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간곡하고 엄중한 호소와 요구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평의회 교수들은 그동안 총장선거를 둘러싸고 학내외에서 일어난 논란을 지켜보면서 최대한 목소리를 자제해 왔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의견표명이 또 다른 정치적인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하고, 총장 선임권을 가진 이사회의 권위를 존중하려는 뜻에서였습니다. 그러나 이사회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아직까지 총장선임 절차가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또 이로 인해  다음 학기 학사행정에까지 중대한 차질이 불가피하게 보이는 현 상황 앞에서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1. 총장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의 구성과 활동 그리고 그 결과는 불법을 넘어서 몰이성적인 것이었습니다.

총추위 안에는 작년 교수인사부정의 장본인으로 지목되어 학내사태의 근본 원인을 제공했던 인사가 들어가 있는가 하면, 교수를 불법적으로 징계하여 교육부로부터 징계처분 취소를 당했으면서도 부당한 징계에 대해서 사과 한마디 없는 이사도 있으며, 또 총추위 위원들 중 몇 사람은 같은 고교 출신의 학맥으로 얽혀 있기도 합니다. 금번 총추위 활동이 편향적으로 귀착된 데는 이러한 요인들이 상당부분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한 총장 후보들의 학문과 목회를 검증하는 소위 검증위원들 중에는 교수회의를 비밀 녹음하여 총추위위원인 모 이사에게 넘겨주어 녹취록을 만들게 한 교수가 있었고, 그동안 집요하게 교수평회의 교수들을 비난해온 목사도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총추위와 검증위원 구성에 이미 불순한 의도가 개입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총추위를 구성한 이사장과 이사회 그리고 검증위원을 위촉한 총추위가 이토록 몰이성적일 줄은 몰랐습니다. 특정한 사안에 대하여 견해가 달라 논쟁을 벌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목사나 교수라는 직함을 가진 분들이라 일말의 신뢰를 가지고 지켜보았음에도 돌아온 것은 절망뿐이었습니다. 우리들은 금번 총추위와 검증위원들의 활동을 신뢰할 수 없으며, 그들이 내놓은 결과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입니다. 이미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하여 총추위가 얼마나 부당하게 특정 후보만을 대상으로 검증하였는지가 매우 위중한 문제로 다루어졌습니다. 이 사실은 이후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다른 후보자들의 학문적 성실성에 대한 갖가지 의혹들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금번 검증절차가 극히 신뢰할 수 없는 구조에 의해 진행되었음을 지적함과 동시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해당 학회에 의뢰하는 길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2. 총장 선출 과정의 최종 책임자는 이사장입니다. 
 

우리 교수들은 지난 해의 학내사태와 이번 학기의 파행적 총장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과연 우리 학교의 법인, 특히 그 법인의 핵심을 구성하는 이사들과 이사장이 정관에 나타난 법인의 목적과 대한민국 교육의 이념에 적합한 자격을 가지고 있는지 자문해 봅니다. 특히 법인을 책임지는 현 이사장은 전 이사장의 사퇴를 계기로 비정상적인 과정을 통해서 취임한 이후에 학교의 정상화를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였고 오히려 감독회장과 동료 이사 및 교수들을 고소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는 학교 운영의 핵심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총장 선출 과정까지 일대 혼란에 빠져들게 하였습니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사장은 학교의 정상화를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는가 스스로 돌아보기 바랍니다. 무슨 자격으로 이사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학교를 이렇게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입니까? 그러러면 차라리 그 자리에서 내려오십시오. 총장선거 하나 공정하게 진행 못하는 이사장이라면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3. 총장과 이사장은 최근 한 교수의 불미스런 의혹에 대해서 직무를 유기하고 있습니다.
 

총장이 6월 9일자로 학교에 게시한 대자보에 의하면, 그는 모 교수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 의혹의 당사자로부터 직접 진술을 들은 것이 5월 9일이었고, 5월 13일에 이사장에게 그에 대한 징계의견서를 제출하였다고 합니다. 의혹의 당사자는 그로부터 1개월 이상이나 핵심 처장 보직을 수행한 셈입니다. 당사자를 처장 보직에 그대로 둔 채로 이사장에게 징계의견서를 보냈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의혹의 규명을 위하여 그리고 징계의견서를 제출하기 위하여 총장이 한 일은 무엇인가요? 6월 9일 대자보를 붙이고 난 후 현재까지 20여일이 지나도록 한 일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 사실을 인지한 이사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무엇을 하였고 또 하고 있습니까? 총장은 학교의 명예가 실추되어 가고 있는 이 사건 앞에서도 오로지 자신의 총장 재선에만 몰두하고 있는 데 이것이 과연 그 직무에 합당한 태도입니까? 교원인사권을 가진 이사장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4. 교수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행하는 이들에게 경고합니다.

최근 학내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서 S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과 당당뉴스 댓글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교수평의회 소속교수들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하였습니다. 그는 이 사건이 교수평의회 교수들에 의해서 근거도 없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하며, 기자들을 불러 이 사실을 알려서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고, 검찰에 고소하였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S 목사의 이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S 목사에게 강력하고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허위사실에 근거하여 교수평의회 교수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그리고 정중하게 사과하십시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차제에 우리는 분명히 밝힙니다. 교수평의회는 모 교수의 성추행 사건에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으며, 다만 당사자를 아끼는 마음으로 몇 명의 선배 교수들이 스스로 책임을 감당하라고 권고한 적이 있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문제의 당사자가 그러한 권고에 불응하였기에 총장과 이사장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한 것이 전부입니다. 더구나 이 청원서에는 교수평의회에 속하지 않은 이들도 참여하였습니다. 총장과 이사장이 이 문제를 책임 있게 처리하는 과정을 밟았다면, 이 사건은 사법당국으로까지 나아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감독회장을 통한 중재노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사법당국에 고소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인지한 지 거의 2달이 다 지나도록 총장과 이사장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는 것만 보아도 사법당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교수평의회 차원에서 기자들을 부른 적도 없고, 대외적으로 알린 적도 없으며, 더구나 사법당국에 고소한 적도 없습니다. 만일 이 문제로 교수들의 명예가 지속적으로 훼손된다면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5. 우리의 요구와 결의

첫째, 이사장은 총장선출을 위한 추천과정을 파행으로 몰아간 총추위의 활동을 원점으로 돌리고 공명정대한 총장 선출을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십시오.

둘째, 만일 총장 선출 과정이 그간 학내 안팎에서 거세게 일어난 이의 제기를 배제한 채 강행될 경우, 그로 인해 초래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이사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셋째, 우리는 총장 선임이 공정하게 끝나는 즉시 교수평의회를 해체할 것입니다. 교수들의 분열이 학내사태의 핵심인양 호도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분명히 다릅니다. 우리는 그러한 오해가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교 정상화의 중요한 초석이 마련된다면 총실위 조사보고서의 권면을 존중하여 교수평의회를 해체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성명서를 교수평의회 이름으로 나오는 마지막 성명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성했습니다. 우리는 감리교신학대학교가 신앙 양심과 이성에 입각하여 정의를 회복하고 다시금 신뢰와 희망을 노래하는 자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를 위해 다시 한 번 학교의 책임 있는 당사자들께 간곡히 호소하고 요구하는 바입니다. 정의와 평화를 위한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께 상달되기만을 간절히 원합니다.

2016년 6월 29일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평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