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저녁 열린 긴급 좌담회 모습(왼쪽부터 백종국 교수, 손봉호 교수, 이상민 변호사)

오는 9월 28일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시행을 앞두고 ‘내수 위축’을 이유로 개정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천들이 이 법을 지지해 꼭 시행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교계에서 들렸다.

4일 오후 7시 서울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교회(이재철 목사) 사회봉사관 예배실에서 진행된 기윤실주최  긴급 좌담회 ‘김영란법,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다.

목소리를 높인 인사들은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공동대표 백종국 교수(경상대 정치외교학과), 기독법률가회 사회위원장 이상면 변호사(법무법인 에셀 대표)다.

‘김영란법’은 공직자 등이 직무나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매회계년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경우 형사 처분을 받게 하고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 이하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경우에도 과태료를 부과 하도록 하고 있다. 적용대상은 모든 공공기관 공무원과 각급 학교, 학교 법인, 언론사 등이다.

지난 5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시행령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허용 금액은 △음식물은 3만원 이내△선물비용은 5만원 이내 △경조사비는 10만원 이내에서만 허용된다. 이른바 TFT(Three-Five-Ten)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내수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비판과 함께  김영란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영란법을 큰 그림에서는 반대하지 않지만, TFT가 경제 특히 농축산업계를 죽인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손봉호 교수는 “그런 논리는 과거부터 부패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주장이었다”면서 “자기들의 이익을 위한 주장이지, 객관적인 주장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손 교수는 이어 “커프만 하버드 경제학 교수에 따르면 ‘부패는 경제개발에 가장 저해되는 요인’이라”라면서 “지엽적으로 손해 볼 수 있지만, 국가 전체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저들의 주장과는 달리 청렴하면 결과적으로 경제가 더 성장한다는 것이다.

이상민 변호사는 “그러한 주장은 장기적으로 부패가 없어져서 청렴한 사회가 되었을 때의 경제효과와 경제발전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무책임한 태도”면서 “물론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타격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청렴을 선택하는 것이 한국사회에 긍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변호사는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를 보려고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올라가 있는 곳이 없다. 다만 한 일간지에서 자세하게 실린 내용을 보았는데 경제 비전문가인 자신이 보기에는 근거가 빈약해 보였다”면서 “결국 정부가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3인의 패널들은 김영란법은 성경의 정신에 부합하는 법이므로 그리스도인들이 적극 지지에 나서 그러한 주장이 설 자리가 없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TFT가 발표되면서 혼란들이 있었지만, 이 법안이 잘 시행되면 성경의 정신에 부합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세계관에 적합한 제도가 나온 것 같다”면서 “한국 사회에서 출발점이 달라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세주의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봉호 교수는 “그리스도인 본인이 정직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사회적으로 부패를 줄이는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김영란법이 잘 시행되게 해야 할 책임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행동하자”고 주문했다.

이어 손 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법은 사람을 도덕적으로 만든다고 했다"면서 ”김영란법이 그런 법이 될 것 같다. 정의롭고 청렴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