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커다란 아픔 앞에서 !!!

   지난 학기 4월 6일 발생한 학내 사태의 와중에서 법인사무처에 들어가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사무처의 각종 자료들을 임의로 열람하여 비밀을 침해한 혐의 등으로 전 이사장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총학생회장과 총여학생회장 등 총 6명은 경찰서와 서부지검으로 여러 차례 고통스런 심문을 받아 오던 중 결국 지난 10월 29일 서부지검으로부터 최종 각 100만원씩의 벌금형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이 사실에 접한 우리들은 다시 한 번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되었는 바, 이 가공할 만한 행태의 진상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며 다음과 같이 요구하고자 합니다.

학생들이 법인사무처에 들어가 위에서 언급한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나, 그 사실이라는 것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는 그 맥락 없이는 해명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이제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각종 비리 의혹이 이 같은 조치 없이는 결코 밝혀질 수 없겠다는 학생회 측의 판단에 의한 것이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있는 사실들을 있는 그대로 적시한 것뿐이었습니다. 그것은 학교의 주체들이 은밀하게 공격당하고 그 권리가 부당하게 박탈당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취한 정당방위이자 최소한의 자구책이었던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가공할 만한 사실들이 어떻게 제대로 밝혀질 수 있었겠습니까?

고소인은 여기 가소당한 학생들이 누구인지 알고 계십니까? 얼핏 생각하면 학교를 책임지고 경영하는 주체가 이사회기 때문에 이사회가 가장 중요할 것 같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수가 학교의 주인인 것 같지만, 학교에서 정말 중요하고 진정한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학생들입니다. 이사장이나 이사들 그리고 교수들은 이 학생들을 섬기는 사람들이요 좀 달리 말해서 이 장래의 인물들을 성실하게 섬겨야 하는 종이요 머슴들입니다. 이 종이요 머슴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주인을 고소하고 범법자로 만들다니요?!

여러분은 더 이상 목회자라 할 수 없고 교사의 자격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목회자라면 양들의 목소리를 겸손하게 듣는 것이 마땅하고, 여러분이 교사라면 학생들의 요구에 대해 머리를 숙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부당한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는 목소리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고소인은 이런 추악하고 파렴치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하고서도 돌아오는 주일에는 설교를 하고 기도를 할 것이며 사랑과 치유와 화해의 사도를 자처할 것입니다. 우리는 요구합니다. 이제 그나마 남은 마지막 기회가 사라지기 전에 학생들에 대한 기소를 즉각 취하하십시오. 차디차고 고통스런 한계 상황에 내몰린 우리의 아들과 딸, 손자와 손녀 같은 학생들의 얼굴과 그들의 장래가 또한 우리 감리교회의 얼굴과 그 장래가 여기에 우리의 신앙과 삶의 현장에 묵묵히 눈물 흘리며 서 있습니다.

2015년 11월 3일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김정숙 • 박해정 • 송순재 • 오성주 • 왕대일 • 유경동 • 유태엽 •

이은재 • 이정배 • 임진수 • 장왕식 • 조경철 • 박은영 총 13명 (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