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잔치에서 한번 만납시다

중학교때인가? “양주동의 ‘독서의 즐거움’에 나오는 인생삼락을 논하라”는 시험문제가 났습니다. 일필휘지로 써내려갔지요.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벗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니 즐겁지 아니한가?'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는다면 군자가 아니겠 는가?"

워낙 국어를 좋아했기에 달달외우고 다녔지만 속뜻은 알지 못했습니다. 인생 75세가 되고 은퇴하여 돌섬에서 외롭게 살다보니 이제사 공자의 깊은 뜻을 헤아립니다.

인생삼락(人生三樂)의 중심에 친구가 있구나! 돌섬통신을 써서 자꾸만 보냈습니다. 답장이 왔습니다. 찾아왔습니다. 모르는 독자들도 찾아왔습니다. 캐나다에서 멀리 한국에서도 말입니다. 5년이 되니 돌섬통신이 모아져 한권의 책이 됐습니다. 그게 “예수쟁이 김삿갓”입니다.

오는 10월 31일 금강산식당에서 출판잔치를 합니다. 독자와 저자의 만남이 아닙니다. 글을 통하여 친구가 된 우정의 만남입니다. 이런 만남이 되지 않을까요?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이 자원방래 하니 불혁락호아!”

내가 짐짓 공자를 흉내내어 붕우가(朋友歌)를 읊으면 방문객들은 멋진 절구(節句)로 답인사(答人事)를 하는겁니다.

“每月如是好時節 携酒相逢興又加(매월여시 호시절 휴주상봉 흥우가-매월 이처럼 호시절을 맞아 술통 들고 만나니 흥 더욱 높아지리!)

유유상종(類類相從)입니다. 뉴욕일원에 살면서 나처럼 소설을 쓰는 이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동우회원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70넘은 치매노인이 얼른 기억해내는 소설가 이름들. 임혜기 윤혜영 이숙종 한영국 김상수 이재현 황진규 정규택 강갑중 변수섭... 시와 수필을 쓰는 문인작가들 예술가들도 같은 동업종입니다.

친척 친지들도 와줬으면 합니다. 나이가 들고나니 고향과 친척이 그립습니다.

만나면 친구요 모이면 고향처럼 즐겁겠지요. 그날 금강산에서 만납시다.

*금강산 다음날 돌섬 가을축제로 다시 만납니다. 행사중에 다같이 달려들어 “고구매캐기”가 있어요. 처음 심어본 고구마라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어제 예비연습삼아 아내가 몰래 캐봤습니다. 이게 웬일입니까? 스왈즈네거의 알통만한 놈이 매달려나왔지 뭡니까? 아무래도 출판회에 대박이 날것같습니다.

일시 10월 31(토) 오후 1시 (회비없음)

장소 후러싱금강산식당 138-28 Northern bld Flush 11354 (718)461-0909

등촌 이계선 6285959@hanmail.net (646)549-3939

*한국에 계신 분들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두달전에 배송을 부탁했는데 집안사정이 생겨 늦었습니다.

주소를 알려주신분들에게는 모두보내드립니다.