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영원불변의 진리인 성경에 의한 종교

기독교에 있어서 일본만큼 척박한 땅도 드물 것이다. 기독교인이 나라 전체인구의 1%에도 훨씬 못 미치는, 아니 0.5%에 불과한 것이 실정이니 척박한 것이 아니라 불모지에 가깝다고나 해야 맞는 말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그런 불모지에 가까운 척박한 땅에서 기독교 작가들은 많이 나왔다.

그 가운데에는 <길은 여기에> <이 질그릇에도> 등의 에세이와 소설 <빙점> 등을 쓴 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와 같이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작가가 있는가 하면,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에도 몇 차례인가 오른 바 있는 엔도 슈사쿠(遠藤周作) 같은 작가도 있다.

지금은 그렇지도 않으나 옛날의 우리나라 기독교인 중에는 많이 배운 사람보다 그러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일본은 그렇지 않아 기독교인들 중 식자층의 비율이 더 높아 왔는데, 그것이 많은 작가 배출의 원인이 됐는지도 모른다.

어떻든 필자는 그 많은 일본의 기독교 작가들 중 특히 엔도 슈사쿠의 작품을 좋아 한다. 필자는 영화 <벤허>를 몇 번이나 보았는데, 볼 때마다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사람이 이 같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출간된 바 있는 엔도의 대표작 <침묵(沈黙)>을 읽으면서도 그와 비슷한 감명을 받았다. 신 아닌 인간이 어떻게 이런 작품을 쓸 수 있는 것인지 납득이 잘 가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그의 신앙까지도 좋아한다는 말은 아니다. 아니 기독교인으로서의 그는 좋아하긴커녕 싫어한다. 그는 가톨릭 작가였는데, 그 때문이 아니다. 그는 천주교로부터도 배척당한 작가였다.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면이 많은 작가이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일본 기독교 문학을 논하는 자리도 아닌데, 엔도의 문학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까지 장황하게 늘어놓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를 통해 신앙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 하는 이야기이니 이해를 바란다.

그는 10세 때 어머니를 따라 성당에 나가기 시작하여 12세 때 세례(領洗)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이와 같이 하여 갖게 된 자신의 신앙에 대해 훗날 어머니에 의해 입혀진 양복으로 비유하고 있다. 어머니가 다른 신앙을 가졌다면 자기도 어머니의 그 신앙을 가지게 되었을 거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 양복이 서양 사람들이 입는 것이라서 왜소한 일본인인 자기의 몸엔 맞지 않는다고도 말한다. 기독교가 서양 사람들의 종교이다 보니 동양인인 일본 사람들에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어머니가 준 이 양복을 나의 몸에 맞는 일본 옷(和服)으로 고쳐 보려’ 했다고 말한다. ‘일본인인 나의 몸이 기독교라고 하는 양복을 입게 되었을 때의 어색함, 헐렁헐렁한 느낌, 이와 같은 것에 오랫동안 괴로워해 왔’다고도 말한다. 그런가 하면 ‘다른 사람이 입혀 준 헐렁한 양복을 자기의 몸에 맞도록 평생 노력하는 것도 문학이 아닌가’라고까지 말한다.

일견 그럴 듯해 보이는 논리이다. 옷을 몸에 맞춰야지 몸을 옷에 맞출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성경에 의한 기독교 신앙이 진리가 아니라면 천번만번 맞는 말이지만, 기독교 신앙도 성경도 절대자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영원불변의 진리이기 때문에 그것은 일말의 가치도 없는 허접한 말일 뿐이다.

아무리 몸에 잘 맞는 옷이라 할지라도 새로 사거나 새로 맞춰 처음으로 입으면 어색할 수밖에 없다. 몇 번인가 입어 익숙해져야 친숙하게 입을 수 있는 것이 옷이다. 하물며 자신의 내면세계를 지배해 왔던 가치체계를 낮선 것으로 바꾸는 것이 신앙을 새롭게 받아들이는 것인데 그게 어찌 자신에게 있어 오래 입어 와 친숙해진 옷처럼 어색함이 없을 수 있겠는가.

