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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산 어비계곡의 물놀이초등학교 동무들과 동심으로 돌아간 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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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7월 11일 (월) 00:00:00 [조회수 : 45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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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 군기반장, 뒤:
총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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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창들과 명지산 어비계곡으로 물놀이를 갔다. 몇년째 근교의 높은 산들을 서너 시간 타고 오르다가 모처럼 택한 장소가 어비계곡이다. 지하철 1호선 간석역에서 오전 8시 정각에 나를 기다린 선영이 차로 일환이를 태우고 광명시를 향했다. 광명시로 가는 동안 영자더러 9시까지 갈테니 "깨끗이 씻고 기다리라."는 일환이의 진담반 농담반 우스개 소리에 내 배꼽이 빠질 정도로 웃었다. 간밤에도 술독에 빠졌다는 일환이의 개그가 그 술기운 때문인지 더 필을 받는 것 같았다. 광명시에 당도하니 등이 약간 파인 드레시한 차림의 영자, 새 신부처럼 화장한 정란이, 발을 땅에 닿게 해서는 안 될 듯한 두 공주님을 정중히 모셨다. 분당 요한 성당 앞 주유소에서 먼저 기다리는 성실이 차와 반갑게 만났다. 온다던 비가 그쳐 행락객들이 발길을 돌렸던지 뻥 뜷린 경춘가도를 차는 쏜살같이 달렸다.
성실이 차에 일환이와 내가 옮겨 타고 명지산까지 올라가는 동안 나의 최근작 시(詩)인 '반환점'에 대해 둘이서 자칭 필자와 독자의 대담이 시작됐다. '서걱이는 그리움'을 논하였다. 일환이는 그게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냐고 유도해 낸다. 그 친구가 내 꽁무니에서 슬슬 끄집어 내는 통에 무심코 여자 이야기가 꼬리를 물었다. 운전하는 성실이는 호기심에 귀를 쫑긋 세우고 말쟁이와 글쟁이 친구들의 농담에 웃느라 차가 강으로 빠질까 봐 약간은 불안하면서도 유쾌했다.
2년 가까이 지속된 매달 제2주 산행이 오늘로 마지막 날이라 즐겁게 하려고 신경을 더 썼다. 그 동안 줄기차게 주장했던 즐기는 산행의 결실을 오늘 처음 맛보자마자 나는 못 나가게 되니 좀은 섭섭했다. 오늘 모임에 참석한 친구는 회사에서 당직근무를 서고 퇴근하는 길에 뒤늦게 합류한 금석이를 포함하여 남자가 7명, 여자가 5명이었다. 근래에 보기 드문 최고의 참가 실적이다. 영기가 어머니 기일이라고 못 오고, 기철이가 상가에 가 있다고 못 나왔다. 여자 친구가 두 명만 더 왔더라면 짝이 딱 맞았을텐데... 하지만 성비의 불균형이 남자 친구들 사이에 약간의 경쟁심과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효과를 발생시켰기 때문에 오늘 모임은 생동감이 넘쳤다.
남녀가 짝을 지어 족구시합도 했다. 여자들은 손으로 공을 잡아 던질 수 있게 한 변형 족구였지만 다들 신이 났다. 남자끼리의 시합은 선영이와 내가 한 팀을 이룬 교사팀이 시영이와 일환이의 잡팀에게 완봉승을 거두었다. 절묘한 선영이의 서비스와 나의 헤딩이 돋보였을 것이다. 다른 친구들도 여자들 앞에서는 평소보다 파워가 업그레이드 되겠지만 나는 유독 펄펄 날다시피 했다.
