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횡령혐의로 1심에서 징역6개월에 집행유예1년을 선고받았던 수원 D교회 K목사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제4형사부는 지난 17일 교회자금 2,500만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항소한 이 사건(2017노471)에 대해 “K목사가 교인 L씨로부터 차용한 1억원 중 2,500만 원을 사용할 당시 위 차용금 1억 원이 수원 D교회의 소유라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K목사가 2,500만 원을 사용한 것은 교회에 대한 횡령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부분은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어 무죄로 판단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사건은 피고인 K목사가 2015. 2. 경 L씨로부터 채무자를 D교회로 하여 1억원을 차용한 뒤 ‘담당경찰관에게 청탁하여 수사를 받고 있는 사건을 불기소처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500만원을 건네어 교회재산을 횡령했다는 혐의다. 이 혐의에 대해 1심은 K목사가 D교회를 대표하여 L씨로부터 1억 원을 빌린 행위가 유효하므로 1억 원의 소유자는 교회이고 횡령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달리 봤다. 판결문에 의하면 2심은 관련인물들의 진술을 종합하여 볼 때 “1억 원을 빌린 계약의 당사자는 K교회라고 판단된다”면서도 △차용증에 K목사의 이름만 기재되어 있고 서명이나 날인이 되어 있지 않고 다른 교인(문화부장)의 서명만 되어 있는 점 △K목사가 D교회를 대표하여 차용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재무부장이 아닌 문화부장이 사인한 것이 교회나 목사로부터 대리권을 수여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무권대리에 의한 교회의 추인이 없어 빌린 돈의 효력이 교회에 미친다고 할 수 없는 점 △빌렸다는 1억 원이 교회 계좌에 입금되거나 회계에 포함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교회나 대표자인 K목사가 명시적이나 묵시적으로 위 계약을 추인하였다는 것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들어 K목사가 무죄라고 판단했다.

무좌판결이 나자 K목사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9년 동안 교회의 재산을 지키는 과정 속에서 30여차례의 무고한 고소 고발을 당했으나 모두 무죄 확정을 받았다”며 이 번 사건도 결백함을 주장하는 한편 각종 이권에 대한 영향력이 사라질 것을 우려한 일부 교인들이 자신을 쫓아내려고 고소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목사에게 반대하는 측의 한 교인은 “돈을 받은 사람은 실형을 살고 있는데 돈을 준 사람은 무죄라니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교회재정이 손실을 입었는데 잘못한 사람은 없다는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냐”고 한숨을 쉬었다.

정상화추진위원회는 이 같은 판결이 공소내용에 ‘배임’이 들어 있지 않은 결과로 풀이했다. K목사가 재판과정에서 청탁을 위해 사용했던 돈을 L씨에게 갚았다며 개인간의 거래임을 항변한바 그렇다면 ‘갚았다는 돈이 교회재정에서 나간 것’이므로 목사가 ‘배임’을 한 것이라는 논리다.

정추위는 횡령건으로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대법원 상고를 하지 않고 ‘배임’건으로 내주쯤 다시 고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에서 일사부재리를 주장하며 실익이 없음을 주장하나 이번 건은 검찰의 인지수사에 의한 것이므로 고소인적격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2013년의 건축헌금 약 1억5천5백여 만원을 ‘횡령 내지 유용’한 혐의도 문제를 삼겠다고 해 수원 D교회의 문제는 진행형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