필자는 두메산골이라고나 해야 어울릴 것 같은 그런 농촌에서 태어나 자랐고, 거기에서 예수를 자신의 구주로 영접하였다. 필자가 마을의 첫 기독교 신자였다. 대개의 한국 농촌이 그렇듯이 유교적 색채가 짙은 곳이다 보니 예수를 믿는 사람은 이방인 중에서도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다. 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갈 때면 성경책을 옆에 끼고 가는 것이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었다. 교회에서 신방을 와 예배를 드릴 때에도 이웃사람들에게 들릴 찬송가 소리에 신경이 쓰이곤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성경을 숨겨 가지고 다니거나 집에서 찬송을 소리를 죽여 부르는 것 같은 일은 하지 않았다. 어색하지만 자신을 신앙에 맞추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기독교라고 하는 옷은 엔도가 말하는 것처럼 서양 사람들의 체격에만 맞는 양복이 아니다. 일본 사람에게도, 우리 한국 사람에게도, 지구촌의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의 사람들에게도 잘 맞도록 되어 있는 옷이다.

어머니의 온기 같은 하나님 품의 따스함

일본에는 기독교 작가들이 많았으니, 기독교 문학 연구자들도 당연히 많다. 우리나라에도 일본 기독교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적지 않은데, 대개가 일본에 유학하여 공부한 이들이다. 그런데 그들 중에는 크리스천이 아닌 일본인 연구자들에게서 배워 돌아온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의 스승 중에는 믿지 않거나, 믿는다 해도 엔도와 같은 신앙의 소유자들이 많다.

그런데 그들에게서 배운 우리나라의 일본 기독교문학 연구자들은 거의가 크리스천들로 복음주의 신앙을 갖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그들이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서까지도 일본의 믿지 않는, 아니면 자유주의 신앙을 가진 스승들의 관점으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작품을 봐도 믿는 사람이 보는 관점과 믿지 않은 사람의 그것은 같지 않은데도 말이다.

믿는 사람은 무엇을 해도 믿는 사람으로서의 방식으로 해야 한다. 장사를 해도, 회사원으로 일을 해도, 공무원으로 일을 해도, 학문을 해도 그렇다. 그럼에도 복음주의 신앙을 가진 우리가 엔도의 신앙에 박수를 친다면 안 될 일이다. 그의 문학성은 높이 평가한다 해도 그의 작품세계에 똬리를 틀고 있는 반성경적인 면에까지 그래서는 안 된다. 우리의 성경, 우리의 신앙은 절대 진리요 절대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엔도의 신앙 전체가 허접한 것이라는 건 아니다. 그의 신앙에도 우리가 배워야 할 만큼 부러운 면도 있다. 그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만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작가였다. 아니 체험한 사람이었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을 말하며 그걸 ‘어머니의 온기(母のぬくむり)’ 같다고 한다. 하나님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기독교는 이론의 종교가 아니라 체험의 종교이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하고, 성경말씀을 읽고 체험함으로 증명되는 종교이다.

엔도는 성경의 많은 부분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낳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만은 그대로 체험한 작가였다. 오랜 병상생활 속으로 찾아오신 그분을 만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나는 어떠한가. 성경을 아무런 선입견도 없이 말씀 그대로 읽으려 노력하고 있는가. 수시로 찾아오셔서 마음을 두드리고 계시는 그분께 문을 열어 드리고 있는가. 그래서 그분께 자신을 맡긴 채 그 사랑을 체험하고 있는가.

한국 기독교인 수는 최근의 십수 년에 걸쳐 급감했다. 왜일까. 그 이유는 많은데, 그 가운데 하나로 교회들이 교인수의 증가를 성장의 척도로 삼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교회의 교인들을 데려다가 자기 교회의 빈자리를 채우고는 전도했다 자랑까지 하는 웃지 못할 희극까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필자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는 그렇지 않다. 얼마 전 담임목사님께서 교단의 총회에 다녀오셨는데, 그 다음 주일 대예배 설교를 통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지난 2년에 걸쳐 우리 교단의 교인수가 3만 명 정도 감소했다 하는데, 그들이 교회를 아주 떠난 게 아니라 다른 교단으로 갔다면 다행스러운 일이지요.”

