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168년경에 안티오쿠스의 에피파네스가 예루살렘을 침략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과 전쟁을 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안식일에는 전쟁을 하지 않고 쉰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에피파네스는 마침내 이스라엘을 무너뜨릴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안식일에 공격을 해서 대승을 거두고 이스라엘 사람을 거의 전멸시켰습니다. 그 일로 인해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종족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그 문제를 놓고 심사숙고를 한 끝에 안식일에 대한 규정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비록 안식일일지라도 방어를 위한 전쟁은 수행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 것입니다. 이 우매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이 역사적인 사건은 언뜻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적의 칼날을 피하지 않고 또 적의 공격에 조금도 저항하지 않고 그저 앉아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 어찌 가능한가?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렇게 했습니다. 과연 유대인들의 죽음이 어리석은 것일까요? 법을 어기느니 죽음을 택하겠다는 결정이 비합리적인 결정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당시 유대인들이 죽음으로서라도 지켜야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생명보다 소중했던 가치 그것은 율법이었습니다. 당시의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율법은 하나님의 법이며 동시의 국가의 법이었습니다. 그것은 신앙이며 시대정신이었습니다. 그것이 무너지면 생존의 의미도 없는 것입니다. 삶의 토대요 정신의 기반입니다.

지난 신경하 감독회장 이후로 겪은 감리교사태는 마침내 장로교의 장로가 교단장을 대행하는 감독 대행체제로 까지 이어졌었습니다. 이는 일제 강점기 때 양주삼 총리사를 비롯하여 교단의 대표적인 자리에 있는 목사들이 신사참배 했던 부끄러운 과거 역사 그 다음으로 한국 감리교역사에 길이 남을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 후 현재 정식으로 선거 절차를 거쳐 감독회장이 선출되고 4년을 지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감리교회의 정상화를 부르짖는 이유는 감리교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감리교사태의 본질은 미꾸라지 한 마리에 있지 않습니다. 상당수 성직자들이 변절하여 돈과 권력과 명예를 숭배하였기 때문입니다. 목숨을 걸고 지켜야 했던 신앙의 가치 그것은 복음이며 순결한 믿음입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복음은 사라지고 돈과 권력과 명예가 놓여있습니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감리교는 타락과 몰락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한국감리교회가 거듭나느냐? 아니면 몰락하느냐? 하는 귀로에 우리 모두 서 있다는 것을 목회자와 성도들은 육감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복음의 진의에서 벗어난 변절의 모양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현장은 선거의 현장입니다. 여기에 불법과 금권선거 등이 자연적으로 따라 붙었습니다. 물론 감시를 통한 공명선거, 돈 안쓰는 깨끗한 선거 등의 뜻있는 주장들이 있으나 그런 것이 현실에서 제대로 먹히지 않는 근본 이유는 교단이 가장 숭고하게 지켜야하는 그 무엇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켜야 했던 유대인의 법, 그것이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진다는 것을 그들은 알았던 것처럼 현 한국 감리교단이 목숨을 걸고 지켜야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교회법일 것입니다. 감리교회는 철저하게 장정과 교리를 수호해야합니다. 모든 교회와 회원이 법아래 평등하고 공정한 법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법을 하는 길이 그나마 최소한 감리교단의 목숨은 건지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최후의 보루인 교단법, 그중에서도 가장 엄중하게 지켜져야 하는 선거법이 심하게 훼손되고 있는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례는 모 연회 감독후보자 중 한 명(A)이 또 다른 감독 후보자(B)가 교회 부동산을 유지재단에 편입시키지 않은 점과 년급 기준미달(정회원18년급) 등의 이유로 B후보의 자격문제에 대해 선관위에 이의제기를 하자 선관위는 이 문제를 심의분과를 거쳐 중대 사안임을 인지하고 선관위 전체회의로 가져갔습니다. 2시간여 동안 논의 끝에 가결에 부쳐 16:21로 B후보의 등록을 허가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는 법적으로는 후보의 자격이 안 되는데도 선관위가 다수결로 받아주었다는 결론입니다. 감독 유권자(선거권자)도 교회재산을 재단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에 선거권을 주지 않습니다. 하물며 피선거권자는 더 철저한 검정과 자격을 갖춰야한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없는 사실인데 그대로 통과시켜주었다고 하는 것은 장정을 무시하고 법질서를 파괴하는 결론을 가져올 것입니다. 이 같은 선례는 차후 유능하고 올바른 후보자가 지도자가 될 기회를 놓치는 피해자가 될 것이며, 더 많은 부정선거의 출구를 열어두게 될 것이고 감리교회의 정상화는 요원해질 것입니다. 선관위는 법 위에 존재하는 기구가 아닙니다. 법 아래에 있으며 법의 토대 위에 존재하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스스로 그 토대를 허물어버린다면 존재 기반을 스스로 허무는 것입니다.

선관위는 법을 무시하고 권한을 남용하는 기관이 아니라 법을 잘 지키고 적용하여 모든 회원이 공정하게 기회를 부여받도록 섬기는 자리입니다. 사회에서는 나중에 불법이 밝혀지면 부정입학도 취소되고 부정 당선된 국회의원도 중도에 끌려 내려와야 합니다. 이런 불상사가 감리교단에서 벌어져서는 안 될 것이며, 이 문제가 교단 내에 더 심각한 문제로 확대되지 않도록 선관위는 엄정하게 이 문재를 재고해야할 것입니다.

감리교인 모두가 기쁘게 목숨을 걸 수 있는 신앙의 가치를 세우는 일을 교단과 교회가 나서서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 일에 선관위가 바르게 쓰임받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다 함께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합시다.

자유기고가 김진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