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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영성훈련
김진양  |  pastorjin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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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2월 18일 (목) 17:44:41
최종편집 : 2016년 02월 18일 (목) 17:45:52 [조회수 :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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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내가 사순절 기간에 무엇을 포기할 것이냐고 뜬금없이 물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한참을 망설이니 아내가 불쑥 이렇게 말한다. 사순절 기간 동안 인터넷 사용을 줄이고 기도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테니 당신도 뭐라도 해보라는 것이다. 몇몇 교인들은 사순절 기간 동안 초콜릿을 먹지 않거나 TV 시청을 줄이겠다고 다짐했다고 하니 정말 뭐라도 해야 할 판이다.

사순절 기간 동안 금식 또는 무엇인가를 포기하는 행위는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하는 다짐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를 통해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의미일 것이다. 유년시절 고난주간만 오면 기도원에 올라가 금식하며 산 기도를 했던 생각이 난다. 그야말로 금식의 의미도 모른 채 막무가내로 했던 것 같다. 금식의 즐거움과 신비로움을 몰라서 그랬는지 참으로 고통스럽고 끔찍한 기억뿐이다. 자신을 포기하고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는 영성훈련이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이라면 그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종교개혁은 사순절을 어떻게 지키느냐 하는 측면에서도 이루어졌다. 1522년 당시 스위스 종교개혁자 울리히 츠빙글리를 따르는 개혁자들은 로만 가톨릭이 사순절 기간 고기 먹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무시하고 소시지를 먹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츠빙글리는 로만 가톨릭의 사순절 육식 섭취 금지규정은 성경적이지도 않고, 육식을 즐기는 즐거움을 포기한다고 해서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는 것도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식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가난하고 고난 받는 자와 함께 나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순절의 영성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이사야 예언자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금식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부당한 결박을 풀어 주는 것, 멍에의 줄을 끌러 주는 것, 압제받는 사람을 놓아 주는 것, 모든 멍에를 꺾어 버리는 것,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니냐?”(이사야 58:6).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금식은 단순한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정의를 세우고 평화를 이루는 거룩한 영성훈련이다. 제물을 가지고 주님 앞에 오는 사람은 선을 행하고 의를 구하고 고난 받는 자를 도와주어야 한다는 말씀과 같은 맥락이다(이사야 1:11-17). 이사야는 금식이나 다른 종교적 행위를 통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불의와 악행을 일삼는 포로 귀환 공동체의 잘못된 영성훈련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필자는 몇 해 전부터 교인들에게 사순절 기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거나 금식을 하면서 반드시 가난한자나 고난 받는 자를 위해 하루에 1달러를 헌금하라고 권면하여 왔다. 그동안 이렇게 모아진 사순절 헌금을(대략 1인당 40달러 정도) 가난한 자와 함께 나누는 단체에 보내 왔다. 사순절 기간 동안 금식을 하면서 동시에 가난한 이웃을 돌아봄으로써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거룩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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