필자는 지금의 우리 교회에서 전도하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설교의 초점이 믿는 사람답게 살라는 말에 맞춰져 있는 것을 자주 접한다. 필자는 이것을 하나님께 드리는 산제사요 예배라고, 가장 효율적인 전도방법이라고 해석하며 듣는다. 목사님께서도 아마 그런 뜻으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교회는 이벤트성 행사는 전혀 하지 않는다. 이벤트성이 아니라 할지라도 행사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닌 한 하지 않는다. 기도도 요란스럽게 큰소리로 하지 않는다. 항상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이다. 혹자는 이런 것을 가리켜 활기가 없어 죽은 교회라 한다. 교회는 언제고 떠들썩하게 북적거려야 활기차 보이는데, 그러지 않으니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런데 아니다. 필자의 교회는 지하에 흐르는 수맥과도 같아 눈에는 보이진 않으나 끊임없이 땅을 적셔 온갖 생물들에게 수분을 공급하는 것처럼 삶을 통해서 하나님의 일을 한다. 그렇다 보니 불과 6-7년 만에 4백 명의 교인이 1천 명이 되었다. 그렇다고 불신자들에게 전도하여 그리된 것은 물론 아니다. 대부분이 다른 교회에서 수평 이동을 해 옮겨 온 교인들일 것이다.

필자는 하나님의 교회가 아니거든 미련 없이 떠나 말씀에 의한 교회로 옮기라는 말을 줄곧 해 왔다. 하나님의 것이 아닌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교회를 찾아 떠나와야 한다. 천하보다도 귀한 나의 생명을 위해 그리해야 한다.

감이 열린 나무를 보고 밤나무라 하지 마라

필자의 교회라 해서 다른 교회로 떠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몸담아 왔던 성도라면 이사라든지 직장이나 군 입대 등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이유 말고는 떠나는 일이 없지만, 새로 옮겨 온 사람들 가운데에는 분위기에 익숙해질 수가 없어 떠나기도 한다.

떠나는 이유는 교회가 조용하다 보니 답답하다는 것이다. 새벽기도 때마다 옆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로 울부짖어 눈물콧물을 다 쏟으며 기도를 하고는 속이 시원해지는 은혜를 받았다고 하던 사람들로서는 적응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기도하고 나면 분명 속은 시원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은혜에 의한 건 아니다. 높은 산 정상에 올라 ‘야호! 야호!’ 목청껏 소리쳐 보라. 답답했던 가슴이 확 트여 시원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을 보고 받은 은혜 때문이라고 할 사람은 없다. 무엇보다도 자기의 속은 시원해질지 몰라도 옆 사람의 기도는 망치고 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인데, 사랑의 첫 단계는 남에 대한 배려이다.

우리는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의 아들이나 딸이 되었다. 한 순간에 하늘나라의 왕자요 공주로 신분이 상승되었다. 그러나 인격까지 그에 걸맞게 변화된 것은 아니다. 인격은 끊임없는 기도와 노력으로 변화되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믿는 사람으로서의 인격변화, 그것이 기독교 신앙의 가장 중요한 요체라는 거다. 믿는 사람들이 해야 할 가장 큰 하나님의 일이라는 말도 된다.

스스로의 인격변화를 등한히 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일이라며 아무리 큰일을 한다 해도 그 일은 작은 일만도 못하다. 예수께서는 믿는 우리를 향해 “너희 착한 생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5:16)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물론 믿음으로 구원을 받은 것이지 행위로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약2:17)이다.

믿음의 인격은 하나님의 일을 하는 저력이요, 하나님의 일이라는 집의 주춧돌이다. 인격의 변화가 따르지 않은 하나님의 일은 울리는 꽹과리요 사상누각이다.

인격이 행실을 좌우하듯이 믿음의 인격은 믿음의 언행을 낳는다. 열매로 나무를 알 수 있듯이 언행으로 그 사람의 믿음을 알 수 있다. 감이 열리면 감나무이고, 밤이 열리면 밤나무이다. 감나무에 밤이 열리고, 밤나무에 감이 열리는 일은 없다.

사과나무를 심는 이유는 사과를 얻기 위함이요, 배나무도 배를 따기 위해 심는다. 하나님께서는 구원을 위해 우리를 부르셨다. 그런 하나님께서 우리의 착한 행실을 보고 기뻐하시며 영광을 받으신다. 착한 행실과 무관한 일을 보시면 그게 아무리 큰 하나님의 일이라 할지라도 마음이 상하신다. 착한 행실과 무관한 일은 그게 아무리 크다 해도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남을 배려하는 운전과 주차와 보행,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의 이웃에 대한 배려, 직장에서의 업무태도 같은 것들이 모두 믿음이라는 나무에 열린 열매이다. 그리고 그 같은 열매를 맺는 것이 가장 큰 하나님의 일이다.

필자의 교회 목사님께서 교인의 식당개업예배를 부탁 받고 가서 같이 간 집사님 한 분께 기도를 부탁드렸다. ‘식당이 잘되어 돈을 많이 벌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래서 하나님의 일도 많이 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게 기도의 주된 내용인데, 이에 대해 목사님께서는 설교를 통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식당을 하는 일이 하나님의 일이라 말씀하셨다.

