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안에 들어와 계신 성령님은 어떤 분이신가

기독교가 지금처럼 세속으로 오염되어 타락하고 쇠퇴한 것은 크리스천들이 성삼위 하나님을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알기는 바르게 아나 욕심 때문에 모른 척 외면하거나 고의적으로 왜곡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가장 심한 것은 성령님에 대해서가 아닌가 한다.

성령님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바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 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행1:4-5) 하신 약속대로 강림하셨다.

그런데 그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 즉 성령으로 받는 세례는, 그렇게 약속하시고 정말 ‘몇 날이 못 되어’ 오순절의 성령 강림으로 이루어졌다. 여기에서 그때로 돌아가 그 자리를 잠깐 들여다보자.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 같이 한곳에 모였더니,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여 있더니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행2:1-4)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이 같은 현상을 보고, “소동하여 다 놀라 신기하게 여기”(행2:6-7)기도 하고, “놀라며 당황하여 서로 이르되 이 어찌 된 일이냐”(12) 하기도 했다. “새 술에 취했다”(13)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날의 성령 강림은 천지창조 이래 처음으로 성령께서 인간들의 내면으로 임하시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성령을 자신의 안으로 모시는 엄청난 사건이었다. 그러니만큼 하나님께서는 그때의 상황을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와 같이 가청적(可聽的)으로, 그리고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과 같이 가시적(可視的)으로 하실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성령께서는 물론 이 일이 있기 전의 구약시대에도 우리 인간들과 함께(with us) 하셨다. 그러나 인간 내면에 들어와 계시지는 않았다. 그러든 것이 이 일이 있은 후로 믿는 우리의 안에(in us) 들어와 계시게 되었다. 구약시대에도 인간에게 내재(內在)하신 일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것은 어느 특정인에게 한시적으로 있었을 뿐이었다.

믿는 우리에게는 누구의 안에나 다 성령이 계신다는 말인데, 이런 은총, 이런 영광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더할 나위 없이 값진 은총과 영광을 값없이 받아 누리게 된 것이니 말이다. 그러니 그 크신 은혜에 감사하며, 내주(內住)해 계시는 그분, 곧 성령님을 겸손으로 존귀하게 모셔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누구의 안에나 다 계시다보니 희귀성이 떨어져서인지는 몰라도 함부로 생각하여 제멋대로 오해하는 결과를 낳아 진리이시고 사랑이시며 존귀하신 그분을 비인격적 존재로 전락시키는 일이 흔치 않게 되었다.

어떤 자들은 성령을 가리켜 인격체가 이니라 하기도 하는데, 성삼위 하나님을 부정하는 이단적 발상에 의하지 않고선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그런 자들은 자기네가 그 같이 주장하는 근거로 성경 어디에도 성령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드는데, 기독교 신앙에 대한 지식의 천박성을 노정한 결과이다.

여기에서 그들에게 ‘그럼 “여호와”나 “야훼” 등은 하나님의 정확한 음가(音價)의 이름이냐’고 묻고 싶다. 히브리어로 쓰인 구약성서에 하나님의 이름으로 4개의 자음이 연속된 ‘יהוה’가 표기되어 있는데, 유대인들은 이 낱말을 예배용어인 ‘아도나이(Adonai；나의 주라는 뜻)’로 읽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며 그 ‘아도나이’의 모음을 ‘יהוה’에 붙여 ‘여호와’나 ‘야훼’로 발음했다고 훗날의 학자들이 추정한 것이다. 하나님의 정확한 이름이라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성경이 성령님께서 인격체이심을 말하고 있는 개소는 많다. 그분께서는 인격체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시는데, 하나님의 깊은 곳까지도 통달하시고(고전 2:10), 말씀하시고(계2:7), 가르치시고(요14:26), 책망하시고(요16:8), 도우시고, 탄식하시고, 간구하시며(롬8:26), 근심도 하신다(엡4:30). 이외에도 성경이 성령님의 인격성을 말해 주는 구절은 많다. 그런데도 그분을 보고 인격체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성령을 받다’를 ‘성령을 모시다’로 이해하면 어떨까

그런데 사람들은 성령이라 하면, 나아가서 성령 충만이라 하면 오순절의 그때 일을 오해하여 요란스럽고, 뜨겁고, 방언하고, 예언하고, 은사로 병을 고치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일이 많다. 심지어 방언을 못하면 성령을 받은 것이 아니라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병 고치는 은사가 없으면 믿음이 없다는 말과도 같다.

