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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씸죄를 짓는 사람들
최재석  |  jschoi@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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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03월 14일 (화) 20:54:19
최종편집 : 2017년 03월 24일 (금) 02:19:22 [조회수 : 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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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씸하다’는 단어는 어느 사람이 믿고 일을 맡긴 사람의 신뢰를 저버렸을 때 크게 실망한 심정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 신뢰가 크면 클수록 실망감은 더 크게 되고 거기 따라서 괘씸하다는 생각도 더 커진다.

최근 탄핵을 받은 박근혜 전대통령은 이런 괘씸죄를 지은 사람이다. 한국 국민들은 그녀가 국가수반으로서 열심히, 뚝심 있게 국정을 잘 수행해 줄 것으로 믿었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처럼 한국을 한 단계 도약시키리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공주 생활에 젖어 있는 그녀는 여러 면에서 그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기 때문에 크게 실망한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갔다.

탄핵을 반대하면서 태극기를 든 사람들은 박 대통령이 무얼 그렇게 잘못 했느냐고, 돈 한 푼도 먹었다는 증거가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그녀가 돈을 먹었다고 광장에 모였던 것이 아니다.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기 때문이었다.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한 실망은 그녀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서 대통령으로 세우는 데에 구심점이 되었던 대구·경북 사람들의 태도에서 잘 나타난다. 크게 실망한 그들은 대부분 그녀에게 등을 돌렸다. 그녀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그들의 실망도 컸기 때문이다. 그들의 신뢰를 저버린 그녀가 괘씸했기 때문이다.

헌재의 판결문에는 그런 실망이 뚜렷이 나타나 있다. “피청구인의 위헌·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이 문장은 그 판결문의 핵심 문장이다. 다시 말해서,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불법적인 혹은 초법적인 일련의 행동을 통해서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박근혜 전대통령의 죄목은 괘씸죄다.

그런데 우리의 신임을 배반하는 일이 교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이 일은 단지 인간이 느끼는 실망감만이 아니고, 하나님이 느끼실 실망감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전하는 소식에 의하면, 한국을 대표하는 M교회에서는 아들의 교회와 M교회를 합병하기로 당회에서 결의했다고 한다. 전에도 세습에 대한 기미가 있어서 많은 사람이 그 부당성을 지적했는데, 주춤하고 있다가 이번에는 두 교회의 합병이라는 변칙적 세습을 시도하고 있단다.

M교회는 K원로목사가 한평생 몸 바쳐서 대형교회로 만든 교회다. 그 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장로교회로 알려져 있다. 그 교회의 원로목사는 박근혜 전대통령이 종교계의 대표들을 초청했을 때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두 목사 중 하나로 초청받을 만큼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동안 교단의 총회장으로, 교단 대학의 이사장으로, 그리고 여러 교회단체의 회장으로 활동해 온 거물급 교회 지도자로서 그에 대한 교계의 신망이 두터웠다. 그런 그가 이제 그 신뢰를 저버리고 그 교단의 헌법에서 금하고 있는 세습을 합병이라는 명목을 내세워서 교묘하게 변칙적인 세습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그는 자신의 능력으로 그 교회를 크게 부흥시킨 것으로 믿고 그가 세운 그 교회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는 인간이 길을 계획하지만, 그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하나님이라는 말씀을 잊은 것 같다. 그가 이 말씀을 진리라고 믿는다면, 다시 말해서 살아계신 하나님이 그의 발걸음을 인도하셨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그 교회를 자기 힘으로 만들어낸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가 아들에게 세습을 시킨다면, 그렇지 않아도 교회의 신뢰도가 나날이 떨어져 가는 지금,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더욱 하락할 것이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그는 거기에 따르는 책임감을 갖는 것이 마땅하다. 정말 그가 아들에게 세습을 시킨다면, 그에 대한 신뢰가 컸던 만큼 우리의 실망은 더욱 클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실망하신다는 사실이다. 변칙적으로 세습을 해서 하나님을 크게 실망시킨다면, 그가 하나님의 심판대에 설 때, 하나님은 그에게 괘씸죄를 선고하실 것이다. “나는 너를 신임하고 네가 구하는 대로 복을 주어서 교회를 크게 부흥시켜주었는데, 너는 네 노력만으로 그렇게 큰 교회를 이룬 것으로 생각했느냐? 그리고 그렇게도 할 일이 없어서 잔꾀로 아들에게 세습을 해서 교회에 먹칠을 했단 말이냐? 그것은 바로 내 얼굴에 먹칠하는 일이었다. 너는 내 신임을 배반했으므로 너를 어두운 데로 내어 쫓겠다.”

그러면 그는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변호하려고 할 것이다. “아브라함을 축복하시면서 그의 자손이 창대해지는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저는 그런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습니다. 제가 큰 교회를 이룰 수 있도록 복을 주셨으니, 제 자식도 저를 이어서 창대해지도록 해주시라 믿었습니다. 제게 죄가 있다면, 아브라함에게 하신 그 약속을 제가 굳게 믿었던 것뿐입니다. 왜 제게는 이렇게 인색하신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항변에 대해서 하나님은 대답하실 것이다. “지금은 아브라함의 시대와 달리 세습하는 시대가 아니다. 많은 한국교인이 네게 거는 기대를 너는 외면했다. 나는 분명히 복음서에서 작은 자 하나에게 한 일이 바로 내게 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네가 교인들을 실망시킨 일은 바로 나를 실망시킨 것이다. 박근혜가 끝내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더니 너도 다르지 않구나. 이렇게 끝까지 네 죄를 모르고 있으니 너는 참으로 괘씸한 자로다.”

K목사가 하나님 앞에 가기 전에 마음을 돌이켜서 제발 괘씸죄에 걸리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 그가 이 괘씸죄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그는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지 않는 사람이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것은 괘씸죄보다도 더 중한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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