계곡 한가운데의 넓적바위에 둘러앉아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근채 수다를 떨었다. 어비(魚飛)란 말이 물고기가 날아다닐 정도로 많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말도 들리고, 그게 바람직하지 못한 짓을 보고 "에비!"하고 놀리는 말이라고도 해서 웃긴다. 장마끝에 물이 불어 곳곳에 폭포가 솟고 물살이 흰 포말을 이루는 게 장관이다. 젊은 시절 애창하던 '조깨 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라는 윤형주의 캠프 노래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가만 보아하니 한 야자 친구만 빼고 네 여자의 엄지 발톱에 형형색색의 매니큐어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이야기했더니 그것을 '페디큐어'고 한다고 바로잡아 주었다. 여름철에 샌들을 신을 때 맨발을 보이기 싫어 엄지만 장식한다는 것이다. 그것들이 물속에서는 더 돋보였다. 정란이의 발톱에는 내가 이끼를 떼어 얹어 주니, 장난꾸러기 일환이는 귤 껍질을 잘라 얹어놓고는 금석이더러 사진을 찍게 한다. 그것이 성적인 자극을 주었는지는 몰라도 요새는 나도 마광수 교수를 닮아가는 것 같다. 점점 야한 여자들이 좋아 보이기 때문. 내가 예뻐하는 묘령의 여인 목소리를 빼닮은 선희의 페디큐어 바른 발톱에는 별무늬까지 요란하게 그려져 더 신기하다. 무엇을 노리고 여자들은 저렇게 발톱까지 물들인단 말인가? 이제껏 내 마누라는 몸에 장식하는 것을 못 마땅해하는 나 때문에 귀도 못 뚫고 발도 맨발이다. 공연히 남의 여자들 발가락들을 흘낏흘낏 훔쳐보면서 미를 추구하는 여성의 심리만 더 궁금해졌다. 그러다가 바위에 붙어 자라는 푸른 이끼들이 불어난 물살에 잠겨 젖어들다 다시 고개 드는 모습을 넋 잃고 바라보다 한 줄기 시상이 문득 떠오른다.
[이끼]
어비계곡에 발 담그니 마음까지 시원하다.
정겨운 벗님 목소리 곧 물소리에 잠겨도
붉은 이야기꽃 떨어져 벽계를 흐른다.
아아, 이끼는 물살에 잠겨도 다시 고개를 들고
일편단심 바위에서 떨어지지 않네.
친구들 8명이 방갈로에 빙 둘러앉아 월남뽕을 즐긴 것도 재밌었다. 오늘의 주방장을 자청한 시영이가 천부적인 요리 솜씨를 발휘했다. 아내와 함께 오지 않은 것이 퍽 다행이다 싶었다. 연기속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면장갑을 끼고 바비큐 석쇠에 구워 낸 금겹살구이는 기름기가 쫙 빠져 노릇노릇 한 게 군침이 절로 넘어갔다. 먹다 남은 닭도리탕 국물에 공기밥 삼인분으로 비벼 만든 비빔밥이 끝내주었다. 오늘의 공주 영자가 그 맛에 뾰옹~ 갔는지 갑자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따봉~"을 연발한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그것이 자신의 몸매처럼 맛있다고 자화자찬하는 소리에 배꼽을 잡았다. 시영이의 봉사 정신과 그 요리 솜씨가 오죽 뛰어났으면 내 선창에 맞추어 다들 "이시영. 이시영"을 연호했을까?
앞으로 이 모임에는 개그맨 일환이, 주방장 시영이, 찍사 금석이, 새로운 얼굴의 군기반장 선희(먹기만 하고 게으른 남자 친구들을 큰 소리로 나무라며 팔을 끌어당겨 일 시키는 여장부)가 빠지면 안 될 거라고 판단했다. 물론 영원한 맹렬 총무 정란이나 새침떼기 성실이, 처음 배운 월남뽕에 홀려 발에 쥐가 난 정애도 그 이름을 빠뜨리면 섭섭해하고 삐질 것 같다. 진종일 미소 외에는 말 없는 제2의 아랑드롱인 인성이와, 가끔 영자에게 한눈을 팔다가도 다시 성실이에게 충실한 충현이도 빠지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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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릿값이 3만원인
방갈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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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오늘은 우리의 회장 선영 양(?)이 귀빠진 날이었다. 무심한 우리는 아무 선물 준비도 못해 왔는데 고맙게도 그의 아내 명희 군(?)이 한 덩어리씩 쪄 보낸 백설기에 즉흥적으로 라이터 불을 켜놓고 생일 축하 노래를 합창해 주었다. 우리 친구들의 우정이 졸속이었지만 환히 빛났다. 우리가 땅에서 호흡하는 동안 이런 우정이 꾸준히 지속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당장 나는 8월부터 사정상 산행 모임에 참석을 더 못하게 되니 미안한 마음에 이 글을 선사하는 것으로 작별 인사를 대신하는 것이다.
2005-07-10 밤에
친구 일배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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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主愛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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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저도 한번 고향으로 가서 친구들과 밀린 얘기라도 하고 싶군요.
고향은 좋은 곳이여~~
친구도 좋은 것이여~~
여름이라서 시원한 데 가고 싶은데..
당당수련회도 괞챦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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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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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놀이와 동심 |
| 어릴적 친구들과 즐거우셨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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