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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가렴주구(苛斂誅求)’를 생각하다
김학현  |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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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4월 14일 (목) 19:49:40
최종편집 : 2016년 05월 31일 (화) 00:20:30 [조회수 : 2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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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렴주구'를 소개하는 김홍기의 '온고지신' 만화 컷(사진출처 일요시사)

온 나라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 듯하다.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예상했든, 예상하지 못했든 결과는 우리 앞에 나타났다. 결과를 놓고도 설왕설래 말들이 분분하다. 정치는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무관심하려고 해도 무관심할 수가 없다.

정치란 무엇일까. 사전적으로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다. 하지만 쉽게 규정하기 어려운 낱말이다. 이번 선거의 결과를 보면서 중국 춘추시대에 등장한 ‘가렴주구(苛斂誅求)’란 단어가 떠오른다.

공자의 고국인 노나라에서는 조정의 실세인 계손자가 세금을 가혹하게 징수하고 백성을 억압하여 원성이 높았다. ‘가렴주구(苛斂誅求,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거나 백성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음)’란 단어가 탄생하게 된 것이 이때다.

어느 날,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태산기슭을 지나가고 있을 때, 한 여인이 세 무덤 앞에서 구슬프게 울고 있었다. 이 울음소리를 들은 공자가 그 까닭을 물었다. 여인은 더욱 흐느껴 울며 말했다.

“옛적에 시아버지와 남편이 호랑이에게 물려 돌아가셨는데, 이제 내 아들이 또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공자는 호랑이가 사람을 죽이는 이런 위험한 나라를 왜 떠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여인의 대답은 이랬다.

“이곳은 세금을 혹독하게 징수하거나 부역을 강요하는 가혹한 정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공자의 나라인 노나라는 가혹한 정치가 있어 호랑이를 피하여 그리로 가면 더욱 힘들 것이란 뜻이다. 공자는 이때부터 제자들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니라”

호랑이보다 더 무서울 수 있는 게 정치다. 우리는 가혹한 정치의 시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지금도 한반도의 북쪽에서는 가혹한 정치가 행해지고 있다. 그걸 피해 탈북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가혹만이 가혹은 아니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정치인들은 모두가 국민을 위해 정치한다고 말한다.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는지 아닌지는 선거를 통해 나타난다. 이번 20대 총선도 다름 아니다. 인도의 정치가 네루는 ‘정치는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했다.

아주 쉽게 말하면 아프다는 사람 왜 아프냐고 묻고 손잡아 주는 게 정치다. 눈물 흘리는 사람이 있으면 어떤 연유로 눈물을 흘리는지 물어보고 그 근본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게 정치다.

그런데 우리의 대통령과 정치인들은 이젠 그만 아파하라고 말한다. 그만 하면 됐다고 말한다. 기득권자들의 호주머니는 너무 무서워 건드릴 수 없고, 서민의 주머니 돈은 쉽게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자증세보다 간접세를 늘리는 이유다.

웃는 자에게는 한 아름의 선물을 안기고, 우는 자에게는 막대기 찜질을 안긴다. 너무 심각하게 말했다면 용서하라. 하지만 대부분은 사실이다. 가렴주구가 노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게 우리 곁에 있지 않나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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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곤 (112.XXX.XXX.6)
2016-04-15 09:39:47
문제는 교회입니다.
공감합니다. 그런데 세상은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문제는 교회입니다. 한국교회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 정치권력자들처럼 생각합니다. 우리 주위에 널려있습니다. 그나마 정치인들은 표라도 의식하니 말이라도 조심이라도 하는데, 정치 진영에 매몰되어 이웃의 아픔과 재난을 정치논리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한번도 충분히 공감해주지도 않았으면서 그만 아파하라고 그만하면 됐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요 예수님의 제자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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