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의 기자회견 모습((앞은 외쪽부터 문원순 목사, 이용규 목사)

기독자유당은 자신들이 비례대표 선거를 통해서 국회에 입성하면 동성애자들을 격리 치료한 후 복귀시키는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다.

기독자유당은 9일 오전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비례대표 공모 및 향후 당의 일정 등을 설명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런데 이날 발표된 내용들은 선뜻 납득키 어려운 내용들이 많았다.

먼저 이 당의 후원회장인 전광훈 목사는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오는 4.13총선에서 5명 이상 진입시키면 동성애를 국가질병으로 규정, 메르스처럼, 한센병처럼 국가가 격리 치료해서 치료받은 사람은 정상적인 사회활동으로 복귀시키는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에이즈 환자 치료에 들어가는 국가지원금이 연 1조 2천억이나 돼 국가 몰락 상태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는데, 에이즈의 90% 이상이 동성애 때문인바 국가질병통제본부에서 이 주제를 (국가질병 항목에)넣어서 격리 치료할 단계에 이르렀다는 이유에서다.

전 목사의 이와 같은 주장은, 동성애가 선천(유전)적이라는 주장이 완전 오류로 입증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동성애를 국가질병으로 규정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전염병이 아닌데 무슨 근거로 격리 치료를 할 수 있을지와 이로 인해 발생되는 인권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전혀 고려치 않은 발언이라는 평이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전광훈 목사는 ‘비례대표 후보’와 관련, 현재 진행 중인 ‘동성애법을 비롯한 차별금지법, 이슬람, 인권법 등을 반대하는 1천만명 서명운동’에서 서명을 많이 받아온 개인과 단체에서 후보 추천을 받아 공천심사위원회가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자유당이 이런 식으로 비례대표 선정 방법을 정한 것은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 등 반기독교 악법 저지’라는 자신들이 내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함인바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와 관련 보다 본질적인 면에 있어서 문제가 제기되기에 비난을 받고 있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먼저는 명색이 ‘기독’이라는 명칭을 붙였는데 기껏 내세우는 것이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 등 반기독교 악법 저지’냐는 것이다. 기독교가 지향하는 사랑, 정의, 평화, 생명 등의 가치들에 대한 정강이나 정책 실종에 대한 비난이다.

두 번째는 비례대표제 도입의 취지와는 상관없이 제도의 허점과 기독교인들의 종교심을 이용 투표 앵벌이에 나서는 행각에 대한 비난이다.

비례대표제는 다수대표제(소선거구제)의 경우 당선자에 투표하지 않은 사표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즉 40% 정도의 지지율을 갖는 제1당이 지역구의 70%를 차지하는 의석의 쏠림 현상처럼 국민의 표심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그런데 지역구 후보 한 명 내지 않은 채, 그것도 선거 한 달 전에 당을 급조해 “지역구는 아무나 찍되, 비례대표는 꼭 기독자유당을 찍어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 등 반기독교 악법을 저지하자”며 기독교인들의 종교심에 득표를 호소하는 것은 상식적인 정당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계속된 기자회견에서 전광훈 목사는 국회에 입성하게 될 것에 대비해서 의원보좌관도 공개 모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5명 진입을 목표하는바 보좌관, 운전자 등 각 의원 당 10명씩 해서 50명을 공개 모집한다는 것이다.

보좌관은 형식상 국회의장(4급, 5급)과 국회 사무총장이(6급 이하) 임면권을 갖고 있으나 실제는 의원이 임면의 주체다. 하지만 전 목사는 “당에서 심사를 거쳐 의원들에게 보좌관을 추천하면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