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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노동은 생명살림이었습니다"인천 강화 일벗교회 서정훈 목사
김문선  |  moonsun101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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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8월 31일 (수) 09:52:06
최종편집 : 2016년 09월 02일 (금) 17:31:55 [조회수 : 6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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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 일벗교회 서정훈 목사 <사진/김문선>

한국의 정서를 대표하는 단어가 있다. '情' 이다. 살갑게 마음을 나누고 곤고한 삶을 위로하며 서로에게 기댈 언덕이 되어 함께 살아온 민족이다. 농번기, 일손이 모자랄 때면 서로의 손이 되어 함께 삶을 꾸려갔다. 배고픔은 있었지만 외로움은 덜했다. 다양한 처지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넉넉히 이기며 살아왔다.

급격한 산업사회의 진입과 함께 뿌리 깊은 한민족의 '情'의 정서가 붕괴되고 있다. '情'의 다른 말은 공동체다. '情'의 붕괴는 공동체의 붕괴를 뜻한다. 개인과 사회는 둘이면서 하나다. 동전의 양면과 같다. 개념으론 분리될 수 있지만 실상은 하나인 관계다. 공동체가 붕괴되면 마음과 개인이 파편화된다. 개인의 파편화가 공동체의 붕괴를 가속화시킨다.

사회현상을 드러내는 다양한 지수들이 죽어가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대변해주고 있다. 자살 지수, 불행지수, 이혼 지수, 분노지수 등. 죽음의 문화가 지배하는 현실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 여기저기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말과 이론에 그칠 때가 많다. 생명이 살아나는 현실의 대안, 삶의 증명에 목마른 시절이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생명살림의 공동체를 일궈가는 목사가 있다. 강화 일벗 교회 서정훈 목사다. 따사로운 오월의 여름 햇살에 물든 초록의 세계와 함께 서정훈 목사를 만나기 위해 강화로 발걸음을 향했다.

   
▲ 일벗교회는 강화군 양사면에 위치해 있다. <사진/김문선>

서정훈 목사는 대대로 농부 집안에서 태어났다. 살아온 삶의 바탕이 신학교 시절부터 농촌선교와 목회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생태신학을 공부하며 농農을 기반으로 한 정주 목회와 공동체적 삶에 대해 질문하며 길을 모색했다. 자연과 이웃, 땅과 벗하며 공동체적으로 사는 것이 근본적인 생명살림의 동참하는 길이라는 확신과 함께 2001년 고향인 강화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돌아옴과 동시에 친환경 농법으로 전환했다. 지역 최초로 오리농법으로 쌀농사를 지었다. 동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도 많았다. 사명감을 갖고 인내하며 걸어왔다. 현재 적지 않은 지역민들이 친환경 농법으로 전환했다.

   
▲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일벗교회 <사진/김문선>

서 목사는 고향으로 돌아온 후, 교회 개척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교회는 건물이 아닌 모임이었고, 공동체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농사와 생협, 지역사회와 관련된 일들을 가리지 않고 했다. 가는 여정 속에 뜻과 마음이 맞는 벗들을 만나게 되었다. 함께 모여 일벗 생산 공동체를 만들었다. 서 목사는 지체들의 추대로 일벗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모여 모임이 되었고, 모임이 교회가 되었다. 벌써 10년이 흘렀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교회의 이름처럼 생명 살리는 일을 함께하는 벗들이 모인 친밀한 공동체가 되어가고 있었다.

   
▲ <사진/김문선>

서 목사는 노동의 영성을 생명처럼 여긴다. 그에게 노동은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다. 생존을 넘어 사명이며, 하나님 나라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그는 말한다. "예수의 노동은 생명살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하신다는 예수의 말씀처럼 우리도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동해야 합니다." 일벗 교회의 지향점도 그의 고백과 동일하다. 지나온 이력처럼 일벗 교회는 생명을 살리는 일을 벗 삼는 이들의 모임이다. 함께 일하고, 함께 먹고 마시며, 함께 살아간다. 나와 너의 경계를 허물어가며 새로운 '우리'와 '자신'이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렇다면, 일벗 교회에서 목사의 역할을 무엇인가? 서 목사는 말한다. "건강한 공동체는 목사 개인의 리더십으로 결성되지 않습니다. 목사는 가장 많이 일하고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많이 나서지 않는 사람으로 공동체 속에 소리 없이 녹아들 아가야 합니다. 변함없이 지켜보며 기도하고 바닥에 머물러 있기를 힘써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가장 많이 나서고 있습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숙제입니다."

   
▲ 사회적 기업 콩세알 식구들 <사진/콩세알>

서 목사는 일벗 교회 목사이자, 사회적 기업 콩세알의 대표다. 콩세알은 위에서 잠시 언급된 일벗 생산 공동체로부터 시작되었다. 일벗 생산 공동체는 생명과 지역을 살리기 위해 다채로운 사업들을 진행했다. 안전한 먹을거리,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센터 운영, 도보순례 개최 등. 동시에 농촌 사회의 해체, 농업의 붕괴와 식량주권의 위기라는 현실의 문제에 당면했다.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지역의 역량을 강화하고 농촌 일자리를 확대하며 농촌 안에서 새로운 자립과 자생의 모델을 확립하기 위해 힘썼다. 2008년 노동부는 이들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해주었다. 그렇게 사회적 기업이 되어 지금까지 콩세알의 비전을 향해 걸어오고 있다.

   
▲ 우리 콩으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콩세알 <사진/콩세알>

대화 말미, 오늘날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모습이 무엇인지 물었다. "저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가치는 친밀한 공동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성은 단순한 사회적 관계를 넘어 신앙적 의미입니다. 그러나 경쟁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신자유주의 세계관에서는 확립되기 어려운 영성입니다. 교회도 어느 순간 경쟁과 욕망의 가치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교회 안에서의 관계는 피상적입니다. 사람과 만남이 수단화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 만물 안에 담긴 생명의 신비를 바라보고 그 신비에 경외감을 느껴야 합니다. 타자에 대한 경외감, 소통, 신비감이 회복되는 공동체성이 회복될 때 한국교회도 회복되리라 생각합니다."

   
▲ <사진/김문선>

이야기를 나누며 서 목사의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생명에 대한 소명과 영성 없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양한 시행착오와 실패, 흔들림 속에 견고히 세워진 지혜를 느낄 수 있었다. 일벗 교회가 걸어온 지 10년이 되었다. 지난 시간은 앞으로 살아갈 10년의 밑그림이었는지 모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게 우러나는 생명의 향기를 간직한 생명의 공동체가 되어가길 소망해본다.

<글/사진 생명의 망 잇기 사무국장 김문선 목사>

* 생명의 먹을거리 구입하고 농촌 교회도 돕는 생명의 망 잇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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