흔히들 성령 충만의 현상을 뜨거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또한 사실과는 다르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도록 하는 데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것은,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이라고 하는, 앞에 인용한 오순절의 성령강림 장면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에 대한 표현이다.

‘불’이라고 하니 그것의 속성인 ‘뜨거움’을 연상하여 성령이 충만하면 무엇인가가 뜨거워진다고 막연히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불의 속성이 아니라, 그것이 혀처럼 갈라지는 모양이었다. 성령 충만의 현상을 뜨거운 것으로 이해하는 데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더 말할 것도 없이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인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요7:38)라는 구절을 함께 생각하면 성령과 뜨거움은 서로 별다른 상관이 없음이 더욱 분명하게 이해되리라 생각한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의 오해는 인간관계를 파괴하고, 성경에 관한 오해는 기독교 신앙을 파멸로 내몬다.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 같이 강림하신 성령님을 ‘불’처럼 뜨거움으로 이해한 오해는, ‘성령의 불’이라는 성경과 무관한 물질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성령님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가장 완벽한 인격을 지니신 분이시다. 공기와 같은 기체도 아니요, 어떠한 기운이나 능력, 영향력 같은 것도 아닌 지고지순의 인격체이시다. 그런데 ‘성령의 불’이라는 물질에서 인격이 보이고 느껴지는가.

하기야 예수님께서도 “성령을 받으라”(요20:22)라 하셨고 성경의 다른 데에도 성령님의 임하심에 대해 ‘받다’라는 동사를 쓴 사례가 여럿 있다. 그러나 ‘받다’라는 동사를 인격체에 대해 쓰는 건 ‘선생님을 받다’ ‘어머니를 받다’ 등처럼 바른 표현이 되지 못한다. ‘대학이 유학생을 받다’처럼 쓰는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건 경우가 다른 사례이다.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고 성경의 표현인데, 토를 다는 것 자체가 불경스러운 일임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극히 조심스럽게 한 마디 해 본다면 필자는 ‘성령을 받는다’ 라기보다 ‘성령을 모신다’고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곤 한다. 어떻든 표현이야 ‘받는다’로 해도 실제로는 ‘모시는’ 마음이 되어야 한다는 데에 아니라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령의 불을 받으면 몸이 못 견디도록 뜨거워지는가 

성령이 충만하면 몸이 됐건 마음이 됐건 뜨거워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식의 오해를 많이들 하는데, 이 같은 오해가 신앙에 많은 문제들을 낳았다. 기도도 뜨겁게 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거야 열심히 기도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으니 별로 문제될 게 없을지 모른다. 문제가 되는 것은 손을 들어 몸과 함께 흔들어대며 큰소리를 내어 광적으로 기도하는 따위를 열심 있는 기도로 생각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심하면 눈물에 콧물까지 흘려 가며 엉엉 소리를 내어 울기도 하는데, 그래 놓고는 은혜를 받았다 하는 사람도 있다. 새벽기도 때마다 습관처럼 그리하는 사람도 있다. 슬퍼서 우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뻐서 우는 것도 아닌, 자신도 왜 그리 우는지조차 모르면서 그저 막연히 성령이 충만하여 그런 거라고 은근히 자랑하는 마음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회개의 눈물도 아닌 것 같다. 그토록 울음까지 자아낼 정도의 회개라면 뼛속까지 사무쳐야 할 터인데,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그 정도의 회개라면 그 당일 하루만이라도 생활이 달라져야 할 터인데, 하루는커녕 교회 문을 나설 때면 이미 그 흔적조차 사라져 버린 상태가 되고 만다.

