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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新薦) 집사
송병구  |  sbkboch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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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1월 03일 (일) 02:33:19 [조회수 : 3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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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수선하게 2016년이 찾아왔다. 벌써 건물을 뒤덮은 예비후보자들의 대형현수막이 번거롭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새봄이 오면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루기 때문이다. 비록 정당마다 앞을 가리지 못할 이전투구 상황이지만, 예비 후보들은 정당의 공천(公薦)이란 1차적 관문을 뚫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한 일은 우리 사회가 민주화, 개방화하면서 정당의 공천방식이 여론조사 등 국민참여 방식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 당연시했던 밀실 공천이니, 계파 나눠 먹기니 하는 말들은 얼마 후엔 국어사전에서나 찾아보게 될 것이다.

  교회도 연말이면 사람을 공천하고, 또 세우는 절차를 거친다. 신천집사야 기본적인 통과의례만 거치면 된다지만, 대형교회 안수집사나 장로 선거는 국회의원 예비선거 못지않다. 얼굴을 알리려고 명함을 돌리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었고, 미리미리 여러 기관과 모임에 얼굴을 내밀고, 밥도 사야 한다. 공동체의 중지를 모을 방법이 없다보니 믿음과 인격보다는 수완이 좋은 사람이 선택받고는 한다.

  그나마 교회선거가 조금씩 민주적으로 바뀐 점이 있다면 그 공로는 교회의 자구책이 아닌 오로지 우리 사회의 공명선거 분위기에 영향 받은 바 크다. 국회의원 선거를 예로 든다면 오래도록 선거판을 좌우하던 돈 봉투와 금권선거는 이제 거의 사라지고, 더 이상 발붙일 데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후 법적 책임이 무거워, 당선이 되어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면 임기가 끝날 때까지 당선 무효형을 넘나드는 소송 전에 시달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교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교단마다 양적 차이는 있지만 겨우 1년 직 총회장, 2년 임기의 감독 선거에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 봉투는 내 표와 남의 표를 가리지 않고 특정 선거권자 모두에게 의례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불문율처럼 여겨진다. 게다가 밥값이니 찻값이니, 여비니 사례비니, 감사헌금이니 강사비니, 금권선거운동은 지금도 자유당 시절에 머물러있다.

  한국교회는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제대로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당장은 진실한 사람이니, ‘진박’이니 하는 구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지역주의에 기대어 탈당눈치를 보는 행태도 엿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후보자들은 높아진 국민의식에 더 많이 기댈 것이 분명하다. 당장은 싸잡아 비난하는 종편방송들 때문에 정치판이 아수라장처럼 보이지만, 결국 시대정신이란 큰 길로 나갈 것이다. 
 
  사회도 이렇게 달라지는데, 거룩한 교회일수록 제도와 시스템의 올바름은 더욱 중요하다. 사람이 주인이 아닌 하나님의 교회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개신교회가 끊임없이 개혁해야 하는 까닭은 거룩함을 지키려는 공교회성이 계속 위협 받기 때문이다. 여전히 성직주의를 앞세워 교회의 주요 결정을 독점하거나, 장로 중심의 소수 평신도들이 과점하는 데서 오는 부작용이 크다. 권력과 명예, 욕망과 이해관계의 틈바구니에서 복음의 본질은 온데간데없다.

  교회 안에 만연한 현실주의가 그런 논리를 제공해 왔다. 유진 피터슨은 “목회자의 경영학 추종과 교인들의 심리학 맹종이 지금의 교회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욕망을 내려놓지 못한 까닭에 교회를 사유화하고, 독점하려고 들며, 심지어 세습 때문에 공교회는 얼마나 조롱당하고, 뭇매를 맞았는가?

  우리는 개혁된 교회(reformed church)가 아닌, 개혁하는 교회(reforming church)이다. 교회는 먼저 하나님의 집으로서 공교회성을 회복해야한다. 교회 안에서 평신도직과 성직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 처음부터 공동체로 세워진 교회는 생명있는 존재란 의미에서 ‘지체와 공동체의 원리’를 철저히 적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교회는 세상과는 다른 신비한 능력을 얻을 수 있다.

  그나마 교회에서 가장 신선한 선거를 꼽는다면 신천(新薦)집사를 세우는 일이다. 비록 공천위원회에서 일괄적으로 호명하여 직분을 주기도 하나, 정말 절차와 과정을 거친 새내기 집사라면 얼마나 자신을 명예롭게 여기고, 그 직분에 감사하는지 모른다. 그들은 개체교회 위계조직의 맨 아래 편입된 그런 존재가 아니다. 당당한 교회의 주역이며, 임원회의 일원이다.

  교회 안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바로 사람이다. 거룩한 집을 운영하는 시스템의 최고 알짬은 바로 신천집사 직을 포함한 모두이다. 새로운 종교개혁은 바로 사람을 바꾸고, 소명을 회복하는 일이다. 더 이상 몇몇 소수나 그룹에게 내 사역의 책임을 미루지 말고 신천집사 자신부터 마틴 루터의 말처럼 ‘섬기는 종과 존귀한 주인’이란 두 가지 신분을 의식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청지기 역할은 교회 안에서만이 아닌 이웃과 우리 사회에서도 그 사명을 잘해야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마치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내 손에 달려있다는 시민의식이 우리 사회를 바꾸어 내듯, 새로운 교회공동체는 선한 청지기로 부름 받은 각성한 지체들의 소망과 의지에 달려있음을, 이젠 눈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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