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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이진경  |  jinkyung.le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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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4월 15일 (금) 23:58:02 [조회수 : 1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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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세월호 2주기가 되었다. 생방송 화면에 비친 커다란 배의 기억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세월호에 대한 말이 나올 때마다 종종 듣게 되는 말들이 있다. 이제는 그만 좀 하자는 말, 이제는 그만 잊자는 말, 그리고 ‘정치적’이라는 말이다. 과연 세월호를 얘기하는 것이 정치적인 것일까?

그날, 우리는 보았다. 엄청난 참사가 벌어졌고 구조를 책임진 해경은 미군의 지원도 해군의 지원도 거절했다. 세월호에 가 닿았던 해경의 함정은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따랐던 아이들을 배에 내버려둔 채 선원들만 구조했다. 세월호의 선장은 해경의 사택에서 하루를 묵고 경찰서로 인양되었다. 수백 명의 잠수부가 투입된 지상최대의 구조가 벌어지고 있다고 선전하였으나 알고 보니 고작 수십 명에 불과했다. 구조는 전문 업체에 맡겨야 한다며 국가는 한 사설 업체에 모든 구조를 일임했다. 나중에 TV에 나온 그 업체의 책임자는 구조는 국가가 하는 것이라며 자신들은 구조가 아니라 인양을 하러 그곳에 갔다고 했다. 공중파의 모든 방송들이 이 모든 거짓말에 열을 올리며 합세했다.

국가에 의해 구조된 아이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살아난 아이들은 구조된 아이들이 아니라 모두 스스로 탈출한 아이들이었다. 최근 세월호에 대한 기록이 출판되었다. 이 책 <세월호, 그날의 기록>에서 나는 충격적인 일화를 읽었다. 기록은 탈출한 아이들을 건져올리면서 했던 해경의 말을 이렇게 전하고 있었다. “존나 늦게 올라오네, 씨발. 이 새끼 존나 무거워.” 이 말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건 그 말에 대한 학생의 대답이었다. 학생은 이렇게 대답했다. “죄송해요.” 그날, 이런 일들이 벌어졌었다. 정치적인 문제? 이것은 인간과 존엄의 문제다.

유족들이 거액의 보상을 요구한다는 소문들이 떠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보상’이라는 말은 모두 정치인들의 입에서 나온 소리였다. 만나보았던 유족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했다. “우린 한 번도 보상을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진실규명뿐입니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도 죽음의 이유를 알 때나 가능한 일이다. 유족과 미수습자의 가족들은 자식과 가족을 가슴에 묻고 싶어서, 정말로 잊고 싶어서 지금도 진실을 요구하고 있다. 이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만든 것은 오직 정치인들뿐이었다. 정치인들이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일도 정치적으로 만들고 마는 사람들이 아니던가.

예수님도 이런 사람들을 겪으셨던 적이 있었다.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만들어 이용하려던 사람들은 예수께 곤란한 질문을 던졌다. “카이사르에게 세금을 바쳐야 합니까, 바치지 말아야 합니까?” 이 교활한 양자택일의 선택을 앞에 두고 예수는 이 선택 자체를 거절하시며 말씀하셨다.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바쳐라.” 주님은 모든 문제를 알량하게 정치적으로 만들려는 간교한 위선을 이 말씀으로 부숴버리신다.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어쩌면 이 말씀은 지금 세월호 사건을 정치적 사건으로 만들고 이용하려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해당될 것이다. 2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아직 아무 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으니 통탄스럽게도 아무 것도 잊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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