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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잇는 기도 고리
송병구  |  sbkboch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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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2월 28일 (일) 00:29:47 [조회수 :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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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절과 함께 경건하게 봄을 맞는다. 성회(聖灰) 수요일 기도회로 시작하고, 3월 첫 금요일에는 세계기도일(World Day of Prayer) 예배를 드린다. 세계 여성들이 중심이 된 기도일 행사는 세상의 아픔과 연대하고, 이웃의 고민과 공감하면서 세상에 봄을 만들어 가려는 일이다. 그렇게 눈높이를 맞추려고 반복하다보면 하나님의 역사를 바라보는 ‘봄’이 될 것이다.

  세계기도일 예배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교파 여성 기도운동이다. 독일의 알리안쯔(Alianz) 세계기도동맹이나, 영국의 코벤트리 용서기도(Father forgive) 캠페인처럼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중보기도 운동이다. 올해는 3월 4일인데, 마침 세계여성의 날이 3월 8일이어서 그 의미가 안성맞춤으로 잘 연결된다.

  해마다 바뀌는 기도 주제국은 최근 프랑스, 이집트, 바하마를 거쳐 올해는 쿠바이다. 주제국은 예배문을 작성하면서 그들의 아픔과 소망을 담아낸다. 작년에 쿠바를 방문한 적이 있다. 쿠바는 미국과 수교를 맺으면서 개방과 발전을 예고했지만, 도심 구석구석에는 가난과 빈궁이 넘쳐났다. 사회주의 국가란 선입견과 달리 발랄한 자유가 느껴졌지만, 체제는 커다란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다. 물론 근간은 국가에 대한 신뢰와 희망이란 느낌이 들었다.

  특히 아바나 시내에 있는 ‘호세마르티 한국-쿠바 문화클럽’을 방문한 일은 가슴 뭉클한 경험이었다. 쿠바에 있는 한인공동체는 1921년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정착했던 한인 이민자들 중에서 300여명이 다시 배를 타고 쿠바로 찾아온 것이 효시였다. 멕시코 애니깽 농장 경기가 시들해지자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다시 바다를 건너는 도전을 한 것이다.

  쿠바의 독립운동가 이름을 딴 호세마르티 클럽은 일종의 민족문화센터로 여기에 한인들의 낡은 가족사진과 한글로 쓴 책, 한복과 악기를 전시해 두었다. 쿠바인들에게, 또 후손들에게 ‘이곳이 내 고향이다, 여기가 내 조국이다’라고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그곳에 ‘색동십자가’를 기증하였다. 재 쿠바 한인들은 어느새 6대까지 이어진 한인 디아스포라의 존재를 기억해주기 원하였다.

  해마다 세계기도일 예배에 참석하면서 우리는 온 세상을 위해 기도하지만,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도 세 차례나 주제국이었다. 일제강점기인 1922년에 시작하였으니 벌써 백년을 바라본다. 세계 여성들은 우리 민족의 독립과 민주화 그리고 통일을 염원하며 한 마음을 모아 주었다. 그럼에도 현재 세계기도일 참가교회는 서울을 중심으로 100여 곳에 불과하다. 하나님 나라와 평화를 위한 기도운동이 얼마나 벽이 높은가를 실감한다.

  기도회를 마치고 커피를 나누면서 이런 생각이 퍼뜩 들었다. 누군가 세계기도일 까페(Cafe)를 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마치 한-쿠바 문화클럽을 본 따, 해마다 바뀌는 세계기도일 주제국의 콘셉에 따라 실내 장식을 바꾸고, 전시는 물론 서빙, 음식, 소품, 음악 등을 통해 일 년 내내 그 나라를 소개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 머무는 주제국 사람도 초대하고, 미리 당사자 교회와 교류해 보는 것이다.

  세계기도일의 부흥을 위해 어느 교회라도 헌신하면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름은 ‘아가페’(a Cafe)라고 부르면 좋을 듯하다. 아가페는 만국 공통어이니 말이다. 마치 올해 쿠바 예배를 드리며 강단장식을 위해 고심하듯, 일 년 전부터 미리 고민하고 준비한다면 기도운동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그대를 위해 기도하는 친구들이 내내 그대를 안고 가기를
  그대를 위해 기도하는 친구들이 그대 마음속에 안겨가기를
  그대가 온 세상 모든 기도의 고리들을 기억하기를
  ...

  (매크리나 위더커, ‘그대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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