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이네요!
3월은 얼어붙은 땅에 생명의 기운이 움트는 달이지요.
드디어 딱딱하게 굳은 땅이 부드러워 지는 계절이 돌아 왔어요.
어느 누구도 이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는데 그게 저절로, 그렇게 되었네요.
자연의 흐름, 계절의 순환이어요.
하나님이 하셨지요.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분이 만물에 생기를 불어 넣고 계시잖아요.
우리의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그분이 만물을 깨우고 있잖아요.
만물의 창조자 이신 그분이 모든 것에, 모든 순간에 새로움과 변화를 주고 계시고 있어요.

그런데 ‘딱딱해지고 굳어진 한국교회’에도 새로움을 주고 계시고 있을까요?
‘우리끼리만 타락하자’는 우리 감리교회에도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 주실까요?

자기 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오히려 가출신고를 했던 어느 목사의 이야기는 우리를 마냥 슬프게 했고 우리를 한없이 부끄러운 존재로 만들어 버렸어요.
그가 그냥 무식한 친구도 아니었고(독일 유학을 갔다 왔다 지요), 어느 신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 나름 지성과 학식도 있다는 목사였더군요.
그런데 그가 그런 행동을 하게 된 배경엔 실패하면 안된다는 성공주의가 도사리고 있었다는 범죄 심리학적 분석은 다시한번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군요.
일신의 성공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모두 다 감추어야 하고, 모른 체 해야 하고, 가만있어야 하는 것들이 우리 안에도 많이 있으니까요.

‘이러다간 감리교 다 망한다’
감독선거를 마치고 당선되신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제1성 이래요.
감리교회가 망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요?
이러다간 감리교가 끝장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회개하지 않을까요?
왜 이런 일을 서로들 모른 체 하고 외면할까요?
감리교의 지도력들은 왜 자신들의 잘못을 고백하지 않을까요?
아니 그런 고백은 둘째로 치고 그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을 제도를 만들려고 고민하고 토론하고 입법화 하지 않을까요?
왜 고치려 하지 않을까요?
누가 이것을 가로 막고 있나요?
어느 무리들이 현재의 이 모습 그대로 되길 바라고 있나요?
감리교회의 개혁과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그들 일부만 물든 것이 아니라 감리교회에 힘깨나 쓴다는 사람들이 모두가 물들어서 그렇지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 예수의 길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라는 그런 불편한 진실을 고백 해야 할 터인데 그럴 자신도, 용기도, 믿음도 없어서 그렇지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말처럼 스스로 모난 돌이 되려고 하지 않으니까요.
그건 지혜롭지 못한 일이고 미련한 짓이라 생각하니까요.
애꾸눈 나라에서 스스로 두 눈을 뜬다는 것은 미련한 짓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러고보니까 예수님은 힘있는 자들을 들어 쓰지 않으셨어요.
예수의 제자들은 거의가 다 힘없고, 가난하고, 의지 할 곳이 없는 자들이었지요.
가진 것이 없어 세상에 희망이 없는 가난한 자들이었어요.
매일매일이 어두운, 그런 절망 속에서 체념하며 살아가던 이들이었지요.
예수는 이런 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비젼을 심어 주셨지요.
하나님나라 운동을 이런 힘없는 이들과 함께 시작하신 거지요.

보다 힘 있게 추진하려면 힘이 있는 자들이 필요하잖아요.
힘이 있는 자들이 모여야만 뭐가 되도 되잖아요.
그런데 예수님은 이런 세상의 상식을, 세상의 지혜를 거부하셨네요.
힘 있는 자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의지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예수를 따르지 않지요.
그들은 자신들의 힘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만 가려 하기 때문에 진리의 길을 외면하지요.
그들의 입에는 늘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되풀이 하지만 실제는 물질이라는, 권력이라는, 명예라는 우상을 섬기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그들은 기다리고 있던 메시야가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분을 못 알아보잖아요.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라는 음성을 들으면서도 그들은 못들은 체 외면하잖아요.
그런데 이게 2000년 전에 있었던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다시 한번 슬프게 하네요.

감리교회를 새롭게 하시려는 그분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어요.
힘 있는 자들은 모른 체 하지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못 들은 체 하지만 말이에요.
이대로는 안된다는, 감리교가 변해야 한다는, 개혁되어야 한다는 열망의 씨앗을 이미 우리 안에 심어 주셨잖아요.
힘 있는 자들에게도 심어 주셨지만 그들은 애써 모른 체하고, 그들은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영향력을 극대화 하고 지속 시키려고 하는 데만 관심을 갖고 있잖아요.

이제 우리는 감리교회를 새롭게 하시고자 하는 그분의 도구가 되어야지요.
아무 가진 것 없는 우리들을 통해서 변화의 길을 이끌고자 하시는, 세상의 지혜와는 다른 길로 이끌어 가시는 그분의 바보스런 선택에 ‘예‘하고 응답 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만물이 새로워지는 몸짓을 하는 이 3월의 따스한 봄날에
우리가 섬기는 이 감리교회도 새로워지고 따뜻해지기를 바래요.

음성에서
차흥도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