성령의 불을 받으면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으나, 그게 그냥 불이 아니라 성령의 불이라서 몸이 타지 않는다며, 이 얼마나 신기하고 영광스러운 체험이냐고 감탄하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인 체험이니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으나, 성령의 불이 뜨거우니 몸도 뜨거워진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성령의 불’이라는 것이 성경에 없을 뿐 아니라, 성령님을 뜨겁다고 하는 것도 맞는 말이 아니다.

성령의 불을 받아 입신을 했다며 뒤로 발랑 넘어져 눈을 치뜨고 흰자위를 보인 상태에서, 입에 게거품을 물고 몸을 부들부들 떨기도 하는데, 그런 현상이 신앙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다.

기도나 꿈에, 또는 환상을 통해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들었다는 사람도 있는데, 아니다. 하나님이 됐건 성령님이 됐건 새로운 말씀은 어떠한 것도 우리 개개인에게 주시는 일은 없다. 우리에게 주실 말씀은 성경에 이미 다 기록해 놓으셨기 때문이다.

땅을 사 교회 건물을 신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사가 환상 중에 십자가의 깃발이 꽂힌 땅을 보았다며 그 땅을 사야 한다고 교인들을 설득하는 일도 있다. 그런가 하면 꿈을 통해 하나님께서 보여 주신 땅을 샀더니 값이 몇 배나 뛰어 대박을 맞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거짓말이다. 하나님이고 성령님이고 간에 당신의 자녀인 우리가 땀의 열매를 거두길 바라시지 불로소득을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꿈대로 하여 이득을 봤다면 그건 사단의 궤계에 빠진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예언의 은사를 받았다며 예수를 팔아 점쟁이 노릇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들의 말에 따르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단이 쳐 놓은 올무에 걸려 맹인을 따라가다 구덩이에 빠지는 것 같은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다.

‘성령 충만’이란, 성령님이 내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상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머리를 주신 것은 인간으로서의 구색을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다. 생각하고, 분별하고, 판단하여 행동하라고 주신 것이다.

성령님께서는 우리를 어떠한 기발한 방법이나 초자연적 능력이 아니라 말씀이 제시하신 방법으로 인도하신다. 우리는 열심히 그 인도하심을 따라 가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크리스천들이 열심히 그분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가게 된 상태를 가리켜 우리는 ‘성령 충만’이라고 한다. 광신적으로 기도하거나 어떤 황홀경에 빠지는 것 같은 상태가 아니라는 말이다.

성령이 충만하면 무엇보다도 성경말씀에 따라, 그리고 그 말씀을 무기로 하여 죄와 싸우며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게 된다. 죄와 함께 먹고 마시던 사람이 의를 좋아하게 되어 죄와 원수가 된다. 사단에게 이끌리어 죄를 짓던 사람이 (성령의 인도를 받아) 의로운 삶을 사는 새사람이 된다. 성령은 눈에 보지진 않지만, 눈으로 볼 수 있는 결과를 낳는다.

성경은 성령님을 지칭하여 ‘보혜사’라고 하는데 헬라어로는 ‘파라클레토스(παράκλητος)’라 한다. 변호자․중재자․협조자 등의 뜻이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보혜사 성령님은 우리 믿는 사람들 안에서, 또는 옆에서 우리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채워 주시고, 두려움과 어려움을 없애 주시며, 상한 마음을 고쳐 주시는 가운데 진리의 길로 인도하는 사역을 하신다.

그런데 항상 우리 안에 계시는 이 같은 보혜사 성령님께선 인간들처럼 지성(知性)과 감정(感情)과 의지(意志)를 아울러 지니신 완벽한 인격체이시다. 그러니 당연히 생각도 하시고 사랑도 하신다. 슬퍼도 하시고 탄식도 하신다.

따라서 우리는 그분을 성부 하나님이나 성자 하나님처럼 인격체로 모셔야 한다. 예민한 감성의 그분께서 상처를 받으시는 일이 없도록 마음을 쓰는 가운데 높이어 모셔야 한다.