한국교회의 쇠퇴 이유가 목사들에게 있다고들 하는데, 아니다. 천만에 콩떡이요 만만에 콩떡이다. 그 책임은 목사인 나에게 있고, 장로와 집사인 나에게 있다. 직분이 있건 없건 믿는 나에게 있다. 너무 많이 듣고 너무 옳아서 이제 구태의연하게 들리는 표현이 됐지만 한국교회의 쇠퇴는 내 탓이다. 목사도 장로도 집사도 무직분자도 모두가 내 탓이라고 해 봐라. 한국교회에는 다시 부흥의 바람이 불어 올 것이다.

기독교는 하늘을 자유롭게 날게 하는 날개옷

기독교라고 하는 옷은 온 지구촌의 누구에게나 다 잘 맞는다. 겨울에는 포근하게 감싸 주는 따스한 옷이요, 여름에는 강렬하게 내려 쬐는 태양 볕을 가려 시원하게 해 주는 옷이다. 우리의 신앙은 입어 거추장스러운 옷이 아니다.

예수께서는 당신을 믿는 사람들에게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8:32)라고 말씀하신다. 기독교 신앙이 자기 몸에 맞지 않은 것처럼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입으로는 믿는다 하면서도 실은 믿지 못한 탓이다. 하나님께 맡긴다 하면서도 맡기지 못한 탓이다. 믿고 맡겨 봐라. 무한한 자유를 느끼며 누리게 될 것이다.

50년이나 오래된 일이지만, 필자가 군대생활을 할 때는 발에 맞는 군화를 신는 게 아니라 군화에 발을 맞춰 신으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지급된 군화나 통일화가 크거나 작을 때 흔히 들었던 말이다. 그런데 신앙이라는 신발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신앙생활을 잘하기 위해 올인해 보라. 목숨을 걸어 보라. 그렇다고 교회에 가서 살다시피 하거나 전도라든가 사회봉사 같은 일에 매진하라는 말이 아니다.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일을 하나님의 방법에 따라 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것처럼 하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은 새벽기도에 빠지지 않고, 방언이나 예언을 하고, 투시의 은사를 받고, 헌금을 많이 하고, 교회봉사에 열심을 내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잘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데에 올인하여 목숨을 거는 것, 그것이 신앙생활을 가장 잘하는 것이다.

우리는 가끔 ‘예수는 잘 믿는데 사람이 글렀다’거나 ‘신앙생활은 잘하는데 인격이 별로다’라는 의미의 말을 듣기도 하는데, 이는 사람은 착한데 나쁜 일만 골라한다는 것처럼 말이 되지 않는 말이다. 예수를 잘 믿어 신앙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은 그 분의 인격을 닮아 가며 일상을 통해 착한 행실이 드러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신앙생활에 올인하고 목숨을 거는 것이다. 신앙이라는 신발에 발을 맞추는 것이다. 신앙이라는 옷에 몸을 맞추는 것이 된다.

그 같은 신발, 그 같은 옷은 누구의 발이나 몸에도 잘 맞게 되어 있다. 그래서 그것을 신고 입으면 발걸음과 몸이 가벼워져 무한한 자유를 누리게 된다.

거듭 말하거니와 한국교회의 쇠퇴 원인을 목사들에게 돌릴 일이 아니다. 필자는 자신도 목사이면서 목사들을 향해 비난을 많이 해 왔다. 한국교회가 이토록 쇠퇴한 것도 목사들 탓이라고 말해 왔다. 그리고 지금도 그 같은 생각에 변함은 없다. 목사들이 변하지 않는 한 필자의 생각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자신을 돌아보고 고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필자 또한 교회쇠퇴의 주범일 수밖에 없다. 필자만이 아니라 너도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한국교회의 쇠퇴와 무관하다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신앙상의 어떠한 잘못도 없다고 한다면 그는 바른 믿음의 소유자가 아니다. 누구도 의인일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을 말하면 내가 저지른 사소한 잘못 하나라 할지라도 우리 교회의 쇠퇴에 어떻게 든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설혹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할지라도 그것을 고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가장 큰 하나님의 일이 된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런다면 기독교라는 옷은 나의 몸을 깃털처럼 가볍게 하여 자유롭게 하늘을 날게 하는 날개옷이 될 것이다. 우리 한국교회를 부흥의 길로 이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