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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진경  |  jinkyung.le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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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6월 10일 (금) 23:57:35 [조회수 : 6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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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라는 카피로 성공적인 광고를 이끌었던 ‘2% 부족할 때’라는 음료수가 있다. 음료수 이름에 들어있는 이 2%는 도대체 뭘까? 이 퍼센티지는 인간의 신체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 중 하나인 물과 관계가 있다. 몸을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인 물은 무려 신체의 70%를 차지한다. 그리고 만약 이 물의 양이 70% 아래로 내려가게 되면 인간은 치명적인 상태로 빠지게 된다. 물은 고작 5% 정도만 부족해도 인간을 혼수상태로 빠뜨리고, 그 부족량이 12% 정도까지 부족하게 되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신체에 미칠 이 치명적인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몸이 비상 신호를 주는 지점은 2% 부족의 지점이다. 물의 양이 2% 부족할 때 신체는 인간으로 하여금 더 이상 물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신속히 조치를 취하도록 신호를 보낸다. 즉, 인간은 갈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음료수 이름의 의미는 바로 이것이었다.

아주 오래 전 대배우 한석규와 최민식 사이에서 당시 신인이었던 송강호가 조연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던 영화가 있었다. 헝그리 정신을 강조하며, 잠자는 개한테는 결코 햇빛은 비추지 않는다고 역설했던 영화 <넘버 3>. 영화에서 주인공 서태주의 애인 현지는 항상 태주에게 나를 몇 퍼센트나 믿느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태주는 늘 대답한다. 51%. 결정적으로 진지한 순간조차 태주는 51%라 말하며 어김없이 현지를 김새게 만들고는 한다. 그러나 영화의 막바지에서 태주는 현지에게 자신에게 있어서 51%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한다. 자신이 누군가를 51%를 믿는다는 것은 그를 100% 신뢰한다는 뜻이며, 누군가를 49% 믿는다는 것은 그를 결코 믿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51%와 49%의 차이, 공교롭게도 이 역시 2%다.

커다란 국면의 전환에 늘 커다란 에너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거대한 쇳덩어리로 팽팽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는 양팔 저울이 지극히 가벼운 깃털 하나로 중심을 잃고 기울어지는 것처럼, 인생의 중요한 태도나 흐름 또한 의미심장하고 대단한 사건으로부터가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일로부터 그 방향이 판가름이 나곤 한다. 그리고 그렇게 사소한 것으로부터 결정된 방향은 처음에 작게 갈라진 길이 종국에 이르러 완전한 반대의 방향을 향하는 것처럼 결정적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성경은 작은 일과 그에 따른 엄청난 결과에 대한 말을 의미심장하게 전하곤 했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조그마한 행동의 방향이 천국과 지옥을 가르고(마 25:40.45), 천국은 이 세상의 씨앗 중 가장 작은 씨앗에 비교된다(막 4:30-32). 그리고 마침내 이 사소하고 변변치 않은 씨앗은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한 나무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민하고 집중해야 할 지점은 거창한 계획이나 큰 틀이 아닐지도 모른다. 1%가 어느 쪽을 향하는가에 따라 51%와 49%가 결정되는 것처럼,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지금 눈앞에 놓인 지극히 작고도 사소한 결정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하나님 역시 우리에게 이런 식으로 경고를 내리시는 것이 아닐까? 마치 물 2%의 부족에서 갈증이 시작되도록 몸을 만드신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 영혼의 파멸에 대한 경고 또한 커다란 사건이나 계기를 통해서가 아니라 아주 작은 흔들림으로 알려 주고 계시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우리는 선과 악에 대한 것이든, 은혜와 죄에 대한 것이든, 크고 대단한 것보다 작고 사소한 것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큰 도성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생각해보자. 이 대도시의 멸망을 결정했던 것은 흔히 생각하듯 거대한 죄악의 규모나 죄질의 심각성, 엄청난 수의 죄인들이 아니었다. 단 열 명의 의인의 부재, 멸망을 결정했던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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