그렇다고 그분 앞에서 조심에 조심만을 거듭하라는 말은 아니다. 사모하는 마음으로 다가가 의지하며 따른다면 우리는 그분과 가장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죄와 못된 자아를 가장 싫어하신다. 그러니 그 같은 죄와 자아를 버리지 않는 한 우리에게서 활동하지 않으신다. 무엇이든 당신의 뜻에 따라 하겠다고 순종을 각오하고 결단할 때 그분께서는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신다. 그 같은 상태에 있는 우리를 가리켜 성령 충만하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 믿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나쁜 것은 질병도 아니요 생활고도 아닌 죄이다. 그것이 우리를 하나님과 단절케 하기 때문이며, 성령님의 활동까지 가로막기 때문이다. 성령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죄를 회개할 수 없는데, 죄의 상태로는 사단의 종노릇밖에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우리는 성령님과 가까워질 수 있는 대로 가까워져 친밀한 사이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성령 충만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대는 몸 된 교회의 손인가 발인가, 아니면 눈인가 코인가 입인가 

우리는 구하지 않는 것까지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것은 비를 신‧불신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내려 주시기 때문이며,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롬8:26)하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은 알지 못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것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성령님께서 이 모든 것을 다 아시고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하여 주신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것을 알고 구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생각도 해 보기 전에 자기의 필요에 따라 구하기부터 한다. 입으로는 하나님 중심이라 하면서도 실은 자기중심으로 살고 있다는 증거이다.

우리가 지금 살아 숨 쉬고 있는 현대는 맘몬의 천지가 된지 오래다. 기독교인들도 비기독교인과 똑 같이 맘몬의 노예가 되어 주인이 하라는 대로 춤을 추고 있다. 맘몬이 사람을 사람 될 수 없게 하고, 기독교인을 사단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킨 것다.

그런데 타락한 기독교인을 진정한 기독교인으로 변화시켜 천국백성이 되게 하는 분이 계신데, 그분이 바로 성령님이시다. “너희는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갈5:16) 육체의 욕심을 떠나 하나님의 뜻에 따르도록 인도하는 것이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다.

우리가 사람을 사람 되지 못하게 하고 크리스천을 사단의 하속으로 내몰게 하는 맘몬의 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 자신의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갈5:16)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리하도록 힘을 북돋워 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분이 성령님이시다.

이제까지 성령의 사역과 은사에 대하여 생각해 봤는데,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하나 있다. 우리가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다고 하는 사실이 그것이다. ‘몸’이 교회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몸이요 우리는 그 몸의 지체, 곧 손이요 발이며 눈이고 코이고 입이라는 말이다. 우리 가운데 어떤 사람은 팔이고 또 어떤 사람은 다리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라는 말이다.

우리 믿는 사람 하나하나가 모여 이루어진 이 같은 교회는 앞에서 살펴 본 것처럼 오순절의 성령강림으로 시작되었는데, 세상에서 이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교회인데, 거기에 성삼위 하나님께서도 함께 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세상뿐 아니라 온 우주를 통틀어도 이보다 더 소중한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

다만 이 같이 소중한 교회가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것은 교회가 교회다움을 잃었기 때문이다. 교인들은 있는데, 성부 하나님도 성자 하나님도 성령 하나님도 계시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있기는 있는데, 목사를 포함한 교인들이 밀가루 반죽 주무르듯이 주물러 자기들의 마음에 맞게 만들어 놓고는 그 괴물 같은 것을 하나님이요 예수님이요 성령님이라며 섬기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교회 아닌 것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어쩌겠는가. 침이라도 뱉고 떠나야겠는가.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헐고 망가져 교회의 본모습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해도 말을 제대로 하면 교회가 아닌 것은 아니다. 그러니 하나하나 고쳐 가며 교회가 교회되게 해야 한다. 누구도 아닌 내가 해야 한다. 내가 곧 교회이기 때문이다.

나쁜 것도 그렇지만 좋은 것 또한 전파력이 크다. 거기에 나의 안에 계시는 성령께서 나서시면 그 파급 효과는 대단한 것이 된다. 그러니 목사나 다른 누구에게도 기대를 걸지 말고 나부터 몸 된 교회의 바르고 건강한 지체가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인다운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미약한 자신이라고 포기할 일이 아니다. ‘이런 내가 어떻게…’라며 체념할 일도 아니다. 우리 각자는 혼자가 아니다. 성령님께서 항상 함께 계시며 나약한 나를 붙들어 주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