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한국을 떠나 외국 생활을 오래 해서 한국 정서가 많이 생소한 분이 “박근혜는 인간이 아니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의아함을 표현 했다. 그의 의아함은 “인간이 아니라니, 그렇다면 인권(인간대접)을 인정해 줄 필요가 없다는 말이 아닌가?”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인간 대접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고문을 할 때처럼 강자가 약자에 대할 때나 적용될 수 있는 일이지 약자가 강자에 대하여 취할 수 있는 태도는 아니다.

물론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표현은 온 나라가 저 한 사람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데 ‘내 탓이 아닌 네 탓’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서. "저 여자가 과연 사람인가?" 하는 생각일 것이다. 즉 박근혜에게서 단순한 자연인 인간이 아니라 형이상학적인 악의 모습을 본다는 뜻인 것이다.

한국말에서 '인간이 아니다.'라는 말의 의미는 마치 "저 여자는 여자가 아니다."와 같은 의미로 자기 기준에서 절대적으로 벗어났을 때 쓰는 가장 과격한 표현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인간이라면 그럴 수가 없다.' 인간의 도리를 벗어났다는 의미로 쓰는 말이다.

욕으로 따지자면 아마도 최상급 욕에 해당할 것이다.

욕도 눈물이나 웃음처럼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표현 수단이다. 때로는 만 마디 말 보다 한 마디 욕이 더 효과적으로 전달될 때가 있다. 실제로 적절한 타이밍에 욕 한 마디면 해결될 것을 못해서 엄청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임신을 한 지인의 딸이 전철에서 통화를 하고 있는데 어떤 얼굴이 흰 암컷 짐승이 나타나서 ‘네 나라로 꺼져라!” 하고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졸지에 봉변을 당한 딸아이는 어쩔 줄을 모르고 당황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짐승은 자기 스트레스를 풀고 유유히 내렸다고 한다. 순진한 딸아이는 당하기만 하고 분해서 어쩔 줄을 몰라 했지만 이미 버스가 지나가 버린 다음이었다.

바로 이런 때 반사적으로 “WHAT A MOTHER FUCK YOU!” 하는 욕이 튀어 나올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시비가 붙어야만 그 짐승이 도망을 가지고 못하고 누군가가 동영상 촬영을 할 기회도 있고 신원을 확인을 할 수도 있고 인터넷에 올려서 망신을 줄 수도 있고 경찰을 부를 수도 있는 것이다.

욕을 아무 때나 하면 안되고 적절한 시기에 하는 사람도 시원하고 주위에서 듣는 사람도 시원해야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바로 그런 욕을 목도하게 되었다. 최순실이 조사를 받기 위해서 특검 사무실에 들어가면서  “민주주의가 아니다.’” 라며 악을 썼을 때 “염병하네”로 받아 친 청소원 아주머니의 욕이 바로 그런 것이다. 청소원 아주머니의 욕 한 마디가 온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준 것이다.

성서에 보면 예수도 욕을 무척 잘 했던 것으로 나와 있다. ‘독사의 자식’ 이라느니 회칠한 무덤’이라느니 등등 험한 말씀을 서슴치 않으셨다. 예수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나와 함께 하지 않으면 모두가 나의 적”이라고 함으로써 마치 심통이 있는 대로 난 어린아이가 토라져서 제 편을 들어 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모두 미워.”라고 하듯 하는 태도를 보이기까지 조차 했던 것은 웬일일까? 바리새인들이 예수가 자기들 눈앞에서 일으킨 기적을 마귀의 장난이라고 몰아세우자 성질이 날대로 난 예수는 그의 생애에서 꼭 한번 저주를 퍼부었다. 즉, “나를 훼방하는 자는 용서를 받을 수 있어도 성경이 하는 일을 훼방하는 자들은 영원히 용서 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씀 뿐만 아니라 예수의 욕도 영원불변한 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