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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에서 피는 꽃도 있다.
지성수  |  sydneytax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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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3월 24일 (목) 15:37:20
최종편집 : 2016년 03월 26일 (토) 00:09:41 [조회수 : 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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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식물은 햇볕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식물의 세계에는 햇볕을 강하게 쪼이면 안 되는 음지 식물, 즉 실내에서만 키울 수 있는 식물이 있다. 이처럼 어느 분야에서도 환하게 조명이 되면 안 되고 어두워야만 되는 세계가 있는데 예를 들면 정치권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권력집단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들은 그림자만 볼 수 있을 뿐이지 그 실상은 알 수가 없다.

이런 경향은 독제체제 일수록 강하고 민주적일수록 투명성이 높게 마련이다. 내가 사는 호주 같은 나라에서는 평소에 수상의 24 시간의 일거수일투족이 국민들의 시야에 들어나는 반면에 지구상에는 국가의 비상사태에도 7 시간 동안 대통령이 어디서 무엇들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는 나라가 아직도 있는 법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정치권만이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존재하고 있다. 최근에 나는 한국의 기독교권 안에서 60년을 굴러먹은 나 같은 사람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이 바로 무인가 신학교의 세계이었다.

세상에는 모든 분야에 밖에 있는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그 세계 안에서만 알 수 있는 전문가들의 세계가 있는 법이다. 심지어는 길에서 동냥을 하는 매우 단순해 보이는 거지들의 세계에서 조차도 전문적인 분야가 있는 법이다.

그러니 2000년 묶은 기독교, 1,000만 성도(실제로는 500만이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라고 하는 기독교 안에 별 일이 없겠는가?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신학대학은 결코 우수한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 아니다. 특별한 경우를 예외로 하고는 대부분 공부를 아주 잘하는 사람들은 신학교에 가지 않는다. 미국에 갈 때 마다 그 쪽 신학교 사정도 알아보았더니 그곳에서도 역시 우수한 사람들이 가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똑똑하고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의대. 법대, 상대 가서 돈 벌고 성공 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겠나? 오히려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가운데 후자처럼 남을 위해 살자는 사람들이 더 많은 법 아니겠나?

일반적인 경향성을 분석하자면 신학대학은 전체적으로 공부 못하고 갈 곳 없는 사람들, 다른 분야는 잘 모르는 목사님들의 자녀들이 많이 가는 경향이 많은 것을 부인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신학대학에 특강을 갈 때마다 '부모님이 목사이거나 장로인 사람 손들어 보라'고 하면 절대적으로 많은 숫자를 차지한다.

그런데 그렇게 흔하디흔한 정규 신학대학을 구경도 못해 본 사람들이 신학교를 세워서 가르치고 목사 안수도 줄 수 있는 것이 한국 기독교의 살상이다. 그러나 그런 현상이 전적으로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라도 소비되어야만 하는 수요가 있는 것이다.

30 여 년 전 양구 교회에서 목회를 할 때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던 30대 초반의 집사가 있었다. 나중에 내가 서울에 온 다음에 찾아와서 신학교를 다닌다고 했다. 군소 교단에서 운영하는 무인가 신학교를 다니고 있다기에 그런 학교를 다니려면 신학을 하지 말라고 했다.

30년 후에 만나보니 신학교를 설립해서 23년 째 운영하고 있고 교단을 설립해서 총회장까지 하고 있었다. 물론 군소신학교에 군소교단 총회장을 하고 있는 그는 지금으로 맨 몸으로 힘들게 일을 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기도원의 기도굴 마다 찾아다니며 신학교 전단지를 배포 하는 등. 왜냐하면 당장 한 학년만 모집이 안 되어도 학교의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란다. 그런 방법으로 학생을 모집한다니 나로서는 신기하기도 하고 이해하기가 어려운 일이지만 한국 교회 한 부분에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이다.

그의 신학교의 대상은 자기처럼 나이를 먹어 신학대학에 들어갈 수없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학생들의 평균 연령이 50대라고 한다. 그런 이들에게 비록 양질의 교육을 못 시키지만 적은 돈을 받고 최대한 양질의 교육을 시키려고 노력을 한다고 한다. 무인가 신학교 중에서는 자기가 가장 철저하고 정직하게 교육을 한다는 자신감도 내보였다.

물론 대학 과정을 마친 후 입학하는 정규 신학대학이 아닌 무인가나 군소 신학교에 갈수록 나이 먹고 사업에 실패하고 신학교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일찍이 사명을 받았는데 전도자가 되지 않고 세상길로 나갔기 때문에 하나님이 막아서 실패하고 늦게 다시 사명자의 길로 돌아왔다는 단골 레퍼토리가 있다. 그러나 내가 겪어본 경험에서 볼 때 이들은 대부분 좋은 목회자가 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했던 고생이 그들의 자아를 일그러트렸기 때문에 교인들에게 피안적인 신앙을 강조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종교가 그렇듯이 기독교의 계층도 다양하고 범위는 넓다. 이제까지 군소신학교에 대하여 곱지 않은 눈으로만 보아왔었는데 한국 교회 밑바닥에 그물을 치고 바닥을 긁는 수고도 나름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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