람이라면, 주님이 주시는 마음을 따라 행할 뿐이라면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미수습자와 그들의 가족 앞에 감리회 회원의 이름으로, 목회자의 이름으로, 감신 동문의 이름으로 사과해야 함이 마땅할 것입니다.

영성훈련을 지도하는 목사님이라면 개인의 안위를 위해 변명하기에 앞서 행해야 할 것은 바로 사과입니다. 게다가 목회자로서, 누군가의 멘토로서, 지도교수로서 세월호 참사의 아픔에 공감하고, 이웃의 눈물을 닦는데 앞장서는 게 아니라 타인을 비판하고, 겁박하고, 공격하기 위해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일입니다.

부디 목사님께서 하나님과 감리회 회원들 그리고 온 감신 가족들 앞에서 사과하고 사과에 걸맞은 진심어린 도의적 책임을 다하시길 간절히 바라고 소망합니다.

2017년 6월 2일

감리교신학대학교 장애인권동아리 반디

감리교신학대학교 장애인권동아리 동료

감리교신학대학교 바실레이아 신학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