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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서 머리로 올라가기 전에
이진경  |  jinkyung.le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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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4월 01일 (금) 19:57:17
최종편집 : 2016년 04월 01일 (금) 19:59:23 [조회수 : 7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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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길거리는 이른 아침부터 확성기 소리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선거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모든 후보들이 저마다 최선을 다해 당선의 목표를 향해 전략을 세우고, 어떻게든 자신을 알리려는 노력에 필사적이다. 말 한마디, 몸짓 하나, 모든 일은 철저하게 계산되어 진행되어야 한다. 생각 없는 말 한마디나 무의식중에 취한 행동 하나가 선거판 전체를 그르치고 후보자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일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순서와 과정은 철저하게 계산되어야 한다. 살얼음 같은 판에 계산 없이 뛰어들었다가는 필패하기 마련이다.

일을 도모할 때 ‘계산 없이’라는 말을 덧붙이게 되면 대게 다음의 경우를 의미하게 된다. 무모하거나 어리석거나. 혹은 둘 다이거나. 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하다못해 조그마한 가게 하나를 운영하는 데에도 철저한 계산과 효과적인 광고는 반드시 필요하다. 작은 일에도 그러할진대 하물며 큰일을 도모한다면 계산은 더욱 중요해진다. 어떻게 알리고, 어떻게 착수할 것이며,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모든 것은 철두철미하게 빈틈없이 계산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기본적인 상식을 무시한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세상을 구원하는 인류 최고 최후의 거사 앞에서 말이다.

팀 라이스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속에서 이 이해할 수 없는 사나이의 무계산적인 시도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한 제자는 현대인 모두를 대표하여 그를 이렇게 비난한다. “당신을 볼 때마다 난 이해할 수 없어요. 공들여 세운 탑을 헐어버리다니, 머리를 써서 치밀하게 계획했다면 훨씬 더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도대체 왜 그렇게 오래 전 시대에 오신 거죠? 만약 현대에 오셨더라면 매스미디어를 통해 단번에 전 세계에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었을 거 아닙니까?” 구세주라는 절대적 히어로 역할을 하면서도 그의 홍보 계획은 어설프기 짝이 없었던 모양이다. 결국 실패하여 대제사장에게 끌려가는 그를 바라보며 뮤지컬 속의 군중들은 이렇게 조롱한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이제 계획이 있으시나요? 당신이 꾸린 팀은 괜찮았던 겁니까? 가장 큰 실수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뭘 할 건지 알려주세요. 당신 지지자들의 마음을 아실 거 아닙니까?”

마음속에 떠오른 명령에 그는 계산 없이, 그리고 즉시 충실했다. 그리고 모든 주저함을 이기는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하나님은 모두의 마음속에 명령을 주신다. 우리가 흔히 영감이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문제는 이 영감을 즉시 따르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일이다. 가슴에 들린 소리를 따르지 않으면 소리는 곧 머리로 올라가 생각이 된다. 심장에서 머리로 올라가버린 순간, 이미 싸움은 지고 만 것이다. 머리는 영감을 따르지 않아야 할 수만 가지 이유를 즉시 계산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미 한 번 보아버린 계산에서 눈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인간은 강하지 못하다. 그러니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살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영감을 따라 살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길밖에 없다. 심장에서 머리로 올라가기 전에 지체 없이 행동할 것. 영감이 계산이 되기 전에 즉시 착수할 것.

모두의 눈에 실패로 보였던 그 사람은 그 어느 인간도 감히 상상조차 못했던 승리를 세상에 안겨주었다.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의 생각과 다르다. 하나님의 계산 또한 우리의 계산과 다르다. 무엇이 더 정확하고 이로운지 말할 필요가 있을까. 진정 이것을 믿는다면 이제 문제는 타이밍뿐이다. 심장에서 머리로 올라가기 전, 바로 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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